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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내공 100
김선미 지음 / 온포인트 / 2023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결국 공부도 경험이다.
도통 모르겠고 안 풀리는 지문, 문제를 마주하고 어떻게든 혼자 끙끙대다 끝내 풀어내고야 만 경험,
이 '긍정의 경험' '성취의 경험'이 쌓여야 공부'도' 잘하는 아이가 된다.
언제부턴가 육아서를 읽는 게 버겁기 시작했다. 내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엄마들의 모습은 마치 SNS 속의 멋진 모습만 담겨있는 인플루언서들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워킹맘이면서 아이들의 도시락을 꼬박꼬박 싸주고, 미술놀이를 비롯한 엄마표 놀이와 한눈에도 대단해 보이는 반찬들이 담긴 저녁밥,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아이들의 상장 등 정말 슈퍼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역할을 해내는 사람들이 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이렇게 해봐야겠다.'가 아닌 자괴감이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내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매일매일 한계를 느낀다. 직장 생활과 아이들을 챙기고, 집안일에다 중간중간 책 육아까지... 고3 저리 가라의 수면시간을 가지지 않는 한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은 사람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막상 책을 읽어 본 적은 없었다. 내 마음이 꼬여있었서인지, "연세대 조기입학 + 연봉 20배 상승"이라는 말이 부럽게만 들리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책 안에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경험담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아무래도 갈수록 영어에 비중이 높다 보니, 영어회화나 영어성적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 그런 엄마 중 하나다. 나 역시 영어를 잘하지 못했던지라, 영어를 가르치기는 해야 하는데 자신은 없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사 교육장이 열리기 시작한다. 하은맘은 어떻게 했을까? 우선 그냥 틀어주란다. 한글 자막이든 영어 자막이든 무자막이든 상관없고 무조건 많이 틀어주고 많이 접할수록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게 된단다. 픽처북을 통해 영어와 익숙해지게 되면 리더스북, 챕터북과 DVD를 활용해 보란다. 그림책 싫어하는 아이 없고, 이야기 싫어하는 아이 없으니 우선 시작은 픽처북(그림책)을 읽고 보면서 영어의 맛을 들여보기를 권한다.
여전히 고민 중인 사교육에 대한 내용도 있다. 사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하은맘의 강추는 역시나 책 육아! 아이들이 책에 익숙해지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면(당연히!) 엄마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선행학습 따라가면서 사교육 하는 것도 좋지만, 책 육아를 통해 이 책 저책 읽으며 맛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문해력뿐 아니라 각 단계별 과목들의 지식도 자연스레 탑재되기 때문이다. 책 육아를 통해 읽기 근육을 단련시키게 되면, 어떤 과목에도 실력이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아이뿐 아니라 엄마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관계와 살림, 재테크 등 다양한 엄마와 아이 사이의 육아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안에서 가장 중요하게 주장하는 부분은 바로 책!!! 읽기다. 사교육이 나쁜 건 아니지만, 아이를 성장시키는 단계에서 소위 시간이 없기에 메꾸는 의미로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읽지 않아도, 우선 책을 채워두자. 심심해지면 책을 꺼내 읽는다. 그리고 책의 재미를 느끼면 일부러 공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경지식과 다양한 지식들이 머리 여기저기를 채우기 시작하고, 그 안에서 서로 연결되면서 조금씩 회로가 만들어진다. 오늘 읽은 책의 내용이 당장은 필요 없어 보여도 언젠가는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나 역시 책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

아직은 먼 옛일지만, 나 역시 고3 때 수없이 흔들렸던 멘탈을 관리하는 방법도 등장한다. "힘내!", "파이팅!", "사랑해!"를 금지어로 지정할 정도로 이런 말들은 아이에게 부담이 된단다. 오히려 고3 때가 아닌 평소에 줄기차게 해주란다. 말보다는 행동!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준비해두란다. 특히 막판에 모의고사 문제풀이 실전처럼 연습할 때는 수능시험처럼 도시락을 싸주기도 했단다.
솔직히 뭔가 요행(?)이나 편한 팁을 바라기도 했는데, 역시 수능 만점자의 인터뷰 같은 느낌이 풍기긴 했다. 엄마의 노력, 엄마의 땀, 엄마의 수고를 들여야 한다는 사실. 나 잠깐 편하자고 핸드폰 쥐여주는 상황은 결국은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다. 우선은 내일 도서관 가서 영어 픽처북부터 대출해 보자. 시작이 반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