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25가지 경제사건들
강영운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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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사는 이름만큼이나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좋아하지만, 가까이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한 번씩 깨닫게 된다.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해도, 복잡다단하고 헷갈리는 이야기에 가끔은 흥미를 잃을 때도 있다. 기왕이면 조금 더 흥미롭게 세계사를 접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체 개괄을 보기 보다, 소 주제를 중심으로 한 세계사 공부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주제는 그중에서도 "돈"(경제사)이다. 사실 인류가 이 땅에서 유효한 무언가를 가지기 시작하게 되면서 세계사의 모든 장이 시작되었는데 나 또한 공감한다. 소위 사유재산이 등장하면서 계급도, 법도, 가족관계와 국가, 저장 시스템과 화폐 등도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책 안에는 생존, 역설, 거물, 거품, 음식의 5가지의 큰 주제 안에서 발전한 세계사가 등장한다. 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첫 장부터 놀랄만한 은행의 역사가 등장한다. 은행은 당연히 돈놀이와 같은 고리대금이나 상인들(뱅크의 어원을 과거에 마주했는데, 상인들의 탁자를 일컫는 말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할 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기사단이 등장한다. 기사단과 은행이라니...? 우선 여기서의 기사단은 바로 "성전 기사단"을 말한다. 중세 유럽에 성지순례를 위해 예루살렘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여러 위협을 마주하면서 돈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고 비참하게 객사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결국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사단이 조직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성지인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해 십자군이 만들어지게 된다. 예루살렘을 되찾게 된 1099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사단은 이들을 보호하는 목적에서 수표와 같은 증서를 발행하기 시작한다. 유럽 기사단 본부에 돈을 맡긴 순례자가 성지에서 그 증서를 제시하면 기사단 본부에서 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와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세기의 천재인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도 당한 사기의 전말에는 페이퍼컴퍼니라 할 수 있는 남해회사가 있었다. 큰 사기로 많은 돈을 잃은 뉴턴은 이일을 겪은 후 "중력은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었다."라는 실의에 찬 말을 남기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영국이 이 일을 계기로 세계적인 금융강국으로 거듭났다는 사실이다. 책 안에는 명예혁명이 등장하는데, 이 명예혁명이 바로 금융혁명으로 불린다는 사실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네덜란드로부터 선진의 금융을 복사한 영국은 증권거래소는 물론 옵션 투자 방식도 배워서 자국에 뿌리를 내린다. 이에서 더 큰 욕심을 가지게 된 영국은 프랑스의 미시시피 회사의 복제판인 남해회사를 등장시키는데, 남해회사는 남아메리카 지역의 무역 독점권을 보유한 조직으로 영국의 국채 보유자들에게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그동안 쌓인 빛을 떨어버릴 기회이자, 시민들 입장에서는 돈이 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기회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남해회사는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깡통회사였다. 주식을 끌어올리는 데만 관심이 있던 회사의 대표 존 블런트는 결국 수요 폭증을 통해 많은 돈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거품이었다. 여기에 정치인들까지 숟가락을 얹다 보니 주식은 더욱 폭등했고 결국 실체가 드러나면서 주식은 곤두박질치게 된다. 결국 전 재산을 날리고 칼부림이 일어나는 정도까지 이르게 된다. 당시 영국 조폐공사 사장이던 뉴턴도 전 재산을 날리게 된다. 하지만 영국의 재무부 장관 로버트 월폴 덕분에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을 활용해 끔찍한 상황을 겨우 수습할 수 있었다.


 책에 등장하는 돈과 관련된 세계 곳곳의 역사는 하나같이 놀랍고 흥미롭다.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등장하거나, 결국 그 결과가 또 다른 상황으로 이어지는 등 세계사 속의 돈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마주할 수 있었다. 결국 무언가를 예상하고 벌인 일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그 상황을 예상치 못한 인물이나 단체가 수습하기도 한다. 이게 바로 역사의 흥미로운 점이 아닌가 싶다. 한편으로 이런 역사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탐욕은 결국 탐욕으로 망하게 되어있다는 사실. 과한 욕심은 결국 엄청난 실패의 쓰나미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경제사를 통해 마주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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