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읽는 세계사 - 하트♥의 기원부터 우주로 띄운 러브 레터까지 1만 년 역사에 새겨진 기묘한 사랑의 흔적들 테마로 읽는 역사 10
에드워드 브룩 히칭 지음, 신솔잎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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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예민하고, 가장 오래된 감정 중 하나는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에 관한 역사가 담긴 이 책은 외설과 예술의 어딘가에 있는 세계사 속의 다양한 예술작품과 유물 속의 사랑의 모습을 모아둔 책이다. 책의 첫 장부터 민망한 작품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19금보다 더 진한 작품이 기원전 9,000년 경에 이미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다양한 모습으로 남겨둔 것일 뿐이다. 책을 읽으며 마주하게 되는 여러 문명과 나라의 사랑에 관한 모습들은 어떤 면에서는 현대보다 더 현재 같고, 더 선명해 보인다. 


 네안데르탈인의 유해 13구에서 찾은 연구 내용을 보니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의 사랑의 증거(?)가 등장한다. 네안데르탈인이 가지고 있던 미생물이 호모 사피엔스에게로 옮겨 간 사실이 바로 입맞춤 등의 성적 행위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 낸 것이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사랑에 관한 작품은 연인의 입맞춤을 그린아인 사크리 연인상이다. 기원전 9,000년 나투프 문화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두 연인이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조각상이다. 


 문화 별로 사랑을 그리는 모습들은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상당히 과장되어 표현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남성의 남근을 유난히 크고 굵게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일종의 과시욕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한 나라나 한 문화에서만 아니라 많은 문화에서 비슷한 형태가 여럿 드러난다.


 생각보다 잔인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남편 앞에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혀를 뚫어 제사용 그릇에 피를 받는 장면이 조각된 린텔은 실제로 그런 의식을 행했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린텔은 왕이 왕비에게 애정을 담아 지어준 공간에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장엔 코코아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결혼식에 참여한 하객들과 함께 초콜릿을 마시는 초콜라흐라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달콤한 사랑을 이렇게 표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코코아는 당시 아스테카 사회에서 결혼 지참금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물론 책 안에 등장하는 사랑의 모습이 하나같이 적나라하고 민망한 것은 아니다. 배에서 오래 생활하는 고래잡이배 선원들이 자신의 가족을 새기고 고향의 풍경을 그렸던 스크림 쇼(밤에 남는 시간에 스크림 쇼를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서 가족에게 선물했다니 멋지다.)나 호주의 수형자들이 호주의 식민지로 추방을 당하면서 자신을 추억할 만한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동전에 무언가를 새겨서 주었다는 사실도 책을 통해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사랑은 역시 마음속에 간직하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고 간다. 사랑의 모습과 표현은 달랐지만, 조형물과 조각상, 그림과 동전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간직하고 싶었던 사랑의 모습이 지금까지 전해졌기에 이 책을 통해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꽤 흥미롭고, 때론 노골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가득 담긴 사랑으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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