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집중력 찾기 - 명화 속 다른 그림 찾기로 시작하는 몰입 습관
책장속 편집부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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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척 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명화가 담긴 책은 분명한데,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명화라니! 


 미술관 가는 것을 무서워하는 엄마와 달리 우리 큰 아이는 미술과 명화를 참 좋아한다. 6살 때 재미있게 봤던 만화 미술탐험대의 영향이다. 명화를 이상하게 만드는 악당으로부터 명화를 지켜내는 아이들의 이야기였는데, 명화를 지켜내야 하는 인물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명화에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보니 아이에게 명화가 익숙해진 것이다. 덕분에 아이는 언젠가 모나리자를 비롯한 명화를 감상하기 위해 프랑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미술관을 가보고 싶다는 꿈이 생기기도 했다.


 아이의 눈에도 "나 이거 알아!"를 외칠 정도로 익숙한 명화들이 책 안에 가득 담겨있다. 명화를 좋아하고, 미술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당연히 좋아하겠지만, 모든 아이를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바로 다른 그림 찾기가 명화 속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은 미술관에서(명화 속에서) "집중력" 찾기가 될 수 있다. 우선 책에는 각 명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담겨있다.  





 총 63점의 명화의 제목과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름, 그리고 그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왼쪽 페이지에 등장하고, 오른쪽에는 명화와 함께 어느 미술관에 소장하고 있고 몇 년에 그렸는지와 같은 명화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 그리고 한 장을 넘기면 그림을 그린 화가의 어록이 나온다. 여기까지 보면 일반적인 명화를 소개하는 책과 그리 다르지 않은데, 바로 한 장을 넘긴 오른쪽에 앞에서 본 그림과 같은 그림이 등장한다. 그냥 보기에는 뭐가 다른 지 모르겠지만, 집중해서 보면 분명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그냥 그림을 훑어보듯이 보고 넘겼는데, 바로 다음 장에 다른 그림 찾기가 등장하는 상황이 되니 그림을 좀 더 집중해서 속속들이 보게 된다. 이 또한 명화를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뒷장의 달라진 그림 구석에는 별로 해당 그림에서 다른 그림 찾기의 난이도를 설명하고 있고, 몇 군데가 다른지는 아래 숫자로 표기되어 있다.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명화를 좀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볼 수 있다. 몇 장만 넘겨도 명화에 좀 더 집중하며 그림을 바라보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명화를 좀 더 집중에서 보다 보니, 이제는 명화의 제목이나 그린 화가의 이름 역시 조금 더 눈에 들어온다. 혹시 답을 못 찾아 답답하다면, 다른 그림 왼쪽에 QR코드를 확인해 보면 될 것 같다. 


 그동안 훑어보듯 대충 봤던 작품들이었는데, 집중해서 작품을 마주하다 보니 그 안에 담긴 감정들과 분위기 또한 알게 되었다. 설명이 장황하고 길었다면, 지루해졌을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 글 밥이 많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화가와 작품에 대해서도 짧지만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설명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더 집중하기 좋았던 것 같다.


 차마 명화에 다른 그림 찾기처럼 동그라미를 칠 수는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눈에 확 띄는 다른 점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온 가족이 명화를 감상하면서 다른 점을 찾는 재미까지 누려보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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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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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아메리카노를 먹었을 때가 기억난다. 쓰디쓴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는 언니들을 따라 먹긴 했지만, 이 쓰고 맛없는 걸 왜 먹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전까지 내가 마셨던 커피는 달달한 맥심커피가 전부였는 데 말이다. 그렇게 20대 초반 언니들과 공부를 하면서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매일 커피를 한잔 이상은 마시지만(여전히 커피는 연하게 먹는다.), 그 또한 몸에서 받지 않은 관계로 두 잔에서 한 잔으로 줄이고 있다. 좋아하지 않았던 커피를 이제는 매일 한잔씩 먹어야 할 정도가 된 내 모습을 보면 이 또한 기이하다.


