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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잘 노는 아이가 꿈을 이룬다
강인숙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결국,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아이의 한 걸음 한걸음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는 일,
그리고 때로는 넘어질 기회를 주는 것 또한 사랑이다.
터울이 큰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꽤 오랜 기간을 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했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것이 조금은 수월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매일매일 아이들과 얼굴을 붉히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매일이 전쟁이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육아서의 도움을 받지만, 작심삼일 일 때가 많다. 육아서를 읽을 때마다 반성 모드 겸 좀 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엄마가 되기로 다짐하지만, 솔직히 화 앞에서 도로 아미타불이 될 때가 많다.
물론 육아서는 문제가 없다. 깨달은 바를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내 문제니 말이다. 한동안 자괴감이 들어서 육아서를 피할 때도 있었다. 뻔한 얘기나 자기 잘난 맛이 담겨있는 육아서를 읽으며 우울감이 더 심해진 때도 있었다. 물론 내 낮은 자존감 덕분일 테지만, 그럼에도 괴로운 건 어쩔 수 없다.
솔직히 이 책은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더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유치원에서 30년을 일하고 있는 저자는 터울 큰 아이 3명을 키우는 워킹맘이다. 우리 아이들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이해시킨다는 것이다. 같은 말인데도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모습이나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역시 선생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를 느낀다. 그랬기에 30년 경력의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문구를 봤을 때 나와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용기 아닌 용기(?)를 받은 부분이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침 준비와 아이들 등교 준비를 해 놓고 정작 빈속으로 출근하는 며느리를 보고 시어머니의 한마디에 서러웠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지금이야 그 말에 숨겨진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고 하지만(나는 아무리 읽어도 그 숨겨진 의미를 깨닫지 못하겠다.), 공감이 확 되었다.

책의 전반부에는 육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이의 성향에 따른 육아 방법이나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의 부모가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 특히 2장에 담겨있는 부분은 내가 평소에 궁금해하고, 한편으로 아이를 다그치게 되는 예민한(?) 내용이었는데, 그를 통해 다시금 엄마의 모습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후반부에 비로소 놀이에 관한 내용이 등장한다. 물론 이 책은 놀이책도 아니고, 놀이법을 설명해 주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육아서다. 그렇기에 놀이의 방법이나 활용법보다는 이런 놀이가 있고, 이런 놀이를 했을 때 발생하는 상황들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어 부모가 이 상황에서 아이들이 이렇게 반응했을 때 어떻게 이끌어가주면 좋을지를 교육학의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실제 아이와의 대화가 중간중간 등장하기 때문에 좀 더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이해가 잘 되었던 것 같다.
사실 부모가 되니 기왕이면 학습과 연계된 놀이를 찾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놀이가 아닌 학습에 포커스가 맞추어지게 되고, 놀이를 가장한 학습을 하게 될 때가 많다. 당연히 아이는 처음에는 모르다가 나중에는 속았다! 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꼭 놀이 시간에 부모가 원하는 학습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아이가 즐거워한다면 그것으로 되었다는 내려놓는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 (물론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그 안에서 하나라도 배우게 된다는 사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아이들과 놀이를 한다는 미명하에, 가끔은 안 좋게 끝났던 상황들이 떠올라서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이런 반응이 나왔을 때 어떻게 이끌어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꼭 활용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