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 분열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시간 서가명강 시리즈 41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 말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큰 사건이 있었다. 바로 계엄령! 그 일을 벌인 대통령은 탄핵이 되었고, 현재 그 건으로 조사가 한창이며 전직 대통령 부부는 현재 구속이 된 상태다. 왜 하필 그는 한밤중에 계엄령을 선포했을까? 사실 우리나라는 계엄령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계엄령은 그 어느 나라보다 우리에게 더 깊은 상처를 일깨워 줬던 사건이었던 것 같다.


 사실 뜨거운 감자와 같은 현대사는 이야기를 쉽게 꺼내기 주저하는 분야다. 과거에 비해 흑백논리로 양 진영이 극단적인 대립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에도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현재 우리의 정치를 돌아보자면, 대립을 넘어선 적대적인 충돌과 끌어내리기만 남은 것 같다. 여당이 의견을 내면 야당이 무조건 반대하고, 야당이 의견을 내면 여당이 무조건 반대하는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더 그 골이 깊어진 것도 사실이다. 


 책 안에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치렀던 희생들과 그로 인해 우리 손에 민주주의라는 귀중한 결과가 주어진 시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연스럽게 정치사를 논하자면 과거의 정권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볼 수밖에 없다. 이 책 안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선 1987년을 기점으로, 15년간(노태우 정부,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의 민주주의의 발전사를 마주할 수 있다. 그들 정부에도 당연히 명과 암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민주주의"와 관련된 내용만 다루기에, 그 부분은 논외로 둔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와 10.29 사태로 갑작스럽게 권력의 공백을 타고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부 아래에서의 민주주의는 참혹했다. 특히 5.17 비상계엄에 반대하여 일어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큰 아픔으로 남아있다. 군이 정치에 가담하고, 스스로 권력의 자리를 탐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기억들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 다행이라면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대의 흐름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고,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일인지라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던 현대사의 이야기를 마주한 것이 처음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그때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군인 출신이지만, 군이 정치에 가담하는 것에 대해 과거와 다른 행보를 했던 노태우 정부, 과거사 척결을 위해 노력한 김영삼 정부, 누구보다 많은 고난을 겪었음에도 보복이 아닌 포용의 정치를 이룬 김대중 정부를 통해 우리의 민주주의는 한걸음 성장할 수 있었다.


 책 안에는 이후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의 발전사 또한 만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히틀러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매 정권마다 이어지는 탄핵에 대한 내용에 나 또한 공감이 많이 갔다. 마치 고대 나라에 무슨 일이 벌어지면 왕의 탓을 하며 왕을 교체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지 자문해 보고 싶기도 했다. (물론 왕과 대통령은 다르지만 말이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할 때 발전한다. 일당 독재 혹은 타인의 의견을 묵살하는 행태는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행동이다. 피로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왜곡하거나 퇴보하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심과 깊이 있는 생각이 필요할 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터리 보건실 냥쌤 2 - 마녀 할머니의 비밀 미스터리 보건실 냥쌤 2
주미 지음, 김이주 그림 / 돌핀북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두 번째 만나는 보건실 냥쌤과 귀신 욜! 이번에는 어떤 활약을 했을까? 엄마의 입장에서 만화를 읽어도 교훈이 되거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데, 미스터리 보건실 냥쌤은 우리의 생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고와 위험의 순간 속에서 어떻게 처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가득 담고 있다. 덕분에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보건 상식이 늘어나는 효과를 맛볼 수 있다.



 벌에 쏘인 우석이는 규호와 함께 보건실을 찾는다. 벌에 쏘인 부위를 치료하기 전에 우선 벌침을 제거하는 냥쌤. 그와 함께 혹시 모를 알레르기를 체크해 주기도 한다. 벌에 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카드 등으로 벌침을 밀듯이 뽑아내야 한다! 나도 모르고 있던 보건 지식이 이렇게 또 늘어간다. 이후 깨끗하게 씻은 후 얼음찜질까지 해주는 우리의 냥쌤. 근데, 요즘 우석이는 고민이 있다. 자꾸 모르는 할머니가 우석이를 좇아오기 때문이다. 사실 벌에 쏘인 이유 역시 할머니 때문이었다. 우석이와 규호는 할머니를 마녀 할머니라고 부르고 있었다.


