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너에게 - 게으른 걸까, 시간이 없어서일까, 잘하고 싶어서일까?
고정욱 지음, 개박하 그림 / 풀빛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초등학생인 큰 아이를 가장 많이 혼내는 일은 단연 미루기다. 이야기했을 때 혹은 들어오자마자 바로 하면 될 일을 미루고 또 미룬다. 예를 들자면 책가방에서 숟가락과 텀블러 꺼내서 설거지통에 담그기, 태권도복 가방 걸어두기 같은 일 말이다. 처음에는 하라고 조곤조곤 이야기하지만, 대답만 할 뿐 여전히 늘어놓은 자리에 있다 보니 엄마인 내 입장에서 잔소리가 이어지기 마련이다. 평균적으로 5번 이상 이야기를 해야 듣는 통에, 4번을 넘어가면 결국은 혼이 나고 마는 상황이 매일같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성격이 원래 느린 것도 아니다. 본인이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일에는 누구보다 서두른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아이가 생각났다. 엄마의 잔소리보다는 일명 책 육아. 책을 통해 좀 더 상황을 객관화해서 보면 아이 또한 자극이 될 거라 생각했다. 아이에게 권하기 전에 보통은 내가 먼저 읽어보는데, 엄청 찔렸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 유난히 미룰 때가 있다. 보통은 바로바로 일을 해결하고, 상당히 계획적인 사람인데 비해 미루는 경우는 대부분 머리로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가 좋지 않을 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결과가 좋게 도출되지 않은 경우는 시작조차 안 하고 뭉그적 거리는 경우가 꽤 되는 것 같다. 물론 직업병 적인 면도 있긴 하지만, 책에 등장한 부정적인 사람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히 책에 등장한 내용 중 중국의 부호 마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이 부끄러웠다. 마윈이 말한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가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얼마 전 상사로부터 들었던 질책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난 늘 "이거 안될 것 같은데요."나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라는 말을 자주 쓴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그 말을 들은 이후, "하지만 해볼게요."라는 말을 붙이긴 하지만, 이미 부정적으로 시작한 말이기에 태도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 20대 시절부터 중견기업에는 원서조차 넣지 않았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같이 일하는 직원 중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회사에서 스카우트가 된 직원이 있다. 당연히 그 기업에 다녔기에, 학벌이나 능력이 적어도 서울의 손가락 안에 드는 곳 출신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물론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내게는 꽤 큰 충격이었다. 책을 읽으며 해보겠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과 지레 겁먹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처럼 시도조차 안한 사람과 우선은 도전해 본 사람은 처음에는 능력의 차이가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그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생각은 형체가 없는 슬라임이야.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

생각이 부정적인 곳으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두지 마.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오는 게 필요해.

생각은 실체가 없는 슬라임이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 행동이 영향을 미치고, 그 행동이 쌓여서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면 지워버리자. 그리고 미루지 말고 우선 부딪쳐봐야겠다. 머릿속 시뮬레이션과 실제는 확실히 다를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