 커피만큼이나 눈에 띄었던 것은 저자가 온다 리쿠라는 것이다. 이미 만난 적 있는, 꽤 여러 작품을 통해 만난 적이 있던 작가인지라 반가웠다. 물론 "괴담"이라는 제목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4명의 중년의 남성들은 정기적으로 한 번씩 모여서 자신들이 아는 괴담을 주고받는다. 룰이라면, 한 곳의 카페에서 하나의 괴담만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목에 커피가 들어가긴 하지만, 꼭 커피만 마시는 것은 아니다. 주로 커피를 마시긴 하지만...!


 음악 프로듀서인 다몬, 외과의사인 미즈시마, 검사인 구로다, 작곡가인 오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들의 만남 조차 기이하다. 이야기 만큼이나 이들이 가는 곳도 다르다. 처음부터 갈 곳을 정해놓고 만나기는 하지만, 그또한 다분히 계획적이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다.



연작소설이라는 말처럼 이 책 안에는 교토, 요코하마, 도쿄, 고베의 카페를 돌면서 기묘한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놓는다. 물론 이야기에 빠져들다보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다. 왜 하필 이 타이밍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하는 의심이 쌓이며 괴담을 더 기이하게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이들은 왜 괴담을 이야기하기 위해 시간을 내서 만나는 것일까? 가 궁금했다. 다들 나름의 자신의 분야에서 바쁜 사람들인데 말이다.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 기묘한 상황들에 빠져들어서 이들의 이야기의 또 다른 청자가 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이들의 만남이 잡담만을 늘어놓는 모임은 아니다. 사건이 풀리지 않아 고민하던 구로다는 친구가 꾸었다는 기묘한 꿈에서 힌트를 얻어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런 장면에 책 속에서 여럿 등장하는 걸 보면 그것만 해도이들의 모임은 나름 유용하다(?)는 결론에 다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갑작스러운 할머니 별세 소식을 들은 오노에와 자신들이 갔던 카페에서 만나게 된 할머니가 겹쳐지면서 왠지 모를 기이함을 자아낸다. 또 잃어버렸던 우산이 돌아오는 사건을 읽으면서 신기하기도 했다. 특히 행운상을 만지다 물에 빠져서 옷을 갈아입으려 갔다가 비행기를 놓쳤다는 사연은 내 친구의 사연과 겹쳐져서 소름이 돋기도 했다. 비행기를 놓쳤던 그녀가 탄 비행기는 전투기와 충돌해서 전원이 사망한 1971년의 사건이었는데, 비슷한 사건(괌 비행기 추락)을 겪었던 친구의 기억이 떠올랐다. 친구의 가족과 아빠 친구가 같이 괌을 가기로 했는데, 아빠 친구가 늦어서 결국 모두 비행기를 놓쳤다고 한다. 근데, 원래 타기로 했던 비행기가 괌에서 추락을 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진짜 같은 반에 있던 친구들 모두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이 책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기묘하고 괴이하다. 소름이 끼치는 내용들도 있지만, 어디선가 마주했던 것 같은 사건들도 많다. 다행이라면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무서운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책에서 만난 사건과 동일한 상황을 만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괴담을 털어놓는 장소와 상황이 또 묘하게 겹쳐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더 놀랍기도 하다. 영상으로 만든다면 기이함이 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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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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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그의 철학이 무엇인 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책을 펼쳐들었다. 시리즈를 계속 읽어오고 있기도 하지만, 표지 가득 담긴 제목이 돌직구같이 느껴져서 더 궁금했다. 이번에도 된통 혼나겠다 싶을 정도의 제목이었다. 이 제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수준이 파악된다."였다.  이 말은 또 꼬리를 물고 내가 쓰는 단어나 말투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데에까지 미쳤다.  한편으로 비트겐슈타인이 철학자가 아니라 언어학자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어나가는 와중에 "언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26년이 시작된 지 일주일 남짓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다짐을 하며, 설레는 마음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몇 년째 기대는 사라진 상황이다. 마치 매일매일의 연장선상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새해도 날짜만 바뀔 뿐 그저 뻔한 하루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다 보니 설렘이 사라지게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묘한 안도감과 위로를 받았다. 의외였다. 내가 이 책에서 받았던 위로는 바로 이것이었다.


