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
이기행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책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부제가 붙어있지만,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다.

제목의 당신이란 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신을 찾아가는 구도자의 발길이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 여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는 이기행,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소개글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글을 정리하는 동안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저 자신과 마주 대했습니다. 신을 찾겠다고 길을 헤맸던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다가도 문득 호기심에 주저 없던 시절이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재미있다.

기발한 책이다. 언뜻 보면, 전문적인 구도자가 여러 종교의 신들을 찾아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라는 점, 먼저 짚고 넘어가자.

 

04. 신이라 해도 잊으면 사라지는 것 : 북유럽 신화 오딘

06. 짐승도 지켜야 하는 안식일 : 유대교 안식일

08. 카미사마, 호토케사마 : 일본 신교

 

목차 중 일부인데, 타이틀만 보면 그런 글이 현지에서 보고 듣고 한 것을 토대로 현지 - 북유럽, 이스라엘 그리고 일본 -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 같이 생각된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저자는 전문적인 종교인이 아니다.

그리고 여러 종교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것도 아니다. 그게 이 책의 장점이 된다.

 

저자는 군대에서 군종병으로 복무했다. 불교 군종병.

그런데 그런 군대 시절 군종병 고참이었던 율과 함께 제대후 여행을 한다.

목적지는 인도.

 

그러니, 인도 여행을 하면서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과정애서, 유대교에 관한 글도, 북유럽의 신화에 관한 글도, 일본의 신사에 관한 글도 쓸 수 있었다. 그게 신기할 정도로 연결이 된다.

 

먼저 이 책, 여행기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은 먼저 여행기라 불러도 된다.  

그가 지나간 곳, 여정을 기록해 본다. 혹시 관심있는 지역이 있을지? 독자들은 참고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여정에서 저자는 많은 사람을 만난다. 신 대신 사람을 만난 것이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신을 만나는 것이다.

신은 그래서 저 먼 산 정상에 있는 게 아니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중에, 사람안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티베트 인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

 

나마스테!’

(내 안에 깃든 성스러운 성신이 당신안에 깃든 성스러운 성신께 경배를 표합니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 (17)

인도 뭄바이 사하르 국제 공항 (20)

엘레판타 아일랜드 (30)

엘로라 행

아우랑가바드 (41, 51)

아잔타 석굴 (61)

바쿠스 다가마 (78)

고아 (95)

뭄바이 (113)

아마다바드 (125)

우다이푸르 (125,

조드푸르 (135)

자이엘메르 (153)

타르 사막(177)

자이푸르 (195)

델리 (198)

아그라 역(217)

타지마할 (218)

바라나시 (242)

사르나트 (261) -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

  - 바라나시 북쪽 약 8킬로미터에 있는 작은 마을 (263)

보드가야 (269)

가야 (272)

파트나 (275)

실리구리 (278)

다르질링 (278)

네팔 국경 (287)

커트만두 (289)

포카라 (290)

룸비니 (304) - 싯다르타가 태어난 곳

태국 (323)

방콕  

 

그 다음 저자가 만난 여러 종교의 모습들이다.

 

세상을 이해하는데. 이정도 종교의 얼굴 익혀두면 좋을 것이다.

저자의 육성을 옮겨본다.

 

힌두교는 세상을 창조한 브라흐마, 세상을 보존해주는 비슈누, 세상을 파괴하는 시바를 모신다.

이 중 시바가 인도인에게 인기가 많다.

파괴를 관장하는 신으로 사람들이 무서워할 것도 같지만, 파괴는 곧 새로운 창조를 가져오는 양면성이 있기에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이에게 시바는 구원을 상징한다. (32)

 

창조와 보존과 파괴에 대한 역할에서 창조를 담당한 브라흐마는 세상이 이미 창조되었기 때문에 이제 더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세상을 지켜달라고 비슈누에게 빌고, 세상이 파괴되지 않도록 시바를 숭배한다. (36)

 

힌두교에서 상위 계급인 브라만은 신의 입에서 나오고,

크샤트리아는 팔,

바이샤는 허벅지에서 태어났다고 믿고 있지.

노예 계급인 수드라는 발바닥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비천한 신분인 것이 당연하고, 직업도 그런 일을 해야 한다. (89)

 

[그런데 싯타르타는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데, 그럼 그는? 두말 할 것 없이 왕족이니, 당연히 신의 입 정도에서 태어나야 하는데, 왜 하필 옆구리일까?]

 

부처는 마야부인의 오른 쪽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309)

 

[그리스 신화에서 디오니소스는 어머니인 세멜레가 죽게 되자, 아버지인 제우스가 급히 허벅지에 태아를 집어 넣고 산달을 채운 다음, 태어났으니, 허벅지에서 태어난 것이다.

그러니 그가 인도에서 태어났으면 바이샤 계급일텐데, 그리스에서 태어나서 신이 된 것이다. 그러니 태어나는 곳이 중요하다는 것!]

 

부처님이 강가에서 몸을 씻는 힌두교 바라문에게 강물이 죄를 씻어준다면 강에 사는 물고기들이 가장 먼저 해탈할 것이다.”(247)    

 

진정한 공양이 무엇이냐 묻는 제자들의 질문에 석가는 이렇게 답했다.

나라는 것이 실체가 없음을 깨닫는 것이 최상의 공양이다.”(312)

 

저자의 통찰, 새겨볼만 하다.

 

가만 생각해 보면이란 말로 미루어 보아 저자의 생각이 담긴 부분이다.

저자가 가진 통찰력이 유난히 돋보이는 글들 여기 옮겨 본다.

 

안식일에 대하여

 

가만 생각해보면, 고대 노예 사회에서 일주일에 하루, 자신들은 물론 노예나 여자, 그리고 소, 나귀 등 모든 짐승도 일을 멈추고 하루를 쉬게 하는 율법은 대단히 진보적이었다.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것이 가혹하지만, 고대국가에서 그 정도 강제성이 있어야 일주일에 하루쯤 노예나 짐승들도 주인 눈치 볼 것 없이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83)

 

종교가 억압적인 이유

 

그러니까 지옥에 대한 두려움, 다음 생에 가축으로 태어날까 하는 두려움, 그런 두려움을 마음에 심는 것도 억압이다. (115)

 

다시, 이 책은?

 

저자가 싯다르타가 태어난 곳, 룸비니에 도착한 후에 일어난 어떤 변화 주목해 보고 싶다. (304)

저자는 룸비니에 이어서 그 다음 행선지로 당연히 부처가 열반한 곳, 쿠시나가르, 거기에 가기로 계획했었다. 그런데, 과연 저자는 그곳으로 갔을까?

 

그곳에 이르는 과정, 거기에 가느냐 마느먀, 하는 생각의 여정이 바로 저자가 신을 찾아 가는 여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깊었다. 그런 고뇌, 그 과정이 어떠했을지, 독자들이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