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한모금에 하늘이 돌고돌고돌고] 젊은이들에게 와인 열풍이 불던 때 은근히 우리 술이 사라져가는 느낌때문에 서운했었는데 이제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와인보다 막걸리가 더 인기란다. 전통주이기 때문에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막걸리가 더 이상 시골 할아버지들의 새참이 아니라 도시 젊은이들에게도 친숙해지는 세련된 전통주가 되어가는 듯해서 반갑다. 우리의 전통문화 자투리를 찾아가는 국시꼬랭이가 이번에는 막걸리에 대한 책을 내놓았다. 어른들을 위한 막걸리 책은 심심잖게 나오는데 막상 어린이들에게 우리 술 막걸리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어도 마땅한 책이 없었다. 누룩을 이용해서 발효시킨 술이라는 점에서 발효에 대한 과학 책에서 조금 엿보는 정도였다고 할까? 그러나 이런 과학적인 상식보다는 우리 정서를 담아낸 막걸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기에 국시꼬랭이의 이번 [막걸리 심부름]은 더 없이 반갑고 정겨운 책이다. 보리타작을 하시던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술도가에서 막걸리를 사오게 된 창근이와 문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아버지 심부름으로 막걸리를 사오던 중에 단지 너무 더워서 조그만 마셔보고 싶었던 아이들^^ 창근이 혼자 몰래 먹으려던 걸 들키는 바람에 동생 문희까지 막걸리 맛을 보는데 그 맛이 달달한게 은근 맛있었던게 화근이다. 꼴깍꼴깍 막걸리를 마셔대던 문희는 눈이 뱅글뱅글 돌고 다리가 풀려 걷지도 못하고 창근이는 이런 문희를 업고 한손은 막걸리주전자를 받치고 낑낑대면서 집으로 향한다. 결국 데구르르 구르는 바람에 쏟아진 막걸리를 두고 남매가 엉엉 울어대지만 여간 정겹고 귀엽지 않은가?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농촌 아이들이 막걸리 심부름을 다닌 이야기가 영 어색하겠지만 이 둘의 심부름 하는 모양새와 막걸리를 홀짝 거리는 모습을 보면 이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 것이다. 술동이에 둥둥 떠있는 창근이의 모습이나 막걸리 맛을 본 문희의 눈이 반짝 뜨이는 장면은 정말 웃음이 절로 난다. 게다가 막걸리를 마시고 뱅뱅 하늘이 뱅뱅 도는 장면의 그림은 또 어떻고~~ 읽는 내내 웃음이 가시지 않을면서 시골의 한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여간 정겹지가 않다. 술이라기보다는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던 서민적인 정취가 묻어난 우리 전통주이기에 그 이야기가 더 다가오는 듯도 하다. 국시꼬랭이의 대표작가인 이춘희 작가가 선보이는 자투리 전통문화에는 늘 끄덕이게 되고 이번 책에서는 특히나 그림 작가의 재미난 상상력이 돋보여서 미소지으면서 읽었던 것 같다.
[식탁앞에 놓인 음식에 대한 새로운 배움] 초등저학년이나 유아들에게 올바른 먹거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준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솔직히 이 책을 읽고서 그동안 아이들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무척 주관적이고 편협했다는 사실에 반성을 했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주로 인스턴트 식품을 줄이고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정도만 강조하면서 아이들의 건강만 생각했다. 간혹 아이들이 먹는 인스턴트 식품이 우리 아이의 건강을 헤친다는 것만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식습관 대신 남들을 생각하고 지구를 생각하는 가르침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차별화 되는 것 같다. 단순히 먹는다는 것에서 벗어나 올바른 먹거리 문화가 지그를 살리고 우리 가족을 살리고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음식의 과학과 역사와 문화가 함께 실려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음식을 섭취하는 것과 비교해서 동물과 식물을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인간이 먹는 음식의 변천사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인류가 발달하면서 늘게 되는 육류의 섭취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과 다른 빈곤국가에 끼치는 영향까지 생각하게 된다. 제목에서 주어지는 [피자가 좋아요] 처럼 요즘 아이들은 피자를 무척 좋아한다. 피자를 먹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면서 먹는 정도였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피자에 담겨있는 식재료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살피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 도시에서 살기 때문에 우리 눈앞에 놓여있는 음식물만 보고 먹기 쉽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생각하면 재료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채소를 너무 싫어하고 고기만 먹으려고 했던 아들이 조금은 뉘우치는 점이 있는지 책을 읽고 느낀점을 써보기로 했다. 