분명, 우리가 인생을 열심히 살면 살수록 세상은 당신을 무너뜨리기라도 하듯 역경과 고난을 겪게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좌절 속에서 그 이유를 기어코 찾으려 하거나, 

혹은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한다면 결국 손해 보는 것은 자신일 것이다.

그러니 때때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은 자연의 법칙이라 생각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라.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대학 1학년 교양수업의 과제 중 하나가 "나는 누구인가?"로 리포트를 내는 것이었다. 청소년기에도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주제를 마주하며 정말 고민 또 고민했던 것 같다. 물론 뭐라고 썼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해답 없는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참 치열하게 고민했었다. 여전히 그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한 채, 어느덧 앞자리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이만큼 나이를 먹으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 무색하게 여전히 나는 참 많은 질문 앞에서 답을 찾지 못하며 매일을 살고 있다. 그런 나에게 비트겐슈타인은 그런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을 부여잡고 고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쩌면 이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보기에는 대단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이 질문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그 이상의 문제기 때문에 누구도 그 답을 쉽게 낼 수 없다고 말한다. 내가 가진 어떤 단어로도 해답을 끌어낼 수 없는 문제 앞에서 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물론 깊이 있는 사색과 고민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찾지 못하는 해답에 매몰되어 진짜 중요한 지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참 답을 찾지 못하는 문제들 속에 파묻혀 마음 한 쪽을 잃어버리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조금은 답답하고 막막했던 문제가 풀려나간 기분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는 저자의 유명한 문장이 바로 이런 뜻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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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1 : 토르와 묠니르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김민희 지음, 라임스튜디오 그림 / 아울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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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흥미를 가지는 큰 아이에게 또 다른 신화를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신화 자체가 복잡한 이름과 다양한 사건 때문에 글 밥이 가득한 책으로 읽기에는 성인인 나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만화 형태의 책은 글 읽는 것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피하는 게 좋다는 말을 듣기도 해서 고민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 역시 북유럽신화를 몇 년 전 원전 번역본으로 읽었지만, 내용은 솔직히 기억에 나지 않는다. 그나마 제일 유명한 토르(사실 이 또한 브래드 피트가 도끼를 들고나오는 장면 때문에 기억하는 것일 뿐) 정도가 다였는데,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읽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름부터 어렵고 복잡한 북유럽 신화를 한 장의 도표 형태로 정리되어 있는 포스터는 전체를 이해하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제목인 토르와 묠니르에서 묠니르가 토르와 같은 북유럽신화의 등장인물(신) 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연 나는 북유럽신화를 읽은 게 맞을까? 싶었다. 참고로 묠니르는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가 만든 토르 전용 망치의 이름이다. 토르 하면 떠오르는 그 무기의 이름이 바로 묠니르다.




 어느 신화나 사건을 만들어내는 사고뭉치(?)가 등장하는데, 그리스 로마신화의 제우스가 있다면 북유럽신화에서는 로키가 그 역할을 차지한다. 이번에도 개족보(?)같은 이상한 족보가 등장한다. 아스가르드의 왕이자 모든 신과 인간의 아버지인 최고신 오딘과 그의 아들인 토르, 그리고 오딘과 의형제를 맺은 로키가 1권을 이끄는 주인공들이다. 


 1권의 주도적인 사건은 로키가 몰래 토르의 아내이자 풍요와 곡물의 신인 시프의 탐스러운 머리카락을 밀어버리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이 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난 시프와 토르는 로키에게 시프의 마음을 돌릴 방법을 찾아오라고 한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드워프드를 끌어들이는 로키는 결국 지하세계 입구인 스바르트알파헤임에 도착하게 된다. 


 현란하게 남을 속이는 말을 잘하는 로키의 능력으로 로키는 이발디의 두 아들에게 신들을 위한 물건을 만들어 이름을 날리라고 이야기를 한다. 결국 이들 형제는 시프의 가발과 오딘을 위한 창 궁니르, 프레이를 위한 배 스키드블라드니르를 만든다. 그리고 궁니르와 스키드블라드니르에는 특별한 비법이 숨어있었다.