 한동안 우석이를 쫓아다녔던 마녀 할머니가 며칠 보이지 않자, 우석이는 걱정이 된다. 다리를 저는 것 같았는데 혹시 다치신 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우석이는 친구 규호와 함께 마녀 할머니를 찾아 나선다. 메모 광인 규호가 다행히 할머니가 사는 지역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간 곳은 모두가 떠난 철거촌이었다. 두 아이와 몰래 동행한 욜은 귀신이지만, 캄캄해진 골목을 걷는 게 너무 무서웠다. 할머니의 집 마루에 있는 장난감을 보고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는 두 아이. 결국 할머니 집을 나와 뛰다가 다리까지 다치게 되는 우석. 도와줄 사람은 없고, 캄캄해지는 사이 다행히 욜의 연락을 받은 냥쌤이 출동하여 우석이를 찾게 된다.


 다음 날, 다시 나타나는 마녀 할머니. 자신이 짝사랑하는 친구가 있는 무리가 마녀 할머니를 보고 저주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자 우석이는 기분이 상한다. 결국 할머니에게 모진 말을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갑자기 우석이를 향해 달려드는 차량에 우석이가 사고가 날 뻔했지만 할머니가 우석이를 밀어내고 차에 치인다. 사고를 낸 차는 뺑소니를 치고,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할머니에게 심폐 소생술을 하며 구급차를 부르지만 할머니는 깨어나지 못한다. 


 과연 뺑소니 차량은 잡을 수 있을까? 마녀 할머니는 왜 유독 우석이만 따라다닌 걸까? 메모광 규호의 도움으로 뺑소니 차량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미 운전자는 차를 버리고 도망 쳐버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다! 욜과 냥쌤은 뺑소니범을 찾아 나서는 한편, 마녀 할머니의 병실에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 욜은 할머니의 사연을 듣게 되는데...



 책 속에는 다양한 보건 상식이 담겨있다. 이야기 속에 들어있기에, 어떤 게 보건 상식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 별도로 해당 내용을 퀴즈 등을 통해 정리해 주는 페이지가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 퀴즈 식으로 만날 수 있고 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도 담겨있으니 꼭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벌에 물렸을 때, 심폐소생술, 음주 운전, 발목 등을 삐었을 때 하는 응급처치 PRICE 등 다양한 상식이 담겨있으니 꼭 정독할 필요가 있다. 다음 편 예고가 살포시 나와서 그런지 3권도 너무 궁금하다. 얼른 냥쌤과 욜을 만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고양이 포
이와세 조코 지음, 마쓰나리 마리코 그림, 이랑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길고양이를 잠깐 키운 적이 있었다. 당시는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고 불렀는데, 책 속 포와 같은 줄무늬고양이였다. 묶어둔 것도 아닌데 집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지만, 멸치를 주고 나비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는데 늘 가까이만 가면 이를 드러내며 경계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 마당 있는 집에서 강아지를 키웠다. 책 속 포와 같은 상황이 내게도 펼쳐졌다. 우리 집 강아지 뽀삐는 큰아빠네 아파트에서 키웠는데, 작다고 했던 강아지가 점점 커지자 도저히 키울 수 없었던 뽀삐를 우리 집으로 보낸 거였다. 그날부터 뽀삐는 우리 식구가 되었다. 하지만 뽀삐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사라졌다. 아무리 찾아다녀도 뽀삐가 보이지 않았다. 길도 모르는 아이가 혹시나 사고가 난 건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근데, 알고 보니 길을 잃은 뽀삐를 골목의 윗집 오빠가 데려다가 키우고 있었다. 뽀삐가 사라진 지 한 달만인 내 생일 다시 만나게 된 뽀삐는 그렇게 재건축을 하기 전까지 우리 집에서 같이 살았다.



 담 위에 작은 고양이가 혼자 웅크리고 있는 걸 본 하루는 고양이가 안쓰러웠다. 혹시 비를 맞으면 감기가 들 텐데 하는 걱정도 되었다. 결국 고양이를 데리고 온 하루. 엄마에게 혼날까 봐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엄마는 혹시 누가 잃어버린 고양이 일 수 있으니 며칠을 보살펴주자고 이야기한다. 고양이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고민하던 하루는 고양이에게 여러 이름을 들려주었지만 유독 "포"라는 이름에 귀를 움직이며 반응을 하는 걸 보고 결국 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도 해보고, 사료와 집까지 마련해 주는 하루와 가족들. 



