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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칠, 공부 - 드로잉이 재미있어지는 배색과 채색 가이드
수지(허수정) 지음 / 책밥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직도 그림 하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어린 시절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줄 알았지만, 중학교 미술시간에 자아성찰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똥손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나는 정말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 매년 사생대회가 있었는데, 늘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공원으로 갔다. 도화지에 나름 스케치를 열심히 했다. 이제 색만 잘 칠하면 그런대로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색을 칠하면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 유행했던 연하게 색칠하고 그 위에 포인트를 주면서 나무를 칠하는 방법을 슬쩍 보고 했는데... 같이 그림을 그린 친구는 상을 탔는데 말이다. 밑그림은 내가 더 나았는데 말이다.
피아노와 악기들을 오래 배우고, 나름의 음감도 있어서 두세 번 들으면 악보를 안 보고도 대략 건반을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소위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음악보다는 미술에 재능이 있는 게 실생활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인테리어는 물론, 아이들의 코디나 도시락을 싸주는 일에도 모두 미술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똥손인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그래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책을 읽고 배우고 나면 똥손에서 2%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 때문이었다.

서평을 쓸 때도 찍은 사진을 편집해야 하는 때가 많다. 내 경우는 보통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며 사진을 보정할 때 기본적으로 쓰는 기능은 자동 레벨 보정이다. 웬만한 경우에는 이 보정을 쓰면 그래도 색감이나 선명도가 어느 정도 보정이 된다. 하지만, 사진 자체가 어둡게 찍히거나 그림자 배경이 심한 경우는 자동이 아닌 내가 직접 손을 봐야 한다. 문제는 채도 명도 이런 용어 자체가 낯설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 책을 읽으면서 명도와 채도뿐 아니라 이웃 색, 배색 등의 용어를 통해 색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다.
어떤 그림을 마주할 때 왜 안정감이 드는지, 어떤 그림은 왜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이 있는지 등 다양한 미술의 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거리감과 명암을 표현하는 것이다. 미술에 재능이 있던 동생은 그림을 보면서 슥슥 빛과 그림자 부분을 잘 표현하는데, 솔직히 나는 빛의 방향이라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음악에 재능이 있다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손가락이 건반을 눌러 화음을 눌러 좀 더 풍부하게 표현하듯, 명암이나 색감도 재능이 있다면 표현하기 쉽겠다 싶긴 하다.) 결국은 외우는 방법뿐일까? 싶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색이 선명하고 진할수록 사물이 가까워 보이고, 흐리고 연할수록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뿐만 아니라 빛과 그림자를 표현할 때도 빛을 받는 쪽은 밝은색으로, 그림자는 좀 더 어두운색으로(단, 너무 튀지 않게 고유의 색의 이웃 색 안에서 표현하는 게 좋다.) 표현하면 된다.

사실 집에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가 없어서 실제로 그림을 직접 칠해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긴 하다. 책에 적혀있듯이 출판사 홈페이지(https://www.bookisbab.co.kr/down)의 자료실에 해당 자료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강점은 실제로 본인이 직접 드로잉과 채색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1,2장을 통해 기본 개념과 다양한 색을 활용한 드로잉을 봤다면, 3장을 통해서 직접 채색을 해볼 수 있다. 다양한 밑그림을 그려보고, 그에 맞는 색상을 선택해서 활용하면서 스스로 명도와 채도, 다양한 선과 색을 조절하고 사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색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통해 나만의 그림과 채색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따라서 해보면서 색감을 익히기도 좋을 것 같다. 실제 포토샵을 할 줄 몰라도, 책을 가이드 삼아 색을 활용하고 칠하는 법을 배울 수 있으니 꼭 활용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