고기를 너무 좋아하던 아이가 하루 아침에 채소로 돌아선다는 다짐은 말도 안되지만 앞으로는 채소를 더 챙겨먹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으로써도 새롭게 느낀 점이 많아서 음식 문화에 대해서 아이들과 똑같이 반성하고 음식이 식탁앞에 놓여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같다.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할 숨은 그림들] 어렸을 때는 이런 놀이를 무척 좋아했는데 어른이 된 다음에 깨알같이 그려진 비슷한 그림에서 숨은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어렸을 때 했던 윌리를 찾아라 라는 책이 단번에 떠올랐다. 지금 아이들은 윌리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대신 이런 놀이책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정말 인기있는 것 같다. 책을 휘리릭 읽어서 늘 엄마의 잔소리를 듣곤 하던 둘째는 이 책 앞에서는 정말 정신 집중 그 자체다.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두 눈을 모아서 비슷한 인물 속에서 숨어 있는 주인공들을 찾아내니 말이다. 전체 그림이 제시되기 전에 미리 그 그림에 대한 설명글이 실린다. 로빈후드, 쾌걸 조로, 마법 학교, 킹콩 등..그림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조금이나마 되어 있어서 무작정 그림찾기를 하기 전에 어떤 그림인지 생각해 볼 시간은 주어지는 것 같다. 찾아야 할 캐릭터나 동물은 하단에 나와있는데 이 인물들이 그림 속에 온전하게 나온 게 아니라 약간씩 가려지기도 해서 찾는 재미가 있다. 금방 찾는 그림도 있지만 적잖이 시간이 걸리는 그림도 있다. 이렇게 뚫어지게 찾다 보면 이 책의 의도대로 집중력이 길러지는 것 같기는 하다. 난이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서 초저와 유아 정도면 적합하지만 초등중학년 정도 되면 약간 시시하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 같은 경우는 그림을 한참 보다가 따라 그리고 싶은 마음에 아랫쪽에 주어진 캐릭터를 공책에 그려보기도 했다. 그렇잖아도 요즘 학습만화를 보면서 캐릭터 따라그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 그림도 그냥 지나치지를 않는다. 그림 솜씨는 없지만 캐릭터를 하나씩 따라 그리면서 그림을 좀더 집중해서 보고 그림 솜씨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자신이 찾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책에 표시를 하고 싶어하더니 나중에 잊을만하면 다시 찾아야 되니 표시는 안하겠다고 한다. 친구들이 오면 누가 빨리 찾나 내기게임을 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 아이가 한동안 캐릭터를 찾고 그림을 따라 그리느라 이 책에 빠져있을 것 같다.
[관대한 용서보다 강한 책임감을 일깨워 주는 동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느끼게 되는 가장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이라는 부분이다. 성인이 되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면 '됐다'고 말하는 대신 '책임져'라는 말이 되돌아 온다. 성장하면서- 우린 대부분의 성장기를 학교와 연관짓는다-학생이기 때문에 많은 실수를 용서 받는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거나 혹은 좀더 주의하겠다는 다짐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말로만 하는 다짐 대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 책임질 줄 아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반장이라고 늘 잔난체 하고 아이들을 무시하는 영일이를 대성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영일이 엄마는 반장 된 기념으로 반에 수족관을 기증했는데 영일이는 물고기 밥을 주는 순번도 제맘대로 정하고 대성이에게는 한번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속이 상했던 대성이는 우연히 생긴 기회에 영일이를 골탕먹일 생각에 먹이통에 세제를 살짝 섞는데 그 바람에 수족관의 물고기가 모두 죽게 되었다. 그냥 한번 장난을 친 건데~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그렇게 되뇌이던 영일이는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진실을 말하지만 아이들에게 쉽게 용서를 받지 못한다. 말로는 용서한다고 해도 대성이에 대한 미움을 아이들은 표현하고, 물고기가 죽자 늘 말없던 보미는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도 못한단다. 드디어~ 대성이는 중대한 결정을 하는데 그것은 바로 용서를 비는 대신 스스로 물고기를 수족관에 사다 넣겠다는 것이다. 빈병을 모으고 재활용품을 수집해서 한푼 두푼 모으고 이 소식을 접한 아이들도 대성이를 돕기 시작한다. 정작 물고기를 사야하는 때에 반장인 영일이도 영일이의 엄마도, 반친구들도 모두 물고기 이름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그러다 보미로부터 물고기 이름을 알게 되고 물고기를 정말 사랑했던 보미의 마음도 알게 된다. 잘못에 대한 용서와 뉘우침까지는 흔히 접하는 내용이지만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책임지기 위한 행동까지 다룬 책은 흔치 않았던 것 같다. 어린시절 잘못을 빌면 다 용서되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문턱에 들어서면 용서대신 책임이 따라야 함을 알고 당황하게 된다. 