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으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들은 설교만 해도 2천 편은 넘을 것 같다. (단순 계산을 해도 2천이 훨씬 넘는다.) 이 책의 저자는 30년간 목회를 하면서 한 설교만 1만 번이 넘는다고 하니, 그 숫자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많은 설교를 들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매년 성경 1독을 목표로 꾸준히 읽고 있지만, 어느 순간 성경읽기는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 같은 의미 없는 일상의 일과가 될 때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것은 일과가 되더라도 그 안에서 주시는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좋은 시대에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많은 매체와 책을 통해 직접 성지순례를 가지 않더라도 내가 있는 곳에서도 성경에 등장한 곳을 마주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 목사님의 설교뿐 아니라 타 교회의 목사님들의 설교도 유튜브나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물론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 역시 강해 설교를 하시면서, 배경지식과 실제 의미를 매주 집어주신다. 덕분에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숨겨진 말씀의 뜻을 깨닫고 다시금 고개가 끄덕여지고 도전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조금 더 피부로 와닿게 느끼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상당 부분 해소된 것 같다.
우선 책 안에 각 장마다 새롭게 알게 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포인트들이 등장한다. 가령 아버지 아브라함에 의해 제물로 바쳐지게 된 이삭의 마음과 그 이후의 그 가정 안에서 일어난 일들, 베들레헴으로 호적 신고를 위해 갔던 요셉과 마리아. 그곳에서 출산을 하게 된 마리아의 상황 등 저자가 집어주는 성경 속 이야기는 아! 하는 생각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감람산(올리브 산)에 대한 내용은 내용을 읽으며 놀라웠다. 당연히 올리브 나무가 울창한 산을 생각했는데, 설명을 읽고 실제 모습이 궁금했다.(아쉽게도 해당 사진이 없어서 인터넷에 찾아봤다.) 그리고 정말 깜짝 놀랐다. 저자는 올리브산이 지금은 민둥산이고, 그곳에는 올리브 나무가 아닌 무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정말 사진을 찾아보니 바깥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안에 네모난 돌들이 전부 묘였다. 물론 올리브산이 왜 묘지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등장하지만, 사진 자체가 너무 놀라워서 한참을 멈춰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