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의 여름 캐드펠 수사 시리즈 1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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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지만 저는......

저는 현명한 판단에서 나온 어중간한 미봉책 같은 존재에 불과합니다!

 반가운 인물이 등장한다. 캐드펠 수사 아래에서 약초에 대해 배우던 마크 수사다. 그의 깜짝 등장은 이 작품의 깊이 관여되어 있다. 그는 리치필드에서   로저 드 클린턴 주교의 지시로 신임장과 선물을 들고  웨일스로 가는 중에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을 찾았다. 잠깐 여정에서 쉬어가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 시어볼드 대주교가 라넬루이에 있는 아사프 주교 관구를 부활하기로 결정한 것이 1143년이다. 사실 아사프 주교 관구는 웨일스와 잉글랜드 국경선 양쪽에 걸쳐있는데, 70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 아사프 주교 관구를 부활시킨 데에는 여러 정치적 입김도 작용해 있었다. 특히 서쪽에는 웨일스의 왕 오아인 귀네드가 큰 세력을 떨치고 있었다. 그런 아사프 주교 관구의 주교로 길버트 주교가 임명되었는데, 그는 노르만계 사람이었다. 덕분에 아사프 주교 관구민들은 혼란과 함께 여러 가지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었다. 웨일스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노르만계 주교라니...! 반면 길버트 주교 역시 아사프 주교 관구를 이끌어 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오히려 리치필드의 주교들의 편지와 선물은 길버트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문제는 마크 수사가 웨일스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웨일스 사람들은 마크 수사가 쓰는 잉글랜드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마크 수사는 바로 그 목적으로 슈루즈베리 성의 수도원을 찾은 것이다. 자신이 2년 넘게 배움을 익혔던 캐드펠 수사가 웨일스 출신이기에 그를 통역자로 데리고 가겠다는 의사를 로저 드 클린턴 주교와 라둘푸스 수도원장에게 밝힌다. 단, 10일 안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마크수사와 캐드펠 수사는 아사프 주교 관구로 향한다.


  드디어 도착한 이들을 맞이한 것은 허월 오아인이었다. 오아인 귀네드의 결혼 전 태어난 아들인 그는 작은 아버지의 영지를 물려받아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유능한 사람이었다.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환영을 받은 마크 수사와 캐드펠 수사의 발을 씻을 물을 들고 들어오는 헬레드. 그녀는 이 책에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헬레드는 참사 회원인 메이리온 수사의 딸인데, 작년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실 수사는 결혼을 하면 안 된다는 룰을 강하게 지키는 길버트 주교의 눈치를 보는 메이리온 수사는 자신의 딸 헬레드를 먼 곳으로 시집을 보내려고 한다. 길버트 주교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한 방책이었다. 오아인 귀네드가 주선을 한 결혼을 위해 헬레드는 얼마 후면 떠나게 되어 있다.


 한편, 만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키헬린 에이니온. 그의 부상당한 팔을 보고 캐드펠은 그가 얼마 전 데헤이바르스에서 형인 아나라우드를 잃고 자신의 팔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나라우드는 오아인 귀네드의 동생인 카드왈라드르에 의해 살해당한다. 그와 함께 있던 사람 8명 중 몇몇은 잡혔지만,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사람도 있다. 만찬 자리에서 갑작스러운 청원자가 등장한다. 오아인 귀네드와 사전에 이야기되지 않은 사람을 길버트 주교가 데리고 온 것이다. 그는 블레드리 압 리스라는 이름의 남자로, 왕의 동생인 카드왈라드르의 추방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그의 등장에 키헬린을 비롯한 허월 오아인 등은 화가 났지만, 오아인 귀네드는 상황을 잘 마무리한다. 


 결혼을 앞두고 왕의 일행과 같이 떠나게 된 헬레드가 갑자기 사라지고,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도망쳐있던 카드왈라드르가 등장한다. 형 오아인 귀네드에게 빼앗긴 영지를 되찾기 위해 그는 덴마크인 용병까지 데리고 들어온 상태다. 사라진 헬레드를 찾아 나선 캐드펠 수사와 마크수사는 오히려 카드왈라드르의 덴마크 용병들의 포로가 되고 마는 상황이 펼쳐지는데...


 이번에도 캐드펠 수사와 마크 수사는 어려운 상황을 지혜롭게 잘 풀어낸다. 그동안의 시리즈에서도 각 사건들을 조목조목 잘 풀어냈었던 터라 내심 기대가 되긴 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아나라우드를 살해하고 동생인 키헬린의 팔까지 불구로 만든 염치없는 카드왈라드르와 그를 두둔하는 블레드리의 말이 화를 돋운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사람과의 결혼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헤렐드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이들이 벌여놓은 상황들을 결국 수습하는 건 캐드펠수사다. 이쯤 되면 추리가 뿐 아니라 해결사의 별명까지 붙여줘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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