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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심리학 - 일 년, 열두 달 마음의 달력
신고은 지음 / 현암사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달력이 떠올랐다. 날짜를 보면서 계획을 떠올리는 달력처럼, 마치 이달이면 등장할 우리의 심리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그래서 그 달이 될 때마다 떠올리게 해주는 심리상태가 들어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언젠가부터 학문인 심리학이 우리 삶에 꽤 깊이 침투해있는 느낌이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매체와 강연, 책을 통해 우리는 나와 타인의 심리에 대해 과거에 비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한편, 지식적으로는 꽉 채워져 있음에도 우리는 자주 소통의 부재를 경험하게 된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것일까? 아님 머리에 많은 지식이 들어있기에, 그에 만족하며 타인과의 소통은 필요 없다고 여기는 것일까?
책 안에는 일 년 열두 달, 각 달에 맞는 심리학이 등장한다. 계절에 따라 우리의 마음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일 년에 4계절이 있는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날씨는 꽤 미묘한 감정적 변화를 일으킨다. 본격적인 여름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지금 날씨 6월은 왠지 모를 짜증을 유발한다. 크게 화를 낼 상황이 아님에도, 높은 기온으로 몸이 끈적이고 더운 상황이 되면 자연스레 마음의 기온도 급격히 올라간다. 6월의 심리학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갑오징어에 대한 이야기였다. 왜 뜬금포로 갑오징어가 등장한 걸까? 갑오징어는 화가 날 때 얼룩무늬를 드러내는데, 이 무늬가 암컷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수컷 갑오징어는 암컷에게 구애할 때는 최대한 침착하게 갈색을 드러낸다. 문제는 이런 수컷 갑오징어의 모습이 또 다른 수컷에게는 약함의 표시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 상황에서 수컷 갑오징어는 어떻게 할까? 갑오징어만큼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밖에도 갑자기 하루아침에 찬바람이 부는 9월이 되면 왠지 마음이 이상해진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는 걸까? 근데 이 또한 내가 우울한 게 아닌, 햇빛을 덜 받으면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문제일 수 있다고 한다. 가짜 우울이 진짜 우울인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어놓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우린 이 가짜 우울의 감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새로운 달이 올 때마다 그때그때 피고 지는 꽃과 나무들이 다르듯이, 맺히는 과일들이 다르듯이,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감정에 끌려다니기 보다, 좀 더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멍 때리거나 잠과 같은 회복의 시간이 될 수도, 내 감정의 단계를 1~10단계의 지수로 표현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부담스럽지 않은 이해나 내 감정을 있는 그래도 솔직히 표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마치 여름이 오면 시원한 옷차림을 하고, 겨울이 오면 따뜻한 털옷을 꺼내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