 한편, 브로크가 만든 칼을 훔쳐 갔던 로키는(이 칼로 시프의 머리를 잘랐다.), 이번에는 브로크 형제를 도발(?) 한다. 브로크 형제가 이발디의 아들들을 이긴다면 자신의 목을 내놓겠다는 말에 브로크 형제는 신들을 위한 물건을 만들기 시작한다. 로키의 현란한 방해가 있긴 했지만, 프레이를 위한 황금돼지 굴린부르스티와 오딘을 위한 금팔찌 드라우프니르, 그리고 토르를 위한 망치 묠니르를 완성한다.




시작은 시프를 위한 금발 가발이었지만, 로키의 입담 덕분에 신들을 위한 선물까지 만들어서 의기양양하게 돌아오는 로키와 이발디의 아들들, 브로크와 에이트리 형제. 과연 신들은 어떤 형제의 손을 들어줬을까?


  사건과 함께 북유럽신화의 최고 신인 오딘에 의해 북유럽 신화의 기원이 설명된다. 척박한 북유럽의 환경(추운 날씨와 얼음으로 뒤덮여있는 환경)을 통해 자신의 상황에 걸맞은 신화를 창조해낸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자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북유럽인들의 모습이 신화 곳곳에서 드러나 있었는데, 그에 대한 해설이 별도의 장을 통해 담겨있기에 조금 더 깊이 있는 신화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목요일(Thursday)가 Thor's Day(토르의 날)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어원이 북유럽 신화의 신의 이름에서 나왔는데, 토르뿐 아니라 오딘의 날(Wodin's day) 역시 w가 묵음 처리되면서 현재의 수요일(Wednesday)가 되었다고 한다. 신화를 통해 단어의 어원과 뜻도 마주할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어지는 북유럽신화 다음 편에서 로키는 또 어떤 사고를 칠지, 그에 맞서는 다른 신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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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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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만과 편견』, 『에마』에 이어 세 번째 만나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다. 세 권의 공통점이라면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이번에 읽게 된 『이성과 감성』이 가장 먼저 쓰인 데뷔작이라는 것!  앞에 읽었던 작품과 독립적으로 읽고 싶지만, 자꾸 두 작품이 떠오르는 면면이 있기도 하다.


 책 속에는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성적인 언니 엘리너 대시우드와 감성적인 동생 메리앤 대시우드가 바로 제목에 등장한 두 축을 담당한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 모습과 비교가 되었는데, 엘리너와 메리앤처럼 나도 여동생이 있다. 거기에 나 역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친정엄마는 어린 시절 우리 자매를 보고, 한 배에서 나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근데 이 말은 요즘 내가 우리 두 아이를 보면서 남편과 주고받고 있다.) 성향만 가지고 본다면 나는 이성적(ISTJ다)인 편인 데 비해, 동생은 감성적(동생은 FP다)인 편이다. 우리 두 아이를 봐도, 큰 아이는 내 성향을 많이 닮은데 비해, 작은 아이는 하루에도 열두 번 울고 웃는다. 대부분의 집의 자매들이 이렇게 성향이 정반대로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집을 보자면 이성과 감성 속 두 자매의 모습과 엇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아버지 헨리 대시우드가 사망한 후, 집안의 대부분의 재산은 아들 존 대시우드에게 넘어간다. 부유했던 어머니의 재산을 이미 받았던 존은 결국 놀랜드 영지까지 상속받게 된다. 헨리는 재혼한 부인과 세 딸에게 남긴 재산이라곤 1인당 천 파운드 밖에는 되지 않았다. 헨리가 사망한 후, 존의 아내인 패니는 바로 새어머니의 집으로 쳐들어온다. 사실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영지와 저택 역시 자신들의 것이라고는 하지만 막막한 네 여자를 그렇게 쫓아낼 정도로 패니는 악독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존은 새어머니와 세 여동생을 돌봐주겠다는 약속을 했기에 3천 파운드를 추가로 지원하고자 하지만 욕심 많은 아내 패니는 그런 존을 막는다. 너무 큰돈인데다가, 쓸 곳도 없을 거라는 논리에다 자신의 아들이 훗날 힘들어지면 어쩔 거냐는 이유를 대면서 남편을 구워삶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집에서 쫓겨나 친척인 존 미들턴 경이 마련해 준 집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 대시우드 부인과 세 딸. 패니의 남동생인 에드워드 페라스와 서로 마음을 나누게 되고, 그 사실을 대시우드 부인도 알게 된다. 하지만 떠나야 했기에 그녀는 그런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지 않는다. 


