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모링가 1 - 뱅커스 뱅크와 사라진 마지막 층
제이롬 지음 / 제이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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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은 자들이 빛을 밝히는 도시, 일명 그림자 시장에는 검은 눈동자의 이름 없는 모링가들이 산다. 눈동자의 색에 따라 사회적 계층과 거주지가 나뉘는데, 플라밍고, 메리골드, 아발론, 이름 없는 모링가로 나뉜다. 플라밍고는 핏빛 붉은색 눈동자를 가졌고 노동의 대가로 붉은 다이아몬드를 받는다. 메리골드는 금색 눈동자로 금괴를, 아발론은 은빛 눈동자로 은구슬을, 모링가는 검은 눈동자로 검은 유리 동전을 받는다. 네 계급 중 가장 가치가 낮은 그룹은 바로 이름 없는 모링가인데, 그들이 거주하는 겨울바다 안에서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메리골드 엄마와 모링가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에밀레는 검은 눈동자를 가져서 엄마로부터 어려서부터 학대를 받고 자랐다. 유리 동전을 만드는 공장을 하던 아버지는 파산 이후 자살을 했고, 엄마와 둘이 사는 에밀레에게 남은 유일한 길은 평생 단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그림자 시장의 꼭대기에 위치한 여름바다의 뱅커스 뱅크의 직원인 포 시그마 되는 시험(모노센더) 뿐이다. 이 시험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지는데, 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사람은 겨울바다 시민들이다. 하지만 4년에 한 번 치러지고, 단 한 명만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무척 높다.


  에밀레는 사실 책만 보면 토할 임에도, 엄마의 협박과 강요에 의해 억지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다행히 에밀레의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금빛 눈동자를 가진 뤼오가 에밀레에 집으로 온다. 뤼오의 아버지와 에밀레의 어머니가 재혼을 했기 때문이다. 뤼오의 아버지는 전신마비가 된 학자인데, 어떤 사유로 둘이 결혼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에밀레의 어머니는 4년 후 뤼오의 눈을 뽑아 딸 에밀레에게 이식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에밀레가 모노센더에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다. 


 하지만 첫날부터 에밀레를 향해 호감을 보이는 뤼오를 보는 순간, 에밀레는 어머니의 계획에 동조할 수 없었다. 문제는 뤼오의 모노센더 모의고사 성적이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문제의 오류까지 파악하고 이야기할 정도라는 사실이다. 졸지에 경쟁자를 집안에 들인 꼴이 된 것이다.  엄마와 심각한 마찰이 있던 날, 집 안에서 큰 사고가 일어난다. 에밀레가 정신을 차렸을 때, 집안은 피투성이였고, 에밀레를 대신해 뤼오는 한 쪽 귀를 잃고 만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사건을 집안일이라는 이유로 덮으려고 한다. 그날 이후 에밀레는 뤼오와 한층 가까워진다. 4년 전 마지막 층에서 낙방하고, 이제 마지막 기회가 된 모노센더. 뤼오는 응원과 함께 유리 지폐 핍스를 에밀레에게 건네며 명제를 다시 한번 이야기한다. 


역으로 성립하는 명제보다 단단한 것은 없지.


이번에도 마지막 층에 올라온 에밀레. 마지막 문제만 풀면 그렇게 염원하던 포 시그마가 될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마지막 층의 경쟁자는 다름 아닌 뤼오였다. 그리고 뤼오는 에밀레를 비웃으며 포 시그마의 자리를 차지한다. 에밀레와 엄마가 계획했던 눈 이식수술까지 이미 알고 있던 뤼오는 냉소를 띤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포 시그마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날 이후 엄마의 종용으로 눈 이식수술을 받은 에밀레. 연일 포 시그마 실종사건이 뉴스에 오르는 가운데, 에밀레 앞으로 한 통의 붉은 봉투가 도착한다. 모노센더의 예비합격자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날 전해진 뉴스에서는 한쪽 귀가 사라진 포 시그마의 그림자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판타지 같은 느낌에 한참을 빠져들어서 읽다 보니 마지막 장에 이르렀다. 책을 읽으며 궁금한 것 투성이다. 한쪽 귀를 잃은 포 시그마는 정말 뤼오가 맞을까? 에밀레는 포 시그마가 되어 어떤 활약을 펼칠까?  빈 액자의 비밀과 이상한 새 울음소리는 누구일까?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증이 커져간다. 


 우리와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 담긴 더 많이 가지고자 하는 탐욕과 그를 의미하는 괴물(?)의 모습이 의미심장하다. 바닥에서 꼭대기로의 신분 상승을 꿈꾸며 젊음을 그곳에 바치는 모링가들의 사투와 살해되기 직전의 가정폭력을 알면서도 방관하고 넘어가는 사람들, 원하는 자리에 오르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거라는 착각들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다시 등장한 한 사람. 과연 2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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