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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지명이 생겼대요 - 읽다 보면 사회 상식이 저절로 ㅣ 그래서 이런 OO이 생겼대요 시리즈
우리누리 지음, 이경석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실 이 책은 아이도 아이지만, 내가 더 궁금했던 책이었다. 이름을 다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역의 이름들이 있지만, 그 지명이 왜 그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알고 보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사회 상식도 넓힐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니고 만났던 곳에 이런 유례가 있었구나!를 알고 보니, 왠지 그곳이 특별하게 보이기도 한다.
마치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 의미가 생긴 것처럼, 책을 통해 만나게 된 지명은 이제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내 뇌리에 박혀 책의 내용이 떠오를 것 같다.
책 안에 등장하는 지명들은 우리나라와 외국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도 지역별로 3장으로 나누어서 지명을 설명하고 있다. 아무래도 서울에 있는 이름들이 가장 많은 장을 차지할 수밖에 없나 보다. 개인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지명들(압구정, 낙성대, 절두산 등)도 있었지만, 책을 통해 그 뜻을 새롭게 알게 된 곳들도 상당했다.
요즘 연달아 읽고 있는 책의 주인공이 연산군이어서 그런지, 연산군과 관련된 지명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그곳은 회기다. 회기 하면 그동안 떠올랐던 것은 경희대였다. 다른 지명들은 그래도 제목에 쓰인 설명만 읽어도 "오!" 하고 바로 이해가 되었는데, 회기는 제목을 읽어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회기는 원래 연산군의 어머니인 폐비 윤 씨의 묘가 있던 곳이란다.
폐비 윤 씨가 폐비가 되고 사사되기까지에 얽힌 사연은 아마 많이 알려져 있을 텐데, 그래도 일말의 애정이 남아있어서였는지 남편인 성종은 폐비 윤 씨의 마지막 청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그녀의 소원은 건원릉 가는 길목에 자신의 묘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건원릉은 경기도 구리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무덤인데, 그녀는 왜 이런 소원을 이야기했던 것일까?
자신의 아들인 연산군이 왕이 되어 할아버지인 태조 이성계의 능에 갈 때, 죽어서라도 아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있었던 것이다. 후에 왕이 된 연산군은 자신의 어머니의 묘를 품을 회(懷)를 써서 회묘라 불렀고, 회묘동이라는 이름이 회기동으로 바뀌어서 현재의 회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드렸던 제단 선농동이 있던 곳인 제기동, 그 유명한 장수의 아이콘 삼천갑자 동방삭을 잡기 위해 저승사자가 꾀를 내었다는 탄천, 궁예가 한탄하며 자신의 처지를 슬퍼했던 곳이라는 뜻을 가진 한탄강은 6.25전쟁 때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을 겹겹이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또 부산하면 떠오르는 곳 해운대! 가 신라의 학자 최치원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해운대의 해운이 바로 최치원의 아명이었다고 한다. 바다 구름이라는 뜻인데, 최치원의 바다와 동백 섬을 바라보면서 남쪽 암벽에 해운대라고 새겼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러고 보면, 어디를 가나 자기 이름을 써놓으며 흔적을 남기는 버릇은 신라시대에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의 지명 속에도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다. 사회 상식으로 가지고 있어도 좋지만, 아이스브레이킹으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책 속에 나오는 지역을 가게 된다면, 이 지명의 뜻을 통해 말고를 트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