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김이랑 지음 / 마카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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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드라마를 안본 지 상당히 오래되었다. 가끔 마음에 드는 드라마를 만나긴 하지만, 본방을 놓치는 경우가 상당수인지라 한 두화 놓치다 보니 아예 시도를 안 한다고 할까?

그래서 차라리 언제고 다시 볼 수 있는 책을 더욱 선호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조선 혼담 공작소 꽃파당이라는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다.

꽃파당은 지금의 듀* 같은 결혼 정보(중매) 회사라고 보면 될 것이다.

꽃같이 잘생긴 남자 매파들의 무리라는 뜻이 합쳐져 불리는 곳이 바로 꽃파당이다.

이 꽃파당이 화제가 된 것은 그들의 잘생김도 한몫을 하지만, 누구라도 꽃파당에 의해 혼인에 얽히게 되면 100% 성혼이 된다는 사실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배경이 조선시대라는 사실이 상당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한다.

물론 성혼 100%라는 그들의 강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럴 일이 벌어진다.

꽃파당 일행인 마훈. 영수. 도준 그리고 마훈과 사건으로 얽힌 개똥이가 등장인물이다.

남자인 줄 알았던 개똥. 입고 다니는 행색 자체가 남자로 보이는 개똥은 지전(종이 파는 가게)에 아르바이트생이다.

종이를 묶는 끈이 끊어져 끈을 찾던 중 마훈의 갓끈을 발견하고 그 끈으로 종이를 묶어서 납품을 한다.

그러던 차에 막 결혼한 새색시의 일을 해결하던 중에 마훈과 마주치게 된다.

개똥의 행동을 보고 마훈은 그녀를 꽃파당으로 영입하려 하고 면접을 제의한다.

한편, 대장장이 이수는 꽃파당에 구혼을 요청하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하고 만다.

잠깐 자리를 비운 마훈 대신 영수는 이수가 내민 비녀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가 요구한 구혼을 승낙한다.

대장장이 이수가 지목한 구혼자는 바로 개똥인데...

과연 꽃파당은 개똥과 이수의 결혼을 성사할 수 있을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나는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책의 내용 덕분에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보고 있는 느낌을 가득 들게 만들었다.

아마도 저자 특유의 변사(해설자)? 같은 한 줄이 곳곳에 드러나 있어서 더욱 그런 것이겠지만....^^

대놓고 복선이 드러나기에 오히려 더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한 장 한 장 빠져드는 것 같다.

꽃파당 인물 하나하나가 자신의 맡은 일을 너무나 능수능란하게 해내기 때문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특히 당시는 매파라는 일을 천하게 여기기도 했고, 남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오기로 시작한 일에서 천직임을 깨달은 마훈을 보면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현대도 실제로는 귀천이 있다고 여기는데, 당시 조선 거기에 명문가 양반 집안의 아들을 매파를 한다니...

조선이라는 시대에 대해, 그 당시의 직업관에 대해, 한 번 더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을 통해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면) 알고 있는 연예인을 가상 캐스팅해보는 것도, (이미 드라마를 봤다면) 실제 캐스팅된 배우들과 실제 소설 속 인물들이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 재미있을 것 같다.

결말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 한 편 보듯이 빠져들어서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꼭 자기 전에 절대 읽기 금지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밤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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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냥반 이토리 - 개정판
마르스 지음 / 라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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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견인 만큼이나 애묘인이 늘어난 것 같다.

주인에게 충성을 하는 개와 달리, 자신이 주인인 줄 아는(주인을 집사로 생각하는?ㅋ) 건방지기도, 도도하기도 한 매력을 뿜어내서 그런 것일까?

어린 시절 고양이도. 강아지도 키워봤던지라 둘의 매력은 주인(혹은 집사)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여기 또 매력 넘치는 냥이 양반 이토리가 있다.

12년째 이토리의 집사로 살고 있다는 작가 마르스와 이토리의 동거기가 그림 가득 펼쳐져 있다.

이토리와의 생활에 대한 만화도 있지만, 이토리를 주인공으로 한 패러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엄마 고양이 책 갖다 줄래?"하고 이야기하니 냉큼 들고 온다.

평소 내 책보다는 자신의 책을 즐겨 있는 아이기에, 내가 책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책을 들이밀며 읽어주기를 강하게 요구한다.

