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배달부 모몽 씨와 쪽지 대소동 웅진 세계그림책 266
후쿠자와 유미코 지음,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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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람쥐인 배달부 모몽씨와 도토리 숲 동물들의 이야기다. 아이들의 그림체로 그려졌지만, 글쎄... 어른들 사이의 일이라면 충분히 문제가 될 여지가 많은 사건들이지만, 도토리 숲 동물들은 이 문제를 어떤 지혜로 해결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묘미일 것이다.

오늘도 편지 두 통과 소포 5개를 들고나온 모몽씨는 첫 번째 배달을 받을 토끼 할머니 집으로 간다. 모몽씨를 보자마자, 속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끼 할머니. 밭에 당근에 누가 다 글자를 새겨놓은 것이다. 그런 당근은 한 개가 아니었다. 도대체 누가 벌인 일일까? 모몽씨로 부터 받은 편지에는 범인이 적혀있었다.

편지의 내용은 "당첨도 있어요! -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가-

편지를 전해준 모몽씨도, 토끼 할머니도 당황스럽고 화가 나는 상황이었다. 토끼 할머니는 애써 마음을 다독이며 "꽝"당근으로 수프나 끓여야겠다고 이야기한다.

모몽씨가 편지와 소포를 전달하는 동물들마다 당황스러운 상황은 계속 일어난다. 다음에는 다섯 마리 쥐의 집이었다. 모몽씨를 보자마자 쥐들은 도움을 요청한다. 자고 있는 사이에 다섯 마리 쥐들의 꼬리를 묶어놓은 것이다. 모몽씨의 도움으로 꼬리가 풀린 쥐들 앞으로 온 편지의 발신자도 역시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였다. 그렇게 오늘 전한 편지의 발신자는 모두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였다.

피해를 입은 동물들은 한자리에 모인다. 도대체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가 어디에 살고 있는 누구일까? 머리를 맞댄 동물들은 같이 선물 하나를 마련해서 모몽씨에게 전달한다. 과연 모몽씨는 호랑이꼬리 여우원숭이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을까?



어른의 눈으로 보자면, 동물들에게 친 장난은 사실 장난을 넘어서는 내용들이었다. 남의 재산에 손해를 끼치고, 행동으로 위해를 가하고, 불법적이고 남을 놀라게 할 선물을 보내는 등 어찌 보면 악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동물들은 자신들이 받은 피해를 갚아주기보다는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를 만나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인지, 그리고 그는 누구인 지 궁금했다. 사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새로운 이웃에 대한 환영의 마음을 전하고 싶기도 했다. 피해를 주었긴 하지만, 그 또한 새로운 이웃이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한마음으로 전한 선물은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 장난으로 했던 선물을 되받고,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상황을 겪으며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는 뭔가 느낀 게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웃들이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크다면 크고, 문제를 삼으려면 커질 수 있는 문제를 동물들은 지혜롭게 해결한다. 물론 무조건 참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각해 보면 잘 풀어갈 수 있는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것도 현명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그림책을 통해 또 지혜를 배운다. 그래도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 같이 다른 동물들을 힘들 게 만드는 장난을 치는 것은 잘못된 거라는 걸 이야기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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