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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범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소설이다.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형사 고다이 쓰토무는 백조와 박쥐의 주인공이다. 아쉽지만 이번에도 역주행을 해야 할 것 같다. 다행인 건, 주인공은 같지만 접점은 없는 것 같다. 어떤 걸 먼저 읽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다.
10월 15일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에 119로 신고가 접수된다. 이웃집에서 발견하고 신고를 한 것이었다. 소방서가 출동해 3시간 넘게 걸려 겨우 불을 끈 후, 집 안에서 두 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이 집은 도도 야스유키 도의원과 전직 배우였던 에리코 부부의 자택이었다. 남편인 도도의 시신은 소파에서, 아내인 에리코의 시신은 욕실에 목매달려 있었다. 도도는 정치인 집안 출신으로 본인도 구의원을 15년, 도의원으로 5기째 당선된 유명한 정치인이었다. 아내인 에리코 역시 결혼 전 후타바 에리코라는 이름으로 배우 생활을 했고, 결혼과 함께 배우 생활을 접긴 했지만, 과거에 꽤 이름이 났던 인물이었다. 자살로 마무리가 될 줄 알았던 사건은 뜻밖의 교살의 흔적을 발견되었고, 조사 결과 둘 자 질식사로 밝혀진다. 이에 따라 동반자살이 아닌 살인사건으로 전환이 되었다. 사건의 담당 형사는 수사 1과의 고다이 쓰토무와 생활안전과 야마오 경부보가 배정된다. 우선 사건의 피해자와 가장 가까운 사이인 딸 가오리와 사위 에나미를 찾아간 두 사람은 가오리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가오리로 부터 에리코의 친한 친구인 혼조 마사미가 에리코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보다 더 잘 알 거라는 말을 전해 들은 고다이는 도도 부부의 장례식에 맞춰 혼조가 귀국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장례식 다음 날 혼조를 만나 에리코의 이야기를 듣던 중, 도토 백화점에서 셀러로 일하는 이마니시 미사키가 찾아온다. 오히려 자신보다 이마니시가 에리코 가까이서 도움을 많이 주었다는 사실을 듣고, 에리코가 혹시 요청했던 것이 있는지를 묻는 고다이. 이마니시는 얼마 전 도도 의원의 태블릿 전용 가방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태블릿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다.
한편, 도도 의원의 사무실로 협박 편지가 날아온다. 3억 엔을 준비하지 않으면 도도와 에리코 부부의 무도한 행위를 언론에 제보하겠다는 협박편지였다. 하지만 회의 결과 해당 편지에 응하지 말자는 걸로 의견이 모아진다. 그러부터 얼마 안 되어서 이번에는 딸인 가오리의 메일로 협박편지가 하나 더 오게 된다. 가오리의 뱃속에 있는 태아의 10주 초음파 사진과 함께 3천 엔을 준비하라는 메일이었다. 메일을 전달받은 수사팀은 자료를 온전히 넘겨주지 않으면 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달라고 가오리에게 이야기한다.

우리의 형사 고다이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계속 발견하게 된다. 우선 에리코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는 파트너 야마오가 은연중에 흘리는 말들이 찝찝하기만 하다. 그뿐만 아니라 범인이 자신이 도도 의원의 태블릿을 가지고 있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았고 가오리 부부와 혼조 외에는 쓰지 않는 NIPT(태아 DNA 선별검사)라는 용어를 정확하게 알고 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결국 야마오와 에리코 그리고 도도 사이의 접점을 발견하게 되는 고다이 형사. 에리코와 야마오가 동창이었고, 도도는 그들의 선생님이자 야마오가 속해있던 산악부의 담당 교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사실 중간중간 저자가 뿌린 사건의 트릭들이 자꾸 눈에 밟혔는데, 그 트릭들은 결국 사건의 진실로 향해가는 열쇠가 된다. 그리고 그 트릭들을 토대로 범인이라 예상했던 인물이 너무 쉽게 추리되어서 당혹스러웠다. (물론 이번에도 허를 찔렸고, 저자가 숨겨둔 반전이 있으니 기대하시라!!) 사건과 너무 가까이 있던 한 인물과 그를 둘러싼 과거 그리고 밝혀지지 않았던 관계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풀어가는 맛이 있었다. 이제 백조와 박쥐를 읽으러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