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과 한자는 참 연관이 깊은 것 같다. 문해력은 책을 읽으면서 만들어진다고 하지만, 책에 등장하는 단어 중 상당수가 한자라는 사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쓰는 말의 상당수가 한자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단어를 많이 알기 위해서는, 그 단어의 뜻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뜻을 알기 위해서는 단어에 쓰인 한자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결국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자를 많이,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책이 등장한 이후로, 요즘은 한자에 관한 관심으로 포커스가 옮겨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시중에 한자와 관련된 책들이 자주 보인다.
그러고 보면 나도 유치원 때부터 한자를 접했다. 물론, 그때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무슨 글자인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외웠기에 막상 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다 까먹긴 했지만 그럼에도 어린 시절부터 한자를 꾸준히 접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학교를 다닐 시절에는 한자에 대한 교육이 약해졌던 시대였던 것 같다. 한자가 필수교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내가 다녔던 중, 고등학교에서는 매 학년 한자수업이 있었다. 덕분에 대학에 입학해서 한자로 쓰인 책을 해석(?) 하는 과제를 하면서 아주 막막하지는 않았다.(물론 완전 한 자세 대인 아버지의 도움을 상당히 받긴 했다.) 오히려 내게는 영어 보다 한자가 좀 더 익숙한 글자긴 하지만, 역시 학교를 졸업하고는 한자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 막상 아이가 입학을 하고 나니 영어만큼 한자 공부도 같이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직 1학년이고(우리 때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구구단과 한글을 다 떼고 들어갔는데, 요즘은 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친다. 물론 상당수 아이들은 그럼에도 한글을 떼고 들어온다.), 이제 받아쓰기를 막 시작한 시점이지만 방학 때 돌봄교실에서 특별활동으로 접했던 한자 때문인지 아이가 먼저 배운 한자를 자랑하면서 관심을 가졌다. 역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고 있는 학습지에서도 담당 선생님께서 한자 수업을 추가해 주셨다. 덕분에 조금씩 한자에 관심을 가지 시작했다. 문제는, 눈으로만 살짝 익숙해져 있다 보니 약간 찍는 느낌으로 한자를 맞춘다는 느낌이다.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한자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그런 엄마의 마음을 제대로 담고 있는 책을 만났다. 우선 매일 한 글자의 한자어가 나온다. 처음부터 따라 쓰거나 외우면 어른들도 금방 실증이 나기에, 처음에는 게임을 통해 오늘 배울 한자를 찾아본다. 이렇게 여러 번 눈도장을 찍은 한자를 이번에는 직접 써본다. 한자 역시 필순이 중요한데, 쓰는 순서가 나오기 때문에 순서에 맞게 써보고, 뜻과 음을 써보면서 한 번 더 익혀본다. 다음은 응용이다. 해당 단어가 들어간 한자어를 배우면서 한자가 익숙해지는 방식으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교과서에 등장하는 예제 단어들을 통해 어휘를 익히고, 문장 속에서 해당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다. 여기 등장하는 단어는 국어뿐 아니라 각 과목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도 거둘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교과서에서 만나본 익숙한 단어들에 사용되는 한자들을 만나고 나면, 한자도 익숙해지고, 단어의 뜻도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어휘력도 늘고 문해력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학년에 따라 책이 단계로 나누어져 있기에, 해당 학년에 맞는 단계를 활용하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