얼마 전 반에 전학을 온 모리를 챙기는 하루. 하루의 집과 멀지 않은 세탁소 근처에 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가족 이야기를 하다 얼마 전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말에 하루는 당황한다. 왠지 모리가 포의 주인일 것 같아서다. 그새 포와 정이 많이 들었기에 하루는 괴롭기만 하다. 자연스럽게 모리를 멀리하게 되는 하루. 하지만 마음속에 왠지 모를 부담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얼마 전 사랑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사랑을 소유하느냐, 존재 자체를 인정하느냐에 따라 사랑은 집착과 부담이 될 수도 있고 행복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고양이 포와 같이 지내고 싶지만, 가슴 한 편에 친구의 고양이를 데리고 있다는 생각에 하루는 너무 괴롭기만 하다. 결국 하루의 결심은 사실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사랑은 구속이 아닌 사랑하는 존재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라는 깊은 의미를 깨달은 것 같다. 그리고 고양이 포가 왜 유독 포라는 이름에 반응했는지에 대한 이유 또한 유쾌했다. 불쌍한 동물을 안타깝게 여기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하루. 그리고 친구의 아픔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을 포기할 줄 아는 배려 깊은 마음 또한 깊은 감동을 주었다. 두 친구의 우정과 그 사이를 이어주는 포의 존재를 통해 여러 교훈을 맛보았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수 의복 경연 대회
무모한 스튜디오 지음, 김동환 그림, 김진희 글 / 하빌리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성경의 노아의 홍수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 있은 후, 기적이 일어난다. 동물들의 털과 깃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인간의 팔다리와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결국 이들은 동물이 아닌 수인이 된 것이다. 그렇게 4천 년이 지난 후, 인간보다 늘어난 수인들의 시대가 온다. 인간처럼 팔 다리가 생긴 수인들은 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하고, 이들은 금수로 불리게 된다. 한편, 방주를 지어 동물들을 홍수로부터 구한 인간 N은 수인들과 막역한 친구가 되었고, N의 후손들이 계속 태어난다. N의 후손이자 양복점 토마스의 재단사인 W는 영국 런던의 리틀페어가의 유일한 N의 후손인 인간이었다. 그는 한번 본 수인의 몸을 완벽하게 기억하는 체상기억능력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빅 슬립이라 불리는 한기가 가득한 날이 지속되자 동물들은 겨울잠에 빠진다. 그렇게 옷을 만들어 입는 동물들이 잠에 빠지자, W는 생활고를 겪게 된다. 


 상원 의원인 섀클턴 경의 아들이자, A-패션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런던 패션의 대명사가 된 밀리오가 런던 최초의 대규모 의복 경연 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소식이 신문을 통해 전해진다. W에게도 그에 대한 초대장이 날아온다. 이번 대회에는 재단사와 햇메이커, 슈메이커가 팀을 이루어 경연을 하게 된다. W는 더 슬리키스트의 모자 가게 주인 고양이 올리버 크라운과 워커웨이의 수제 신발가게의 슈메이커 곰 제이콥을 찾아간다. 이들의 팀 명은 W의 양장점 명인 토퍼스로 정해진다. 드디어 대회일은 4월 15일이 된다. 하지만 수인 사회에도 반대파는 있게 마련이다. 인간과 같이 옷을 입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무리, 인간이 만든 옷을 입는 것을 반대하는 리그레서들의 항의 집회가 열린다. 



경연에 참여한 팀은 총 4개 팀이었다. 이 중 인간이 참여한 팀은 토퍼스의 W가 유일했다. 각계의 유명한 심사위원들로 구성된 경연 대회는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 심사가 이루어졌다. 운동복, 아동복, 빈티지 파티 그리고 비밀의 주제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유난히 W에 대한 반대파들이 행동을 하지만 토퍼스 팀은 주제에 맞게 열심히 경연에 참여한다. 첫 번째 주제인 운동복은 까다로운 변호사인 하마 네이선 포타모스가 토퍼스 팀의 모델이 된다. 경연 주제는 모델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서  모델에게 잘 어울리는 스포츠를 매칭해 의상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당장 첫날부터 피부가 예민하다는 이유로 압박을 하는 네이선. 하지만 토퍼스 팀은 특유의 능력으로 1라운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다. 