코티지에서 반 마일 떨어진 바턴 파크의 집에 살게 된 엘리너 가족을 마중나온 존의 친구 브랜던 대령은 첫눈에 메리앤에게 반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도 많고, 이미 한 번 결혼한 적이 있는 브랜던 대령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대놓고 메리앤에게 말할 수 없었다. 





존 미들턴 경의 장모인 제닝스 부인은 주변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일에 상당히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브랜던 대령을 메리앤과 연결시키고자 하지만, 메리앤은 자신의 엄마보다 5살 적은 아버지뻘의 남자와의 연애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 와중에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다리를 다친 메리앤을 우연히 구해준 존 윌러비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메리앤.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아님에도 이 둘은 서로에게 푹 빠져 애정행각을 벌인다. 그런 동생이 걱정되는 엘리너가 메리앤을 말리지만, 메리앤은 그런 언니가 답답하기만 하다. (사실 이들이 벌이는 애정행각은 지금의 눈으로 볼 때는 겨우 썸 타는 정도 밖에는 안 보이는데, 당시의 사회적 통념상(?) 메리앤은 물론 엘리너의 혼삿길까지 막을 정도로 결코 적절한 행동은 아니었다.) 


 두 자매의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이 여럿 있지만 그중 하나가 윌러비가 메리앤에게 선물하기로 한 말에 대한 것이었다. 


 말을 선물받게 된다면... 

1. 하인이 필요하다.(당시 통념상 여성 혼자 말을 탈 수 없었다고 한다.) 

2. 하인이 같이 탈 말 또한 필요하다. 

3. 말을 보살필 마구간과 여물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대시우드 가의 형편상 그런데 쓸만한 돈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한 언니 엘리너의 말에 메리앤은 윌러비의 선물을 받고 싶었기에 그런 언니의 반응이 답답하기만 하다. 다행히,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핑계로 말 사건은 넘어가게 되긴 했지만 엘리너와 메리앤이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윌러비가 갑자기 런던으로 떠나게 된다. 이유는 스미스 부인이 자신을 런던으로 보냈기 때문이란다.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함께 언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남기고 갑자기 사라진 윌러비와의 이별은 메리앤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 하루 종일 울고 다니는 메리앤. 이번에는 에드워드가 등장한다. 오랜만에 재회한 에드워드 앞에서 엘리너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에드워드의 반응만을 살핀다. 근데 이 남자 뭐지? 자꾸 밀당을 하는 것 같다. 


 런던으로 엘리너 가족을 초대하는 제닝스 부인의 둘째 딸 파머 부부의 말을 들은 메리앤은 "런던"이라는 말에 가족들을 설득한다. 그곳에는 자신의 연인인 윌러비가 분명히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재회한 윌러비는 오히려 메리앤과 엘리너를 모른 척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윌러비의 이야기에 메리앤은 큰 상처를 받고 사경을 헤맬 지경이 되고 마는데...


 두 자매의 사랑 이야기가 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자매가 어떻게 접근하고 반응하는지를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참 흥미롭다. 이별 앞에서의 반응, 사랑 앞에서의 반응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책 안에는 처음부터 감성보다 이성을 좋은 것이라고 표현한다. 메리앤과 대시우드 부인에 비해 엘리너를 높이 사는 부분이 처음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감정을 죽이고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엘리너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자신의 감정의 솔직한 메리앤의 모습 또한 내 눈에는 예쁘게 보였다. 오히려 엘리너는 감성이 메말라 보이기도 했다. 이성적 판단이 중요하긴 하지만, 세상은 이성만 가지고는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물론 장녀기에 누구보다 냉철한 판단력을 지녀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나도 장녀다!)


  처음 만나는 번역가의 작품이었는데, 각주를 통해 당시의 통념이나 상황들, 배경지식을 꼼꼼하게 설명해 줘서 정말 이해가 쉬웠다. (마치 해설을 읽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이미 읽었던 오만과 편견도 김선형 번역가의 번역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기회가 된다면 오만과 편견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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