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과학이야기』
하나라도
알면,
이제 더 보이나니
책을 읽으면서,
한 걸음 더 깊숙한 이야기를
만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바로 며칠 전,
『생각을 빼앗긴 세계』(프랭클린 포어)라는 책을 읽다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구글의 회사명은 0이 100개나 붙는 숫자 구골(googol)에서 따왔다.
구골은 수학자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큰 숫자를 간략히 줄여 말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11쪽)
구글이라는 회사 이름이 구골에서 왔다는 것,
그것도 나에게는 새로운
사실이었는데, 이 책 『세상을 바꾼 과학이야기』에서 더 깊숙한 글을 만난다.
<어린이들은 느낌을 그대로 표현한다.
10의 100제곱을 이르는 ‘구골’은 어린이가 만든 단어다.
1938년 미국의 수학자 에드워드
캐스너가 10의 100제곱을 뭐라고 부를까 생각하다 9살 난 조카딸 밀턴 시로타에게 묻자 밀턴은
‘구골’이라고 했다.
1940년 캐스너는 제임스 뉴먼과
함께 쓴 『수학과 상상』이라는 책에서 ‘구골’을 소개했다.>
(213쪽)
그러니 구글에서 구골을 알게 되고,
이제 구골의 연원을 알게 된
것이니, 한 걸음 더 깊게 알게
된 것이다.
아마 그 책에서 구글의 회사
이름이 구골에서 온 것을 읽어 알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 책에서 구골의 유래도 그냥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별 관심
없이.
그러니,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실학자 유한쥰 선생의 말이 그대로 맞다는
것,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정도도 모르고
있었다.
이 책에 유머 하나가 소개되고 있다.
(213쪽)
어린아이가 TV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프로그램을
보더니,
이렇게
물었단다.
“미스 코리아 있잖아요.
‘미’가 아름다울 미인 건 알겠는데,
‘스 코리아’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우스개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가진 과학관련 지식이
그렇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내가 가진 과학 지식이,
그렇다는
것이다.
과학으로
‘과’도 그렇고 ‘학’도 모른다는 말.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온통 새로운 배움으로 가득하다.
민물고기과 바닷물고기의 차이는?
그런 차이점 생각해 볼 생각,
해본 적이
없다.
이 책에서 둘 사이의 차이점을 알고,
비로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민물고기과 바닷물고기는 몸의 기능이 다르다.
민물고기는 몸 속 소금 농도가 민물보다 높아 삼투압 현상 때문에
물이 고기의 몸속으로 들어온다.
수분이 많아지면 콩팥이 흡수해
오줌으로 배설한다.
그러다 정 목이 마르면 아가미를
통해 외부의 수분을 흡수한다.
그렇다면 바닷물고기는 어떨까?
바닷물고기는 물고기 몸속보다 바닷물의 소금 농도가 높아서 배추가 소금에 절 듯이 몸에 있는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것을 조절하려고 바닷물을 입으로
마신 뒤 아마미가 물은 흡수하고 염분은 걸러낸다.
(140쪽)
신기하지 않은가?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의 몸이 서로
다르다니!
이런 내용,
다른데서 듣지
못했다.
물론 관심이 없었으니 들어도 그냥
지나쳤을 게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바다엔 그렇게 신기한 ‘기능들’이 그득하다>고 말하는 저자 말처럼 이 책엔 신기한 내용들이
그득하다.
또 하나 특징은 저자가 과학을 인문학적 차원에서 접근,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소개된 책들,
몇 권만
인용한다.
쥘 베른,
『20세기 파리』
(21쪽)
레이 브레드버리 『화씨 451』
(41)
허버트 조지 웰스 『타임 머신』
(104)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121)
시오노 나나미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143)
토마스 쿤 『과학 혁명의 구조』
(155)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191)
『추구집(推句集)』
(201)
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이 온다』(207쪽)
조지 오웰 『1984』
(209)
등등 .
이런 이야기
들어봤는지?
노벨상 시상식장에서 스웨덴 국왕이 수상자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왜 가족들을 다 데리고 오지
않았느냐”
그 질문에 수상자,
얼떨결에
대답한다.
“다음 번 시상식엔 꼭 같이 오겠다.”
그런데 얼떨결에 한 그 대답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195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존 바딘의
이야기다.
그는 1972년에 다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5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참으로 다양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해서 저자가 다루고 있는 분야가 얼마나 넓고 넓은지,
독자들의 시야를 넓게 해줄
것이다.
생물,
미생물,
식물,
동물,
곤충,
우주,
하늘,
땅,
바다.
우주선,
자동차,
현미경,
망원경,
온도계,
지퍼,
나일론, 등등
하여간,
이곳저곳으로 독자들을 마치
신대륙을 보여주는 것처럼 안내해 주고 있다.
아 참,
구글 이야기 미처 다 하지
못했다.
구글,
회사 이름을 등록하려고 할
때,
처음에는 회사 이름을
‘구골’로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인터넷 도메인을
등록하려다가 입력하는 친구가 구골을 구글로 잘 못 입력했다.
그런데 그게 더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google.com
이 되었다.(214쪽)
저자는 그렇게 뭐 하나를 거론하면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끝까지 추적하여 독자에게
제시한다.
그런 저자의 과학자 습성과 태도가
독자들에게는 복이다.
이야기 거리가 더욱 풍성하게
되니까.
변하고 있는 세상 물정을 과학도 알아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우물안 개구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과학도 알아야 세상을 바로 읽을
수 있다.
이 책,
그렇게 세상을 조금더 넓고 깊게
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