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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서 온 남자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전건우 작가의 신작. 연쇄살인마와 조폭의 만남이라는 것만 해도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거기에 타임슬립이 가미되니 무척 신선하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무엇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놓칠 수 있으니, 책을 읽을 때는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스치기만 해도 다친다고 면도칼이라는 별명을 가진 조폭 박진혁. 무시무시한 그의 명성과 달리 2년 전 사건 이후 그는 독기가 빠지고 삶에 대한 의지가 사라진다. 5월 29일.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서희의 납골당에 들렀던 진혁은 얼마 전 폐암 4기 선고를 받았다. 그래도 조폭이었다고, 비참하게 피를 토하며 죽고 싶지 않았던 진혁은 그날 한강에서 뛰어들 생각으로 차를 몰고 한강 다리로 향한다. 미친 듯이 달려오는 차를 피하려 했지만, 결국은 교통사고가 난다. 진혁의 뒤를 따르던 차들도 연속적으로 사고를 낸다. 뒤차와 확인을 한 후, 앞차로 향하는 진혁. 하지만 차의 주인은 차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손전등을 비췄다가 송곳 같은 눈빛의 운전자와 마주친 진혁. 도망가기 위해 앞 뒤차를 연속으로 박아대는 그의 사이코 같은 모습과 함께 그의 차 뒷자리에 가득한 하이힐을 보고 뭔가 촉을 느낀다. 결국 그는 그렇게 도망을 치고, 진혁은 그를 잡기 위해 차로 돌아간다. 차를 버리고 산으로 향하는 그를 잡으러 같이 뛰어올라간 진혁. 하지만 갑자기 통증이 그를 덮치고 그는 그렇게 정신을 잃는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던 경찰과 그의 뒤를 쫓지만 숨어있는 범인에게 당하게 되는 경찰 주영. 겨우 피한 진혁은 그를 찾아 내려오다 한 터널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정신이 든 진혁은 만신창이 상태로 마을을 돌아보다 신고를 당한다. 문제는, 그날이 5월 28일이라는 사실이다. 서대문 경찰서로 연행된 지혁은 말도 안 되는 사실을 경찰에게 털어놓는다. 해당 사건을 조사하는 팀장 유인하는 그의 말을 믿어주었고, 함께 수사를 하자고 이야기한다.
근데, 이 타임슬립이 뭔가 이상하다. 보통의 타임슬립은 똑같은 현실 속 과거로 돌아가는데, 이 타임슬립은 다른 차원 속 과거로의 이동이다. 자신의 봤던 야구 경기의 최종 스코어도 차이가 있고, 뭔가 조금씩 다른 모습이다. 분명 2년 전 사망했던 서희가 이곳에서는 살아있었다. 다행이다. 또한 자신 또한 과거의 면도칼이라는 이름 그대로 불리며 이사로 승진해있었다. 자신이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미래의 진혁. 그때 떠오른 한 인물. 자신이 데리고 있던 부하이자, 4년제 대학을 나온 브레인으로 통했던 명수였다. 5월 29일 사고에서 기억해 낸 차량 번호 조회를 비롯하여 범인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를 명수에게 건넨다. 그러는 사이, 박진혁이 해당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차주와 같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집을 덮친 인하는 그곳에서 진혁의 사진이 잔뜩 붙어있는 방을 확인하게 된다. 도대체 연쇄살인마는 왜 진혁을 뒤쫓고 있는 것일까?
보통의 타임슬립과 다른 장면이 펼쳐져 신선했다. 상황을 확인한 후에도 원래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진혁의 속내는 무엇일까? 또한 연쇄살인을 벌이는 범인의 의도는 무엇일까? 흥미로운 추리소설을 만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