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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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내 마음은 미처 몰랐다. 

뭔가가 산산이 깨지고 나면, 그 조각을 이어붙인 금은 영원히 남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다시 깨지기 쉽다는 사실도.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책을 읽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 과거의 경험이 하나 둘 떠오르면서, 화가 나기도 했고 울컥하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책 속 마고와 비슷한 경험을 나 또한 했기 때문이다.


나보다 일찍 결혼을 한 친구가 있었다. 결혼 전에도 주변 언니들과 친구들의 아기를 전담으로 볼 정도로 아기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출산을 몇 달 앞둔 날, 친구가 사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해진 비보 앞에서 어떤 말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내가 임신을 했다. 친구를 대하기가 조심스러웠다. 하필 친구를 산부인과에서 만났다. 조심스럽게 다시 임신을 준비한다는 친구의 말에 어떤 투정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친구의 경험이 임신을 한 지인들 사이에서 불안으로 다가왔다. 아이가 조금만 움직이지 않아도 걱정이 되고,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다행히 친구는 이후 두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시대가 아무리 달라지고,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해도 자리를 떠나는 예비 엄마들은 불안하다. 언제 내 자치를 치울지, 복직은 할 수 있을지, 혹시 후임 혹은 내 자리를 대체해 줄 누군가가 들어온다 해도 과연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을지에 고민과 우울증이 깊어진다. 큰 아이를 낳고는 대체근무자를 뽑지 않고 사장에게 인수인계(후에는 그 일을 사장이 부장과 다른 직원들에게 나눠서 넘겼다. 덕분에 남은 직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를 받았고, 결국 나는 본사로 복직을 못하고 지점의 캐셔 자리로 복직을 했다. 


유명 패션잡지사 오트(HEAUTE)의 에디터 마고는 임신을 했다. 학창 시절부터 절친인 위니는 조만간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학창 시절부터 위니로부터 많은 것을 공급받았던(경험, 위로, 조언 등) 마고이기에, 자신보다 몇 달 앞서 출산할 위니로부터 이번에도 육아지식을 얻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마고가 처음 태동을 느낀 날, 위니는 출산을 했다. 잭이라는 이름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잭은 태어나서 몇 시간 안 돼서 세상을 떠난다. 누구보다 아이를 기다리고, 준비했던 위니와 위니의 남편 찰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마고와 남편 닉도 고민이 되었다. 위니에게 보낸 문자에 답도 없었고, 위니가 걱정되어 마고는 전전긍긍했다. 


한편, 육아휴직을 가게 될 마고는 자신의 후임으로 에디터 역할을 할 사람으로 메기를 추천한다.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고 자기 역할을 잘 해주지만, 마고를 밀어내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다. 다행히 편집장 에밀리 모팻(모프)은 마고가 추천한 메기를 뽑기로 한다. 마고의 예상과 달리 메기는 첫 번째 기사부터 모프의 인정을 받는다. 그리고 서서히 마고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딸 라일라를 출산하고 나서 마고는 더 불안을 느낀다. 과연 자신이 다시 에디터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안해한다. 


그 와중에 위니와 마고 사이의 학창 시절 비밀이자 사고를 당했던 친구 헬렌인 것 같은 사람이 마고의 SNS에 댓글을 달고, 메기가 쓴 기사에 악의적으로 마고를 괴롭히고 공격하는 댓글을 작성하기 시작하는데...


마고와 위니 그리고 메기... 그녀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도대체 누가 벌인 짓일까? 찰스의 친구와 사귀기 시작한 메기가 위니로부터 정보를 빼 낸 것일까? 아님 아들을 잃고 상처받은 위니의 짓일까? 


친구와 복직 앞에서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마고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같은 감정을 느꼈다. 아마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육아휴직을 가게 된 사람이라면 느낄 수밖에 없는 불안함이 책 안에 너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위니와 이미 과거에도 꽤 오랜 시간 앙숙처럼 지낸 경험이 있던 터라, 아이를 잃은 위니가 혹시나 자신에게 해코지라도 할까 봐 불안한 마음 역시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물론 예상치 못한 반전 앞에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럼에도 모든 상황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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