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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아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 세계적 재정 전문가 아빠와 딸이 함께 쓴 8가지 자립 습관
데이브 램지.레이첼 크루즈 지음, 이주만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런 까닭에 나 역시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봉투를 이용해 소비하는 법을 가르치라고 권했다.
돈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가르치면 성인이 되어 온갖 빚에 허덕일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유치원 때부터 저축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극히 타의에 의해서였지만 말이다. 일주일 중 하루는 저축을 하는 날이었다. 당시는 돈의 개념을 잘 몰랐었는데, 엄마가 유치원 가방에 넣어주는 통장과 돈을 전달하면, 통장에 돈을 넣어주었다. 내가 은행과 저금을 인지했던 때는 초등학생이 되어서다. 일주일에 한번 동네에 새마을금고에서 학교에 와서 통장 처리를 해주었다. 당시는 큰돈은 아니고 부모님이 주시는 동전들과 지폐 몇 개를 잘 모아서 얇고 길쭉한 통장을 들고 쉬는 시간에 줄을 서서 저금을 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 처음으로 내 손으로 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세뱃돈으로 받는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서 저금을 했다. 당시는 이율이 꽤 높았던 것 같다. 얼마 안 되는 돈을 저금하고 숫자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참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 습관이 지금의 소비습관을 만들어 준 것 같다. 책을 읽고 보니 나는 지극히 저축형 인간이었던 것 같다. 돈을 쓰는 것보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기왕이면 숫자를 딱 맞추는 것을 좋아해서 조금 더 큰 금액을 저금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을 보는 게 쓰는 것보다 더 즐거웠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되었는데, 신용카드를 만든 지 오래되지 않았다.(물론 지금도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재테크에 대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적금을 들고 만기가 되는 것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어릴 때야 부모가 자산과 재정관리를 해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경제에 대한 개념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아이들 시야에서 경제가 무엇인 지, 저축과 소비에 대한 실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가정에서 직접 삶으로 보여주는 부모의 교육이 무엇보다 큰 효과를 내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버지와 딸이 함께 쓴 경제습관에 관한 실제적인 책이다. 재정전문가인 아빠 데이브 램지 역시 과거에 파산에 이를 정도로 힘든 경험을 했고, 그 이후 자녀들에게 재정관리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가 스스로 재정관리의 습관을 가지게 하기 위해 부모가 하는 행동들을 볼 때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집안일 등을 해서 직접 번 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자기 스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맡겨두는 것은 물론 자녀의 실수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에는 누구보다 부모의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 나 역시 저축형 인간이다 보니, 아이의 소비습관에 관해 첨삭을 많이 하는 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매주 천 원의 용돈을 주고 있는데, 한참 관심이 많은 아이돌 포카를 몇 주치 용돈을 모아 덥석 사는 모습을 후에 목격하고 잔소리를 참 많이 했다. 내 안에는 소비는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어서였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소비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주입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 스스로 경험해 보는 것에 중요함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실패도 아이에게는 경험이 된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버릇을 가지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경험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잃게 된다. 그런 경험을 놓치게 되면 훗날 성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될 수 있단다. 그렇기에 실패한 경험이라도 아이가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자녀와 함께 시간을 내어 책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부모와 자녀에 입장에서 함께 쓰인 책이기에 함께 읽으며 재정관리의 습관을 정해 보고,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가지면서 소비와 저축의 습관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