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땅에서 말씀 찾기 - 베들레헴에서 욥바까지 인문 기행
권종렬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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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세마네를 지나지 않고는 그 누구도 십자가의 골고다에 설 수 없음을 알기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려는 이들에게 이 겟세마네는 언제든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p. 126

모태신앙으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들은 설교만 해도 2천 편은 넘을 것 같다. (단순 계산을 해도 2천이 훨씬 넘는다.) 이 책의 저자는 30년간 목회를 하면서 한 설교만 1만 번이 넘는다고 하니, 그 숫자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많은 설교를 들었음에도 나는 여전히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매년 성경 1독을 목표로 꾸준히 읽고 있지만, 어느 순간 성경읽기는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 같은 의미 없는 일상의 일과가 될 때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것은 일과가 되더라도 그 안에서 주시는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좋은 시대에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많은 매체와 책을 통해 직접 성지순례를 가지 않더라도 내가 있는 곳에서도 성경에 등장한 곳을 마주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교회 목사님의 설교뿐 아니라 타 교회의 목사님들의 설교도 유튜브나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물론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 역시 강해 설교를 하시면서, 배경지식과 실제 의미를 매주 집어주신다. 덕분에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숨겨진 말씀의 뜻을 깨닫고 다시금 고개가 끄덕여지고 도전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조금 더 피부로 와닿게 느끼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상당 부분 해소된 것 같다.


우선 책 안에 각 장마다 새롭게 알게 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포인트들이 등장한다. 가령 아버지 아브라함에 의해 제물로 바쳐지게 된 이삭의 마음과 그 이후의 그 가정 안에서 일어난 일들, 베들레헴으로 호적 신고를 위해 갔던 요셉과 마리아. 그곳에서 출산을 하게 된 마리아의 상황 등 저자가 집어주는 성경 속 이야기는 아! 하는 생각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감람산(올리브 산)에 대한 내용은 내용을 읽으며 놀라웠다. 당연히 올리브 나무가 울창한 산을 생각했는데, 설명을 읽고 실제 모습이 궁금했다.(아쉽게도 해당 사진이 없어서 인터넷에 찾아봤다.) 그리고 정말 깜짝 놀랐다. 저자는 올리브산이 지금은 민둥산이고, 그곳에는 올리브 나무가 아닌 무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정말 사진을 찾아보니 바깥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안에 네모난 돌들이 전부 묘였다. 물론 올리브산이 왜 묘지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등장하지만, 사진 자체가 너무 놀라워서 한참을 멈춰있었던 것 같다.

얼마 전, 우리 부서 아이들이 특별 찬양을 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익숙하고, 잘 부르면서 가사의 의미도 깊은 찬양이었는데 그 찬양 가사 중에 "가난한 과부가 드린 두 렙돈"이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렙돈에 대한 내용 또한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렙돈이 얼마일까 궁금했다. 아주 작은 돈이라는 건 알았는데, 로마가 지배를 하면서 돈의 가치를 더 떨어뜨렸다고는 하지만 렙돈 3백 개가 로마 병사의 하루 임금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두렙돈은 대략 병사의 하루 임금을 5만 원이라고 쳤을 때 2백원 정도의 가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작은...하지만 그 것은 그녀의 생활비 전부였다. 같은 본문으로 설교를 들은 적이 있는데, 헌금함에 동전을 넣었을 때 나는 소리로 헌금을 얼마나(어떤 동전으로)했는 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도 동일한 내용이 등장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부지만, 남들에 비해 너무 보잘것 없는 그 헌금을 드리면서 과부는 부끄러웠을 것이다. 렙돈을 떨어뜨릴 때 나는 소리가 너무 보잘 것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금화를 드리고 은화를 드리는 부유한 사람들은 헌금을 내면서 타인이 나를 알아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 마음 조차 예수님은 정확히 꿰뚫고 성경 속에 말씀하신다. 

그 예수님이 우리의 마음도, 헌신도 지켜보신다. 구차한 가운데 최선이 헌신을 드리는 믿음에 감격하신다. 

절망과 좌절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는 열망을 보며 기뻐하신다.

p.174

성경 속 다양한 곳을 직접 밟으며, 성경 속 인물들의 마음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었던 책을 통해 조금 더 말씀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한 지역들이 나오는 말씀을 읽을 때,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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