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 -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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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에 수학이 붙어서 잠깐 고민이 되었다. 여기서의 수학은 산수가 아닌 "통계"가 주를 이루는, 아주 복잡한 계산이 등장하는 수학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생의"라는 소제목 덕분에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지도 교수의 추천으로 4주간 머물렀던 산타페 여름학교에서 만난 각 분야의 학자들과의 마주하며 풀어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수학적 사고와 시스템을 통해 인생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법을 말하고 있다. 다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해당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면 꽤 특이했다. 이들은 자신이 모두를 가르칠 정도로 우월하다는 생각 속에 갇힌 사람도 있지만, 타인이 가지고 있는 전문 지식을 배워서 자신의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하는 인물들도 있다. (저자의 지도교수가 여름학교에 참여하는 저자에게 요구한 숙제기도 하다.) 사실 복잡한 계산들이 등장한다. (당연히 수학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근데, '굳이? 왜? 이 문제를 여러 계산법을 통해 풀어내야 할까? ' 하는 생각도 참 많이 들었다. '그렇게 풀어내는 게 그렇게 큰 의미가 있나?'에 대한 생각도 읽는 내내 들었다. 한편으로 이들이 이렇게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당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통해 느끼는 쾌감을 우리도 자신의 영역에서 충분히 느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가령 내 경우는 숫자를 맞추는 일(회계)을 하는데, 세금신고나 시재가 정확히 딱! 맞았을 때의 쾌감이 그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이 쾌감에는 안도도 포함된다.)

4가지 사고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통계적 사고(안정적 시스템, 평형상태에 도달한 후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고)

상호작용적 사고(주기적 시스템, 반복적인 패턴을 보여주고자 하는 사고)

카오스적 사고(카오스 시스템, 확실한 예측이 불가한 사고)

복잡계적 사고(복합적 시스템, 다양하고 복합적인 상황이 뒤엉켜 벌어진다는 사고)

사실 이 사고를 이렇게 밖에 쓸 수 없었던 것이, 각 사고별로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산과 설명이 이 책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각 사고를 사용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다르다. 가령 통계적 사고의 예는 우유와 차가 섞인 밀크티에 대한 이야기에서 등장한다. 우유와 차중 무엇을 먼저 넣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주장을 하는 뮤리얼 브리스톨 박사와 이를 통계적으로 계산해서 우연을 제거하고자 한 로널드 피셔의 계산이 바로 자연선택의 기본이론의 정리인데, 이는 여러 다양한 학문에 영향을 미친다.

두번째 등장하는 상호작용적 사고에서는 알프레트 로트카가 등장한다. 그의 이론에서부터 도출된 문제는 토끼(피식자)와 여우(포식자)의 수에 대한 내용이다. 이는 시스템의 개별 요소가 다른 요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해 주는 방법으로 등장한다. 앞에서 말한 안정적 시스템으로는 해당 사건을 풀어낼 수 없다. 토끼의 개체 수가 줄어들면, 자연히 여우의 개체 수가 줄어들기 마련이고, 결국 이는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는 상승과 하강을 겪어내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개념은 얼마 전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감염병의 문제를 풀어내는 방법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세 번째 등장하는 카오스적 사고는 마거릿 해밀턴의 연구가 등장하는데, 그 예로는 바로 요즘도 예측이 쉽지 않은 날씨에 대한 내용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앞에서 말한 그대로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똑같은 결과로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의 예로 저자는 엘 파롤 바의 문제를 가지고 나온다. 50명이 춤출 수 있는바에 80명이 들어오게 되었을 때, 그중 30명은 먼저 온 30명과 자리를 가지고 다투게 된다. 결국 기분이 상한 60명은 다음번에 엘 파롤 바에 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투지 않은 20명은 친구를 초대해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아직 10명의 여유가 있다.), 그다음 주에는.... 지금 말한 내용은 과연 정답이 정해져 있을까? 이들이 예측한 숫자가 고스란히 바에 등장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한두 번의 예측은 가능하지만 장시간의 예측은 불가하며, 이에 대한 지수를 조금만 잘못 측정해도 예측이 빗나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 다른 상황들이 계속 추가된다면? 이는 우리가 잘 아는 나비효과를 도출해 내는 이론이 된다.

우리의 사회적 삶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규칙이 사회적 경험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복잡성 위에 또 다른 복잡성이 쌓이게 된다.

책안에 등장하는 사고들은 최대한의 오류를 줄이고 진실에 더 가까운 답을 찾기 위한 여정들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여정을 인생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입시켜 설명한다. 다양한 논의들과 그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이야기만큼이나 다양한 수식과 도표, 계산법이 등장한다. 저자가 말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지만, 너무 수식과 도표 등을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여 깃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마주했던 여름학교와 4가지 사고의 주된 연구자들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마치 수학의 타임슬립을 다녀온듯한 기분이 든다. 솔직히 수학적 머리가 짧은 관계로, 수식을 보고 해당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수식은 이해를 돕는 도구 정도로 봐도 좋겠다 싶다. 수학으로 우리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간다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고, 전혀 상관없어 보였던 이성과 감성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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