하지만 아이가 사랑하는 고양이 책인지라, 같이 읽자는 내 요구에 긍정의 끄덕을 날리며 살포시 자신의 의자에 착석한다. 물론 이건 누구야?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쳐 되는 통에 만화임에도 정신없이 읽게 되지만, 덕분에 아이랑 숨은 고양이 찾기(물론 대부분의 등장인물(?) 이 고양이 이토리다.) 시간까지 가질 수 있었다.

 

책 가득 이토리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 표현되어 있다.

가끔 뭉클한 장면도, 박장대소하게 하는 장면도 있지만 집사의 수고를 통해 책의 주인공은 이토리이고, 주인은 거들 뿐이라는 사실을 어느 장을 펴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의 고양이 그림일기 혹은 고양이와의 동거기나 생활 웹툰에서 보는 케미보다는 지극히 나의 주인 이토리를 위한 만화로 가득한 귀한 냥반 이토리!

역시 왜 제목이 귀한 냥반인 지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이토리의 활약과 함께 패러디한 작품들을 통해 실제 작품들을 찾아내는 재미 또한 경험할 수 있으니, 나름 상식을 늘려갈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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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길을 잃었어 I LOVE 그림책
조쉬 펑크 지음, 스티비 루이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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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이와 자주 다니는 도서관은 구에서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이다.

지은 지 오래되지 않기에, 과거 어른들 열람실과 그리 다르지 않게 지어진 도서관과 달리, 영아들을 위한 방도 있고, 작지만 이곳저곳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구조로 지어져 있다.

덕분에 동네에 아이들을 심심치 않게 도서관에서 목격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읽고 조금 의아했다. 도서관이 얼마나 넓기에 길을 잃을 정도일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도서관은 뉴욕 공공 도서관인데, 책 내용과 별개로 뉴욕 공공 도서관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신기했다.

도서관 앞에는 두 마리의 사자 상이 있다. 한 마리의 이름은 용기. 그리고 다른 한 마리는 인내다.

아침이 밝아올 시간이 되었는데, 도서관 안으로 들어간 인내가 나타나지 않는다. 용기는 인내를 찾아서 처음 도서관 안으로 발을 들이게 된다. 도서관 곳곳을 헤매며 인내를 찾지만 도서관 지리를 모르는 용기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다행히 도서관 지도를 발견하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 발견한 인내.

하지만 인내는 한 방에서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다. 과연 인내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용기와 인내는 해가 뜨기 전에 무사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용기를 따라서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도서관 곳곳에 숨겨진 많은 친구들과 도서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책을 통해서지만 뉴욕 공공 도서관의 곳곳을 돌아볼 수 있는 간접경험이 되었다.

마지막 장에는 책에서 설명한 도서관의 유명한 곳들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진짜 도서관 앞에 있는 두 마리 사자상의 이름이 용기와 인내라는 것도 말이다.

인내를 찾아 도서관을 돌아다니면서, 용기는 인내와의 첫 만남이 생각난다.

조용한 인내였기에, 용기는 인내를 오해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가가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바로 용기와 친해지기 위해 인내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인 사자였기에, 사자 용기가 친구 사자 인내를 찾기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책은 물론 도서관에 대해 더 관심이 부쩍 생긴 것 같다. 또한 우정을 위해 어려움과 무서움, 낯선 것을 극복하는 용기의 모습을 통해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시간을 쪼개고,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노력한 인내의 모습 또한 큰 교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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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산다는 것 - 다산 정약용이 생각한 인간의 도리, 그리고 법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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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다르게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이라 할까?

물론 전체적인 맥락을 두고 본다면 제목에 합당하지만, 좀 더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법 전공자는 아니지만, 전공 때문에 들었던 수업의 반 이상이 법이었기에 나는 생각보다 법과 친한 편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도 문제가 생기면 과거 공부했던 민법 같은 법전을 뒤져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조선 정조시대에 일어났던 흉악범죄들에 대한 판례와 함께 정약용이 그 사건을 바라보며 했던 생각들이 정리되어 있다. 우선 조선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이미지 자체가 워낙 딱딱하고 예의범절을 숭상하는 유교문화이기에 흉악범죄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금과 그리 다르지 않은 살인사건(어쩌면 더하기도 한)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역시 사람 사는 시대는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이 그 어떤 소설책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제목이 아쉽다... ㅠ)

지금이야 사법부가 독립되어 있고, 꽤 오랜 기간 법을 공부한 사람들이 판결을 하지만(그럼에도 판결을 보며 고개가 갸우뚱 해질 때가 상당하다... 왜 그럴까??), 당시는 최고 심의 임금(정조)의 판결이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공사가 다 망할 텐데... 판결까지...?(아마 모든 왕이 그렇다기보다는 정조 특유의 정치철학 때문이겠지만...)

