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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기술 - 나이 들수록 지혜, 행복, 가족, 관계, 내면이 충만해지는
이호선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방송가에서 상담으로 핫한 인물 중 한 명이 저자가 아닐까 싶다. 저자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기사를 통해 이름은 익숙하게 알고 있었다. 매운맛 상담을 하는 걸로 들어왔던 저자인지라, 책의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사실 마흔의 고개를 넘어선 지 오래지 않았지만, 마흔이 들어가는 책을 일부러 찾아서 읽고 싶지 않았다. 스무 살, 서른 살을 지내면서 일부러 이 숫자가 들어가는 책만 찾아서 읽었는데 솔직히 효과를 못 봤다는 이유 때문이다. 근데 또 일부러 찾아서 읽진 않지만, 한 번씩 읽을 기회가 오긴 하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그랬다.
매운맛을 기대(?) 하고 읽었던 첫 장에서 묘한 위로를 받았다. 마흔이 되면 흔들리지 않고, 인간관계가 좀 편안해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여전히 나는 말 한마디에도 갈대처럼 마구 흔들린다. 다행이라면(?)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마흔은 완성되는 나이가 아닌 조금씩 대처 방안을 깨닫고 극복해가는 나이라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MZ 세대가 80년 생부터라고 하는데, 베이비부머 세대를 부모로 둔 80년대 태어난 M 세대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의식을 하고 살아온 시간들이 있기에 그 시선은 강박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M 세대는 특히 자본에 대한 강박이 있고, 수능시험과 내신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세대의 시작이었기에 완벽주의 성향을 띠기도 했다. 하지만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볼 때, 모든 것이 완벽하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책 안에는 마흔의 시간을 지나 인생의 숲을 헤쳐나가기 위한 50대 선배(?)의 찐 경험에서 나온 조언들이 등장한다. 여전히 작은 말에도 흔들리는 마흔의 멘탈 부여잡기, 이래저래 무너지는 마음 다잡기, 행동과 습관 바로잡기, 인간관계 세우기 그리고 품격 갖기가 바로 그것이다.
요즘 제일 고민인 게 가족과의 관계다. 아이들에게나 남편에게 가시 돋친 말이 아무렇지 않게 나온다. 이게 아닌데 싶지만, 이미 내 잎에서 말이 나온 후다. 남에게는 절대 하지 않을 말을 가족들에게는 거침없이 내뱉는다. 가족이니까 이해하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다. 말도 한번 거칠어지기 시작하면, 다음번에는 그 이상의 말을 쏟아붓게 된다. 그렇기에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간다. 가족이기에 오히려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말이 분노 버튼인 지를 알고 있으니 말이다. 알면서 폭탄을 터뜨릴 필요는 없다. 그건 미친 짓이니 말이다. 분노 버튼 대신 안심 버튼을 눌러주도록 하자. 그리고 행복한 가정에는 말을 조심하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내 말투가 가정의 행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다.
그 밖에도 도파민 분비를 위해 했던 모든 행동들을 자중해 보고,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켜보라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요즘 사용하는 걷기 앱에서 포인트를 얻으려면 자연스럽게 게임을 해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전보다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었다. 하다 보면 빠르게 성취욕이 올라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고, 나를 보고 아이들도 같이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덕분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까지 생겼다. 마흔의 기술에 왜 갑자기 게임 이야기가 등장한 걸까? 내 기분을 업 시키기 위한 행동들(자극적인 음식 먹기, 게임이나 쇼츠 보기 등)은 하면 할수록 더 한 자극을 불러온다. 그렇다고 그런 행동들이 내 마음과 몸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이런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해 쇼츠와 게임을 끊고 일주일의 하루 정도는 금식을 해보라고 권유한다. 또 10분 정도 책을 읽고, 그중 한 문장을 외워보는 것도 좋다고 한다. 처음에는 쳐지는 것 같고 기분이 다운될 수 있는데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단다. 하지만 마흔의 내 삶을 바로 세우기 위한 시간이 될 수 있으니 꼭 실천해 보자.
마흔은 여전히 흔들리고, 갖추어지지 않은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이 마흔을 잘 보내고 나면 어느 순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오늘도 꾸준히 열심히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