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소담 클래식 5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지음, 안영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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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서고 걷는 것, 말하고 읽는 것 등을 배운다.

하지만 누구도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사랑이란 우리의 생명과 같아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우리 존재의 밑바탕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을 읽었다. 꾸준히 읽어오는 소담 클래식 5번째 책이 바로 독일인의 사랑이었다. 제목은 들어봤지만, 별도의 단행본이었으면 언제 읽었을지 모르겠다. 시리즈의 경우 한번 읽기 시작하면 꾸준히 읽는 성격이기에 소담 클래식의 도움을 받아서 독일인의 사랑을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의 시리즈 중에서 제일 얇은 170여 페이지기에 금방 읽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중간중간 독일어 원문도 나오는데 말이다. (독일어를 배우긴 했지만... 읽기만 할 뿐 내용은 어차피 번역된 게 있어서 패스!) 시처럼 생각될 정도로 예쁜 문장들이나 정말 멋진 문장들이 많이 등장하기에 우와!!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하고 멈추긴 했지만... 제목부터 노잼의 냄새(?)가 나긴했다. 독일이라는 이미지가 프랑스보다 더 딱딱하고 정직하기에 노잼 이미지가 있는데... 제목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어린 시절부터 보통의 아이들보다 자신의 감정 표현이 적극적인 나는 아버지와 함께 후작의 성에 초대를 받는다. 소년의 집 가까이에는 교회보다 더 높고 우중충한 건물에 많은 종탑들이 있는 건물이 한 채 있었다. 희고 푸른색 깃발이 펄럭이고, 양 편에는 기마병 두 사람이 항상 보초를 서고 있는 건물이었다. 바로 후작의 성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후작의 성에 간 나는 아름다운 후작부인을 보고 달려가 부인의 목에 매달려 어머니에게 하듯 키스를 한다.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아버지는 화를 내며 다시는 데려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나는 후작의 성에 종종 가게 되었고, 후작의 아이들과 같이 놀 기회가 생겼다. 때론 비싼 장난감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놀기도 한다. 하루는 금으로 만든 뱀을 가지고 나온 나에게, 한 부인이 그 뱀을 가질 수 있다면 자신의 남편이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을 거라는 말에 뱀을 주고 집으로 뛰어온다. 하지만 팔찌를 훔쳤다는 이유로 부인은 잡혀오고, 전후 사정을 이야기한 후 부인의 누명을 벗겨졌지만 그날 이후로 어떤 물건이든 꼭 후작 부인에게 보여주고 가지고 올 수 있게 되었다.


 후작의 자녀 중에는 마리아라는 이름의 공녀가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늘 침대에 누워있었다. 마리아의 생일날 아침 견신례를 받은 후 함께 놀던 아이들을 불렀다. 그리고 마치 유언처럼 5개의 자신의 반지를 빼서 동생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이 반지가 작아져 새끼손가락에 끼워질 때까지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는 말을 전한다. 4명의 동생들에게 차례대로 반지를 나눠준 후, 마리아는 마지막 남은 반지를 나에게 준다. 하지만 나는 반지를 받는 대신 그녀의 희생을 떠올리며 마리아가 반지를 끼고 있도록 종용하며 한 마디를 남긴다.


"이 반지를 내게 주고 싶거든 네가 그대로 갖고 있어.

네 것은 다 내 것이니까"


 시간이 흐르고 후작 사망 후, 후작 자리는 소년과 같이 놀던 공자에게 물려진다. 함께 놀던 공자가 후작이 된 후, 이들은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 오래 아팠던 마리아의 소식이 궁금하던 어느 날, 마리아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렇게 둘은 다시 만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마리아를 찾아가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둘은 마음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몸이 약한 마리아를 걱정하는 의사는 마리아의 건강을 위해 나와의 만남을 막는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 중에는 독일 신학에 대한 내용도 등장한다. 아무래도 몸이 아파서 누구보다 죽음을 자주 생각하는 마리아이기에, 이들의 대화는 또래보다 생과 사에 대한 깊이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리아와의 대화를 통해 이들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리아의 몸이 너무 약했기 때문이다. 


 마리아와 나는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만큼이나 사랑의 깊이가 더해진다. 그리고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돌아온 날, 마리아는 세상을 떠나기 전 나에게 한 통의 편지를 남긴다. 그녀의 편지 속 한 줄이 꽤 깊은 감동을 주었다. 마리아 역시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고,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진하게 다가온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마치 에세이처럼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격정적이지 않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던 것 같다. 막스 뮐러가 남긴 단 한편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덕분에 플라토닉 한 사랑의 정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뭔가 격정적인 사랑은 금방 식고 만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깊은 마음은 이들의 이야기를 읽은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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