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김호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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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이 책은?

 

이 책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부제와 같이 합해보면,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지난 100년간 지성으로 간주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인물을 엄선하여 그들의 저서를 통해, ‘현대지성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우리 현대 지성의 역사를 인물과 그의 대표 저작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우리 현대사를 움직여온 사유와 담론, 이를 포괄하는 지성을 미래지향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선 자리와 갈 길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5)

 

저자는 김호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UCLA 사회학과 및 Center for Korean Studies 방문학자를 지냈으며,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역사, 과학을 정리해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것도 100년 전부터 현재까지 말이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 김호기 교수에게 의지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이 책의 목차를 훑어보면, 우리나라 지난 100년간의 모든 것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예를 들어, <VI. 정치가와 나라 만들기>를 살펴보자.

 

. 정치가와 나라 만들기

31. 이승만: 독립정신과 민주공화국의 미래

32. 박정희: 국가와 혁명과 나와 보수의 미래

33. 김영삼: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과 정치가의 미래

34. 김대중: 김대중 자서전과 정치가의 미래

35. 노무현: 진보의 미래와 진보의 미래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정치 모습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문학은 어떨까?

저자가 추려낸 인물들을 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 분야는, 한용운, 이육사, 윤동주, 김수영, 박노해.

소설과 평론 부문은, 이광수, 황순원, 박경리, 최인훈, 김윤식, 김우창, 조세희, 박완서, 한강.

 

그렇게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차분하게 살펴보고, 알아볼 수 있다.

 

문제적 인물, 여운형

 

일단 한 인물을 택해, 저자가 그 인물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여운형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평전이 가장 많이 쓰여진 인물이다.

1947년 암살당한 후 수많은 평전의 대상이 됐다는 것은 여운형이 대단히 문제적 인물이라는 사실을 증거한다.

 

여운형을 알아보는 저작물로 저자는 몽양 여운형 전집(세권), 조선 독립의 당위성()를 대상으로 그의 사상을 살펴본다.

 

여운형은 1886년 양평에서 태어나, 배재학당, 흥화학교, 우무학당을 다녔고, 그후에도 평양의 장로회 신학교와 중국 난징 진링대학에서도 공부했다.

 

1919년에는 신한청년당을 조직했고, 김규식을 파리 강화회의에 조선 대표로 파견했다.

이런 그의 활동은 2 8 운동과 3 1 운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일제 강점기 동안 그는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쳤고, 해방후에는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하여 건국준비를 시작했다.

 

여운형이 도달한 결론은 좌우합작이었다. 그의 파트너는 김규식이었다. () 임시정부를 수립한 후 신탁통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두 사람은 합의함으로써 우파 민족주의, 좌파 사회주의와 다른 제3의 길을 모색했다. (47)

 

그의 활동에 대해 정병준은 다음과 같이 평한다. 다소 길지만, 그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글이라, 인용해본다.

 

여운형은 해방 후 한반도의 현실이 미·소 진영의 대립, 남북의 지역대립, 좌우의 이념 갈등이라는 세 층위의 갈등구조에 위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 한반도 운명의 주인공인 한국인이 미·소를 손님으로 대접한 후 내보내야 하며, 좌우가 합작하고 남북이 연합해야 통일·독립국가를 수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노선은 당시 상황에 비추어 가장 현실적이며 민족적인 노선이었다. (47)

 

이런 평가를 소개한 후에, 저자는 '중도의 미래'라는 항목으로 그의 사상을 21세기 현재의 시점애서 조명하고 있다.

이렇게 여운형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떤 활동을 했으며, 그의 생각과 활동이 우리나라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 시점으로 다시 조명해보기까지, 살펴보고 있으니, 한 인물과 우리 역사를  동시대에 조감해볼 수 있는 것이다.

 

문제적 인물 몇 명 살펴보자.

 

우리 역사에서 18년 동안 장기 집권한 박정희, 그는 어떤가, 저자의 평을 들어보자.

 

박정희 :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광복 이후 우리 현대사를 다루는 인문·사회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다. 그동안 학술 토론을 비롯해 개인 회고, 정치 비사, 소설화 또는 영화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조명돼왔다. 박정희 개인에 대한 평가 역시 민족의 영웅에서 독재의 원조에 이르기까지 다각도로 이뤄져 왔다. 이러한 풍경은 개인적 존재로서의 박정희는 1979년에 사망했으나 역사적 존재로서의 박정희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277)

 

노무현의 시대정신 :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게 있는데, ‘시대정신이다.

지난 100년간 우리 현대사를 이끌어온 시대정신은 세 가지였다

민족해방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 (7)

 

그런 시대정신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을 통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데, 노무현의 경우는 어떤가? 여기 저자의 견해를 소개한다.

 

시대정신이 한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의 집약이라면, 노무현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 사는 세상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나라가 아닌 함께 사는 사회더불어 사는 국가를 추구한다. 함께, 그리고 더불어 사는 국가와 시민사회가 산업화와 민주화의 바탕 위에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라는 점을 노무현은 강조한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20095월 그는 돌연 우리 곁을 떠났다. (305)

 

주경철 :

우리 사회에 서양의 역사를 제대로 알려주는, 전문적 독자와 대중적 독자를 모두 아우르는 역사가다. (260)

주경철이 겨냥한 목표중 하나는, 유럽중심주의의 극복이다.

유럽중심주의는 유럽을 절대적 보편성을 가진 기준으로 삼아 다른 지역 역사를 그 기준에 따라 해석하는 것을 뜻한다. (262)

 

리영희 :

어느 시대나 지식인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의 하나는 시대의 미래를 선구적으로 읽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리영희 사상의 현대적 의미가 크다. 특히 그는 1970년대에 민주화 시대와 탈냉전 시대를 소망하고 또 예견했다.

 

21세기가 열린 이후 가장 주목할 세계사적 흐름은 중국의 도전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 …)

이러한 세계사적 전환에서 우리가 어떤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인지는 매우 중대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한미관계 및 한중 관계는 남북관계와 더불어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한 정치경제적 대외관계다. (332)

 

다시, 이 책은?

 

이 책에 소개된 인물은 무려 60명에 달한다.

60명 모두가 우리 역사의 흐름에 각각의 역할을 했던 인물들인지라, 60명을 한꺼번에 모아 살펴보는 것 자체가 큰 공부가 된다. 우리역사를 사건별로 읽어보는 것, 또는 인물별로 읽어보는 것도 의의가 있지만, 이렇게 분야별로 인물들을 연결시켜 가면서, 그 흐름을 살펴보는 것도,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여기 소개되고 있는 인물들 60명을 한 명씩 한 명씩 읽어가면서, 그들의 삶과 사상을 알아보는 것, 꼭 필요하다. 글자 하나, 문장 하나를 꼭꼭 씹어 먹는다는 마음으로 읽어볼 일이다. 이 책, 그런 수고를 감당해야 할 필요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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