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까지 다섯 걸음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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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의 뜻이 궁금했다. 종말까지 다섯 걸음이라... 그동안 내가 만난 장강명 작가의 작품들이 사회파 소설에 가까운 작품들이었어서 이 소설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장강명 작가가 SF 소설을 좋아했고, SF 소설도 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조만간 찾아봐야겠다.) 


 짧은 소설이라는 이름처럼 책의 두께도 얇은 편이다. 200여 페이지 분량인데, 글씨 폰트도 작지 않다. 작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8페이지(4장) 분량이면 끝나는 소설들도 있다. 소설 한 편이 8페이지라니... 짧은 소설이 맞다. 물론 그보다 더 짧은 소설도 만나보긴 했지만 말이다. 






종말 뒤에 다섯 걸음은 책 안의 소주제들을 말한다. 그 5개의 주제는 부정, 절망, 타협, 수용, 사랑이다. 근데 이 5개의 단어가 왠지 익숙하다. 부정, 절망, 타협, 수용... 죽음의 5단계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중간에 분노 대신 마지막에 사랑이 들어간 게 차이점이라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제목에 대놓고 종말이 등장한 이유는, 5개의 소주제의 첫 번째 작품들 때문이다. 각 작품들은 이어진다. 종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을 하면서 졸지에 지구에는 종말이 도래한다. 모든 것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에서 인간의 존속을 위해 우주선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5천 명으로 한정된다. 그 5천 명을 뽑는 기준은 바로 제비뽑기다. 책의 각 장에는 바로 이 종말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조금씩 진전되면서 등장한다. 과연 남은 인류는 제비뽑기를 수용했을까? 왜 내가 뽑히지 않았냐고 화를 내지 않았을까? 종말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지기에 죽음의 5단계 속에서 이야기가 그려지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내용은 아주 다양하다. 동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도 더러 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 은혜 갚은 까치다. 한 번도 남편을 잃은 구렁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니 놀랍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미 까치의 새끼들이다. 어찌 보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새끼 까치들에게 어미가 할 행동이 종말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또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마지막에 몰린 인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까? 과연 내가 그 상황이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떠올리며 읽으면 좀 더 리얼한 종말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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