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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ㅣ 현대지성 클래식 69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동안 읽었던 손자병법을 세어보니, 만화를 포함해 총 3권이나 되었다. 이번에 읽은 책이 네 번째 만나는 손자병법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손자병법을 읽었던 이유는 앞에 두 권이 만화로 읽었기에 손자병법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긴 했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은 지극히 병법과 전쟁사를 중심으로 쓴 책이었기 때문에 역자가 가지고 있었던 정확한 목적의식이 담겨있어서 날 것 그대로의(?) 손자병법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그래서 네 번째 손자병법을 선택하게 되었다.
우선 그동안 꾸준히 읽으면서, 나름의 검증이 된 현대지성의 완역본이었기에 기대가 크기도 했다. 역자의 자신감 넘치는 머리말 덕분에 약간 당황(?)스러움도 느꼈지만, 막상 손자병법의 첫 장 계를 읽으면서 그 자신감의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번역한 손자병법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손자병법의 1~6편은 전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7~11편은 실제 전쟁에서의 전략을 다룬다. 마지막 12, 13편은 특수 작전에 대해 다루어진다.
다른 손자병법의 번역본과 다른 점이라면 우선 이 책에 각 장의 시작에는 간략한 배경지식을 설명해 준다. 해당 내용에 대한 풀어쓴 해석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각 원문의 해설과 함께 원전의 한자가 등장한다. 이 부분에도 각주를 통해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배경지식을 담았다. 그리고 해당 병법의 실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사의 여러 인물들의 활약기를 다룬다. 이미 앞에서 배경지식과 원문을 맛본 후에 실제 예와 역사를 한 번에 마주할 수 있기에 확실히 이해가 빨랐고, 흥미로웠다. 얼핏 알고 있던 중국의 고사들이 손자병법의 각 내용과 어우러지니, 놀랍기도 했다. 물론 이는 손자병법의 실제 내용이 아니라 역자에 의해 삽입된 내용이다. 보통 고사의 내용을 접하게 되는 계기는 사자성어를 통해서다 보니, 익숙한 사자성어의 고사들이 때에 따라 등장하기도 한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와신상담의 주인공인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이야기다. 아버지를 죽인 구천에게 복수를 한 부차는 구천을 오나라의 신하로 만든다. 하지만 구천은 부차에게 당한 치욕을 생각하며 백성들처럼 수수한 옷차림과 직접 밭일을 하며 고기를 먹지 않고 유능한 신하들에게 오히려 가르침을 청한다. 집에 걸어둔 쓸개를 맛보며 말 그대로 와신상담을 하며 결국 부차에게 다시 복수를 하게 된다.

손자병법이 물론 손자병법을 제목 그대로 병법서긴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내용이 너무 실제적이다. 사실 과거 손자병법을 이름만 알았을 때는 싸움의 기술 혹은 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이기는 방법을 다룬, 전략서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손자병법은 읽으면 읽을수록 물고기를 잡아주는 책이 아닌, 물고기를 더 많이(더 정확하게) 잡을 수 있는 법을 설명해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이 물론 등장한다. 하지만 특이했던 것은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는 책이 아니라 싸움을 말리는 책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손자는 알았다. 전쟁이 주는 참혹한 결과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기에 전쟁은 오히려 더 많은 손해를 끼친다는 것을 책의 여러 장을 통해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해야 한다면, 제대로 된 준비와 전술과 여러 번의 확신을 통해 전쟁에서 승리가 장담될 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책 안에는 전쟁에서 성공하기 위한 책략도 등장한다. 하지만 그 또한 확실한 전쟁의 승리를 확신하기 위해 써먹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본다.
손자병법은 겉은 병법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지혜 또한 알려준다. 다시금 그의 통찰과 안목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리더의 자질은 실제 우리의 삶에서 다양한 집단과 공동체를 이끌어 가기에 리더의 조건으로 바꾸어서 해석할 수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보다 따뜻하고 포용적인 리더상에 더 포커스를 두는 요즘의 리더상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도 마주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