늘 용서로만 일관된 가르침이 그리 바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을 콕 집어준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행동에 신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의 실수에 대한 무조건적인 용서가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인 듯하다. 아쉬움이 있다면 권장연령이 1~3학년이라는 점에서 주인공인 대성이가 재활용품을 모으는 과정에 사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차라리 고학년 대상으로 해서 좀더 사실적으로 책임감에 대한 문제를 다루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살아있는 캐릭터가 들려주는 돈의 가치이야기] 창비에서 호기심 그림책 시리즈가 새로 나왔다. 7세부터 초등저학년을 대상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마련된 책이라고 한다. 간혹 초등저학년을 대상으로 나온 책 가운데 지식정보에 대한 욕심으로 대상연령층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싶은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은 편집자의 욕심에서 벗어나 책을 대하는 연령층의 입장에서 지적 탐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듯하다. 그 첫번째 주제는 바로 돈의 가치에 대해서 알려주는 이야기. 어린 아이들에게 돈의 가치에 대해 알려주기는 쉽지 않다. 돈의 쓰임새나 가치에 대해서 나온 책들은 대개 초등중고학년을 겨냥해서 나오기에 저학년의 경우는 돈의 크기 정도나 저축에 대한 언급만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엄마의 설명이 주가되는 책읽기가 아니라 아이가 책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스스로 돈의 가치를 알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가 잠든 방에서 10원, 100원, 1000원 ...저마다 돈들이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100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삐뚤빼뚤한 글씨로 누나에게 사과편지를 쓰고 100원으로 산 사탕을 넣어서 누나와 화해를 할 수도 있고 자판기 커피를 뽑거나 연필을 살 때 ,버스를 탈 때도 필요하다. 100원은 동전이 사용되는 곳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면 500원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또 다른다.돼지 저금통 안에서 몇달째 자고 있는 500원은 물건을 사기 위한 쓰임 대신 더 큰 일을 위해 '저축'이 되었다고 한다. 그에 비해 1000원은 6000원이 된 특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000원이 들려준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마법과도 같은 '투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린이 책 가운데 투자에 대해서 단순히 용돈 벌이의 예를 든 것이 많다면 이 책에서는 학교 바자회를 위해 1000원을 투자해 물건을 만들어 팔아 6000원을 번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 돈을 불리기 위한 예가 아니라 바자회를 예로 들었기에 나눔의 의미도 살짝 느껴지는 듯하다. 10000원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이들이 가장 관심이 큰 용돈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달 동안 집안일을 열심히 도와주고 부모님에게 받은 용돈 10000원은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그냥 돈을 타쓰는 것보다 집안일을 돕고나서고 용돈을 받아쓰는 것이 훨씬 보람있다는 노동의 가치도 살짝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저마다의 돈이 한가지씩 알려주는 돈의 가치는 물건과의 교환 의미도 있고 투자나 저축, 용돈의 의미도 있다. 이럴 때 용어나 개념에 대해서 딱딱하게 설명하기 보다 의인법을 통해 동전이 저마다 한 일을 들려주니 아이들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또한 책 뒤의 정보페이지에는 본문에서 미처 알려주지 못한 좀더 심도있는 정보가 담겨있다. 돈의 가치, 우리나라 동전과 지폐에 그려진 그림, 통장을 만드는 방법, 1000원이 들려준 약간은 어려운 투자에 대한 재설명과 소득의 가치와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실렸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이들이 알게 된 것을 살펴볼 수 있도록 사다리타기 문제라든가 스티커 붙이기가 되어 있어서 한층 재미를 더한다. 대상 연령층에 대한 배려가 정말 잘 되어 있는 책이다. 사실 정보를 담은 책 가운데 어린이들보다 책을 직접 구매하는 학부형의 눈을 고려해 과다한 정보를 담거나 어려운 용어를 실어 정작 읽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힘든 책이 많았다는 점을 감않나다면 이 책은 분명 독자층을 늘 염두하고 있는 듯하다. 초등 2학년이지만 아직 돈의 가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천방지축 아들도 혼자 이 책을 읽고 돈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서 재미나게 읽었으니 정말 만족스럽다. 참~ 또 한가지 칭찬하고 싶은 것은 그림작가의 재치다. 실사를 마련해 사진을 찍어 배경을 만들고 삽화도 그리면서 독특한 그림 보는 재미를 더 하고 주인공인 돈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