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수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윤시안 옮김 / 리드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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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추리소설의 맛을 들였던 작품이 밀실 살인에 관한 추리소설이었다. 흥미로웠지만, 밀실 살인은 뻔한 트릭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많기 때문에 몰입도는 크지만 긴장감은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밀실 살인 특유의 매력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모든 것이 막혀있는 상황에서의 사건은 범인을 특정하기도, 사건을 추리해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밀실 살인 트릭 중 하나가 풀려나가면 다른 것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풀린다는 사실이 흥미를 자아낸다. 물론, 이것도 추리력이 만랩인 경우나 가능하긴 하다. 


 사실 밀실 살인은 범인을 특정하는 게 쉬우면서도 어렵다. 해당 사건 안에 있었던 인물들 중 하나가 범인인 경우가 많고, 또 그중 하나가 추리 탐정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어떻냐에 따라 그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 총 5편의 밀실 살인이 담겨있는 이 책은 단편소설로 보일 정도로 겉으로 보기에는 접점이 없다.  각 작품의 제목 아래에 연도가 등장하는데, 상당한 시간의 차이가 있다. 첫 작품이 1937년이고, 마지막 작품이 2001년이니 그 사이의 64년의 갭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아무 접점이 없어 보이는 작품을 읽기 시작할 때다.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읽으면서, 뭔가 찜찜함이 남는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나 장소 등이 드러나고 나서야 아!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트릭은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뜬금없이 나타났다가 바람처럼 살아진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탐정은 스스로를 밀실 수집가라고 부른다. 경찰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여학생 등 사건을 해결하려는 무리들이 있지만, 사건은 쉽게 답을 드러내지 않는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밀실 수집가가 등장한다. 사건과 관련된 수사관들이 어디 있는지 안다는 것 자체도 놀라운데, 사건을 들으면 얼마 안 되어 사건의 범인은 물론 어떤 트릭을 사용했는 지도 아무렇지 않게 풀어낸다. 


밀실 살인이라는 사실 외에는 큰 접점이 없음에도, 너무 쉽게 사건을 풀어내는 밀실 수집가가 등장했다 사라지면 사건을 곧바로 해결된다. 고구마를 먹을 새도 없이 그냥 벌컥벌컥 사이다를 마시는 격이다. 덕분에 답답할 새는 없지만, 사건을 곱씹고 나름의 추리력을 동원할 새도 없다. 


  음악실에서 음악교사인 기미즈카가 총에 맞아 사망한다. 피 튀기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여학생 아유타 지즈루는 놓고 온 책을 가지러 갔다가 우연히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평소 학생들에게 정확성만을 강조했던 기미즈카는 지즈루를 비롯한 다른 학생들에게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터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총격에 지즈루는 급하게 숙직 교사를 찾고, 숙직 교사인  하시즈메와 소사인 도지마와 함께 다시 음악실로 향한다. 문제는 음악실의 문이 잠겨있었다는 것이다. 손잡이 어디에도 범인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음악실 열쇠는 경비실 밖에 없었다. 물론 경비실을 지키던 소사 도지마와 교사 하시즈메 역시 알리바이가 있었다. 사건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둘을 찾아온 밀실 수집가는 우선 범인이 이들을 속이기 위해 벌인 트릭을 설명한다.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자, 비로소 범인이 드러난다. 



 책에 등장하는 각 사건마다 범인이 노린 트릭들이 있다. 범인의 속임수를 그대로 인정하고 수사를 하다 보니, 사건이 해결될 낌새가 없었던 것인데 그런 트릭을 제대로 집어내며 사건의 원래 모습을 설명하는 밀실 수집가 덕분에 사건은 어려움 없이 해결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즈루의 손녀가 경찰이 된 상황에서,  또 사건이 일어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접점도 흥미로웠지만, 드라큘라인 건지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30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밀실 수집가의 모습은 누가 추리해 줄 것인가? 그의 정체가 끝까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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