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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나무 아래의 죽음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3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실이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인간의 마음은 때로 지혜를 잃어 실수를 범하기도 하지.
여기 큰 상심에 잠긴 여성이 있다. 4년 전 남편인 에드러드 펄을 먼저 보내고, 2주 후 뱃속의 아이마저 유산된 여인인 주디스 펄이다. 주디스는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집과 정원 그리고 목초지를 슈루즈베르 수도원에 증여한다. 대신 그녀는 매년 위니프리드 성녀 축일의 자신의 정원에 심어진 백장미 나무에서 장미 한 송이를 받기로 계약을 맺는다. 여전히 마음 둘 곳이 없는 주디스는 그동안 자신의 일의 회계를 맡아 도와준 사촌 오빠 마일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다행히 마일스가 빈틈없이 자신의 일을 도와주고 있기에 다른 사람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
위니프리드성녀 축일을 앞둔 어느 날, 세인트메리교회의 제단 관리인인 엘루릭 수사가 수도원장인 라둘푸스를 찾아온다. 고해 아닌 고해성사를 하는 엘루릭 수사. 그는 3년 동안 주디스에게 백장미 한 송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젊은 수사이다. 3년간 백장미를 주디스에게 전달하며 남모르게 주디스를 마음에 담게 된 엘루릭은 이 일로 죄를 지을까 고민하다 결국 라둘푸스를 찾아온 것이다. 더 이상 장미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다행히 엘루릭은 자신의 마음을 주디스에 전하지 않았고, 주디스 역시 엘루릭의 마음을 몰랐기에 라둘푸스는 이 일에서 배제시켜주기를 청하고, 그 밤 주디스가 증여에 대한 계약을 했을 때 증인으로 참여한 캐드펠 수사와 안젤름 수사가 불려간다. 계약서에는 누가 전달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었기에 세 수사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다가, 현재 주디스가 증여한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청동 세공장인인 닐에게 백장미를 전달케 하기로 한다.
한편, 부유한 시내 상공업자인 고드프리 풀러는 자신의 재산과 주디스의 재산이 합쳐지면 더 막강한 부를 소유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디스에게 은근한 마음을 드러낸다. 하지만 주디스는 재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주디스의 심난한 마음을 아는 이모 애거사 콜리어와 사촌 오빠 마일스는 주디스가 전 재산을 포기하고 수녀원으로 들어갈까 봐 걱정이 되어 주디스에게 말을 건넨다.
주디스로부터 망가진 허리띠를 고쳐달라는 청을 받은 닐은 정성을 다해 허리띠의 버클에 장미 문양을 아름답게 수놓아 고쳐놓은 후, 동생 세실리의 집으로 향한다. 세실리의 집에 자신의 하나뿐인 딸 로절바를 맡겼기 때문이다. 로절바를 동생 부부에게 맡긴 이유는 자기 혼자 힘으로 딸을 돌보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남편과 뱃속 아이를 떠나보낸 주디스가 로절바를 보고 상처를 떠올릴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딸을 보고 새벽녘 집으로 돌아오는데,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져있었다. 백장미 나무가 도끼로 찍혀 크게 손상되어 있었고, 장미나무 아래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그 남자는 바로 엘루릭 수사였다. 갑작스러운 엘루릭 수사의 사망 소식에 슈루즈베리 수도원은 당혹스럽다. 엘루릭 수사가 주디스를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을 아는 라둘푸스는 엘루릭 괴로움에 자살을 하면서 나무까지 손상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유능한 추리가 캐드펠 수사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엘루릭이 자살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주디스가 납치되는 일까지 벌어지는데...
사람의 탐욕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자신의 자리와 부를 지키기 위해 사람은 과연 어디까지 끔찍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어디든 완전 범죄는 없다는 사실. 또한 탐욕의 끝은 결국 패망이라는 사실 또한 마주하게 된다. 완전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었던 범인이 남긴 작은 증거조차 파헤치는 캐드펠 수사의 능력은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또한 정성 어린 행동은 상대의 마음까지 녹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마주하게 된다. 새로 시작되는 다음 이야기에서 캐드펠 수사는 또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 너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