이어지는 2라운드 아동복에서도 최고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점수를 얻은 토퍼스팀의 3라운드 주제는 빈티지 파티였다. 그들의 모델은 치타이자 코랄즈 1기 창립멤버로 윈슬로우 가문의 치타 코너 윈슬로우였다. 신사 가티 보였던 윈슬로우는 햇메이커인 올리버와 슈메이커 제이콥은 반겼지만, 인간인 W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인다. 가뜩이나 대회의 시작부터 여러 어려움을 겪은 W는 눈치만 볼 뿐이다. 사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윈슬로우에게는 남에게 말하지 못한 아픔이 있었다. 한쪽 다리가 다른 다리보다 짧은 것이다. 대대로 육상 선수를 배출한 가문임에도 윈슬로우는 그 무리에 끼지 못했다. 그런 윈슬로우가 토퍼스 팀에 요구한 것은 하이힐이었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윈슬로우에게 하이힐은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었다. 과연 토퍼스팀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책 안에 사회에서는 인간이 소수자가 된다. 오히려 수인들의 세상에서 인간이 설자리는 없다. 어찌 보면 인간은 수인들에게 생명의 은인 같은 존재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만의 세상은 인간들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무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의 적대적인 시선 속에서 W와 토퍼스 팀은 자신들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과연 경연 대회의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결과도 중요하지만, 늘 최선을 다했던 이들이기에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귀감이 되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 아더 와이프 스토리콜렉터 123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빚 좋은 개살구라고 표현해야 할까?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한 집안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니 아픈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물론 어느 누구도 속 깊은 사연을 들어보면 힘들지 않은 집이 없다 하지만 말이다. 심리학과 교수인 조 올로클린(조지프)은 15년 전 발병한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매일매일 운동과 약물로 굳어져가는 몸을 좀 늦추기 위해 노력 중인 그는 16개월 전 아내를 수술 합병증으로 먼저 보냈다. 대학교 2학년인 큰 딸 찰리는 옥스퍼드에서 행동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고, 작은 딸 에마는 12살로 노스 브리지 하우스라는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다. 평범하기 그지없던 날, 한 통의 전화는 조지프의 삶을 꽤 오래 흔들어놓는다. 패딩턴 세인트 메리스 병원에서 온 한 통의 전화 말이다. 아버지인 윌리엄 올로클린이 머리에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는데 현재 혼수상태에 놓여있다고 한다. 찰리는 멀리 있기에 당장 에마를 맡길 곳이 없었다. 이웃에게 급하게 에마를 맡기고 병원으로 향한다. 문제는 병원이 런던에 있다는 사실이다. 아버지는 런던에 살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수련의로부터 어머니가 병실을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조지프는 급하게 병원으로 향한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아버지 곁에 한 여성이 있다. 40대 중반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 그녀는 올리비아 블랙모어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아버지의 (또 다른) 아내라고 했다. 조지프는 당황스러웠다. 어머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버지가 중혼의 불륜을 저질렀다니...! 사실 아버지는 의학계 거물로 외과 의학과 공중보건 분야의 권위자이자 관련 분야에서 여러 업적을 남길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거기다 팔순에 접어든 아버지가 자신보다 30살은 어린 여자와 꽤 오랜 기간을 부부로 지냈다는 사실이 도저히 수긍이 가지 않았다. 결국 중환자실에서 올리비아와 입씨름을 벌이다 둘 다 쫓겨나게 되는데, 잘 보니 올리비아의 치마에 피가 가득 묻어있었다. 결국 출동한 경찰에 연행되는 올리비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큰 누나 루시와 작은누나 퍼트리샤 그리고 남수단에 있는 막냇동생 레베카에게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 아버지가 부상을 당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아버지가 계단에서 넘어졌다고 하지만, 상처의 붕대를 교체할 때 보니 오래된 멍 자국이 보였다. 계단에서 굴러도 두개골이 으스러질 정도의 부상은 아닐 텐데, 조지프는 모든 것이 이상하기만 하다.



 풀려난 올리비아를 만나러 간 조지프는 올리비아가 설명하는 아버지가 낯설기만 하다. 아버지라 하지만, 자녀들과 한 번도 공놀이나 게임, 수다와 인생 조언 등 평범한 아버지가 자녀들과 보내는 시간을 한 번도 보내본 적 없는 아버지. 아버지와의 대화는 늘 자녀들을 향한 비난과 꾸지람으로 시작해서 그렇게 끝이 났다. 피에 대한 공포로 결국 집안 대대로 이어져오는 의사를 접고 심리학자가 된 아들을 늘 못마땅해했던 아버지가 올리비아의 말과 사진 속에서는 너무 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다. 결국 어머니에게 올리비아의 존재를 이야기하는데, 어머니는 아버지와 올리비아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다. 어머니조차 알고 있는 이 관계는 도대체 무엇일까?


 아버지의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들은 왠지 모르게 조지프 가족에게 협조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올리비아의 편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아버지의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 조지프. 우선 가장 의심스러운 올리비아의 주변을 확인하다가 그녀가 주니어 테니스 선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친구의 아버지인 코치와 결혼을 했었고, 사고로 남편은 즉사하고 자신은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는데, 아버지가 그녀를 고쳐주었다는 이야기는 그녀가 진술한 것과 맞아 보였다.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상황 속에서 그동안 모르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을 하나 둘 발견하게 되는 조지프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한데...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장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가 가족 아닐까? 아버지의 사건을 통해 자신에게 남아있던 아버지와의 과거를 곱씹는 조지프의 모습과 함께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아버지로의 역할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모든 것이 드러나지만, 여전히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보냈던 긴 애증의 시간들이 결국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