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첫 장을 넘기며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상황에 놀랐다. 자신의 장례식장에 참석한 두 아들을 보는 엄마. 그것도 10년 만에 본 두 아들이 자신의 장례식장에 서 있는 장면을 본 엄마. 그녀는 왜 이런 상황 속에 처한 것일까? 나 역시 엄마이기에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헤더 버넌은 두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이다. 회사에서 인사 부장으로 일하는 그녀는 회사를 마치자마자 아이들을 케어하기 바쁘다. 그나마 시누이인 에이미의 도움 덕분에 그녀는 꾸역꾸역 집안 일과 육아 그리고 회사일을 병행하고 있다. 그녀의 남편인 리엄 피츠패트릭 버넌은 아주 잘나가는 하원 의원이다. 젊은 나이에 이미지도 좋은지라, 그를 미래의 당 대표 혹은 총리 후보자로 눈여겨보고 있다. 문제는 인기만큼이나 그의 업무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날도 리엄은 헤더와의 약속시간에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저녁을 만들어서 먹이고, 아이들을 씻기고 잠자리에 들 시간까지도 말이다. 유난히 잠에 드는 걸 힘들어하는 예민한 시오를 겨우겨우 재우고, 소리에 아이들이 깰까 봐 티브이조차도 크게 틀 수 없는 상황에 헤더는 지치고 또 지친다. 그렇게 늦은 시간 남편이 들어온다. 하지만 그녀에게 내줄 시간은 없는 것 같다. 그의 말은 변명처럼 들린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서재에 틀어박힌다. 남편의 핸드폰이 울린다. 그 소리에 아이들이 깰까 봐 조마조마한 헤더는 핸드폰을 들고 남편에게로 향한다. 그렇게 세 번의 벨이 울리고, 남편의 서재를 여는 헤더. 남편은 긴밀하게 통화를 하고 있었다. 누구냐는 말에 비서라고 말하는 리엄. 그 이야기에 헤더는 남편의 바람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와의 통화인데, 그녀에게 숨기는 걸까? 방금 핸드폰으로 세 번이나 걸려온 전화의 주인공이 방금 통화를 했다는 그 비서인데 말이다. 끌어 오르는 화를 가지고 약과 술을 마시고 잠이 든 헤더. 아침에 둘째 아들인 핀이 자신을 깨우는 소리에 겨우 눈을 뜨지만, 남편은 없다. 조금 쉬니 화가 누그러져서였을까? 남편을 찾아 서재로 향하지만, 남편은 대꾸가 없다. 그리고 그곳에 남편은 칼에 찔린 채 죽어있었다. 그런 남편의 모습을 아이들까지 다 보고 말았다. 911을 부르고, 경찰이 오고, 순식간에 집은 모두의 공유재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를 받던 헤더. 결국 그녀는 남편과의 불화로 그를 죽인 살인범이 되어 18년 형을 받게 된다.
9년간 복역한 헤더는 보호 조치를 받고 나온다. 그 사이 아들들은 10대가 되었고,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는 세상을 떠났다. 엄마가 모아둔 편지와 서류를 읽다가 헤더는 남편의 사건에 의혹을 가지고 있던 오언 태너 라는 가디언 기자의 연락처와 기사가 남아있는 내용을 보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아들들을 되찾기 위해 헤더는 오언 태너에게 연락을 한다. 보호소에서 만난 조디. 헤더가 가진 옷과 신발에 관심을 가지는 그녀와 조금 더 가까운 사이가 된다. 그 사이 시댁에서는 그녀를 아들들로부터 멀리 떨어뜨리기 위해 새 출발을 위한 자금을 대준다는 문서가 온다. 시아버지의 뜻을 거부하기 위해 집을 찾아 나선 그녀는 남편의 여동생인 에이미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녀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진범을 찾겠다는 말을 하는 헤더. 남편이 남긴 다이어리에서 뭔가를 발견하게 되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에 치가 떨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왜 그녀는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을까? 가 궁금했고, 두 번째는 리엄 살인사건에 대한 진범이 궁금했고, 세 번째는 리엄이 알고 있는 진실이 궁금했다. 하나하나 풀려가면서 마지막에 마주한 반전은 모든 것을 날리기에 충분했다. 내 것을 지키기에 혈안이 된 인간들의 추한 욕심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