또한 각 마을을 다스리는 수령이나 관찰사가 직접 조사하고, 관련 사항을 심의할 수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그만큼의 법적 지식과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부정부패가 많이 받았겠다 싶기도 하다.)

정조의 관점이 무거운 벌(사형 등)을 내리기보다는 교화와 관용이 주된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책을 읽는 내내 볼 수 있었다.(조선 초기 살인사건에 대한 사형률 97%임에 비해 정조는 3%였다.) 물론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사건이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지 관련 사건들에 대해서는 가혹한 판결이 날 때도 있었고, 과할 수 있지만 억울함은 단번에 해결되는 사이다 판결이다 싶은 사건들도 있었다.

한편, 정약용의 그에 대한 의견은 정조와 같을 때도 있지만, 다를 때도 상당했다.

정약용은 시시비비를 가리고, 감정보다는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결론을 도출하는(정조보다는 현대 판결에 가까운) 식의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답답할(원칙을 고수) 때도 있었다.

아마 정약용이 최고 심판관이었다면 판결에 불복하여 실제 복수를 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여전히 사람 사는 사회는 비슷한 범죄들이 일어나고, 그 안에는 개인의 상황과 감정 등이 들어있다.

지금으로부터 상당히 오랜 시절의 이야기임에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기에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닐까?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편의 사법 드라마를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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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피난소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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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엄청난 지진으로 인한 해일과 쓰나미의 위력을 티브이로 봤던 기억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피해 복구에도 상당 기간이 요했던 사건을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극적으로 쓰나미 가운데 살아나온 3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50대 중반에 보육사 경력이 있는 쓰바키하라 후쿠코.

20대 후반에 쓰나미로 남편을 잃고 시아버지, 남편의 형 그리고 6개월 된 아이와 함께 살아남은 백설 공주라 불리는 우루시야마 도오노.

이혼하고 혼자 아들을 키우며 사는 야마노 나기사.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세 여인은 피난민 대피소에서 만나게 된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에게 갖가지 상황이 펼쳐진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돌아온(남편에게 많은 괴로움을 당한 터라 남편이 살아돌아온 게 반갑지 않다.) 후쿠코는 나기사의 아들인 마사야을 구해 보호해준 인연이 있다.

도오노는 시어머니와 남편을 잃고 가부장적이고, 이상한 꿍꿍이를 품고 있는 집안 남자들로부터 괄시와 천대, 이상한 눈빛에 모유 수유조차 마음 편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편, 피난민들의 대표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남자와 여자는 무슨 속셈인지 화합된 모습을 요구하며 가림막을 거부한다. 가림막과 화합이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가? 쓰나미가 터지자마자 가림막부터 보냈다는 정부와는 다르게 대표를 하겠다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과연 어떤 이상한 생각이 들어있는지 읽는 내내 답답하기만 했다.

2011년 상황임에도 너무나 이해 안 되는 현실 속에서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녀들의 눈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사안일주의에 파묻혀 긴급한 상황을 해결하기보다는 원칙주의로만 치부하는 공무원의 모습들, 자기의 탐욕과 욕구만을 챙기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자들(특히 아이들과 젖먹이를 키우는 엄마들).

단지, 대도시가 아니기에 남녀 차별적인 모습들과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주장하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뭔지 모를 씁쓸함이 남는다.

언제나 생각지 못한 주제로 허를 찌르는 가키야 미우이기에 이번 작품에서 그의 눈이 머무는 씁쓸한 장면들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서 나 역시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함을 견딜 수 없었다.

아니, 이게 1970~80년대 이야기라면 오히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11년의 이야기라는 것이 설마...라는 단어를 자꾸 떠오르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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