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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30분 회계 -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
박순웅 지음 / 라온북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꽤 오랜 시간 회계로 밥을 먹고 살았지만, 여전히 재무제표에 대해 물으면 속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게 있다. 첫 회사에 입사하여 회계에 회 자도 몰랐던지라,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컸다. 분명 전필로 회계 과목을 여럿 이수했지만, 회계 일을 할 거라는 생각을 1도 안 하고 살았기에 학점을 따기 위한 학문 정도로만 회계를 배웠다. 덕분에 졸업 후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결국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퇴사를 한 후, 직업학교를 다니면서 회계 자격증을 취득했다. 회계 자격증을 취득한 후, 자신감이 생겼다. 분개를 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런지, 실전에 써먹고 싶었다. 실무를 위한 자격증이었어서 재무제표가 실제 무슨 뜻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 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거기다 이후 입사한 회사에서는 엑셀 파일로 장부를 만들어 관리하고, 회계 대리인을 통해 기장을 했기에 자연스레 알고 있던 회계 지식이 하나 둘 사라졌다.
물론 지금은 자체 기장을 하는 회사로 이직을 했지만, 가슴 한편에 아직도 재무제표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남아있었다. 재무제표 안에 회사 경영의 많은 것이 담겨있음에도, 보는 순간 분석이 될 정도의 능력은 없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를 수시로 들여다보기보다는 분기 마감 때나, 법인세 때가 되어서야 한 번씩 들여다보다 보니 그나마 알고 있는 것을 까먹을 때도 많다. 그래서 꾸준히 회계 서적을 읽는다.
이 책은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회계하면 떠올리는 어려움, 복잡함을 한결 상쇄해 주는 책이다. 재무제표의 양대 산맥인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구, 대차대조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명쾌한 예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손익계산서는 "당신은 얼마를 버나요?"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것, 재무상태표는 "지금 가진 재산은 얼마인가요?"에 대한 대답을 담은 보고서다. 다시 말하자면 손익계산서는 일정 기간 경영 성과를 나타내는 보고서를 말하고, 재무상태표는 일정 시점의 재산 상태를 나타내는 보고서다.
이 기본 정의를 가지고 재무제표를 구성하는 각 과목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 책의 목적은 재무제표를 직접 만들어 보고, 재무제표를 통해 현 기업의 재정적인 건전성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그뿐만 아니라 투자를 받는 회사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지만, 낯선 개념인 전환사채와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담겨있다. 내가 이직했던 회사 중 하나는 법인 등기부등본(법인 등기사항전부증명서)가 30장이 넘게 나올 정도로 전환사채와 상황전환우선주에 대한 투자가 어마어마했다. 전의 법인에서 해당 내용을 본 적도 없고, 내가 회계 자격증을 취득할 때만 해도 이 두 개에 대한 개념이 시험에 등장하지도 않았기에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해서 일을 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만약 그때 이 책을 만났다면, 좀 더 부담 없이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해당 내용을 정확히 깨달았기에 다음에는 좀 더 편안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겠다 싶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앞에서 말한 재무제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회계 오류와 이슈들에 대해 한 번 더 집어주기 때문에 추후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나 타 회사의 재무제표를 마주했을 때 감추어두었던 이익(손실)의 문제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세상의 어느 지식이든 꾸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읽고 또 읽으며 내 것으로 만드는 것. 또한 잊히거나 새로 나온 지식을 업데이트해서 꾸준히 자신의 지식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내게 밥벌이인 회계가 그렇다. 이 책은 막 사업을 준비하는 개인사업자 뿐 아니라 영업이나 사업기획, 마케팅 업무를 하는 사람도 회사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