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을 넘어 다른 차원에 내가 또 존재한다면 어떨까? 제목 그대로 또 다른 세상의 내 삶과 지금 내 삶이 어떤 사고로 인해 뒤바뀌게 된다. 나라는 존재는 그대로인데, 나를 둘러싼 중요한 사람들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들은 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문제는, 뒤바뀐 세상의 내가 누리는 상황들이 그동안 꿈꿔왔던 완벽한 삶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쓸까?
부동산 관련 라디오 방송인 토크 뉴욕의 오픈 하우스의 진행자로 일하는 조시 캐번디시는 오늘 36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방송 직전 핸드폰이 울리고, 겨우 방송 사고를 모면하고 내려온 조시. 오빠 데이비드의 생일 축하 문자였다. 데이비드는 지금 여행 중이지만, 동생을 끔찍이 사랑하기에 생일 문자를 보낸 것이다. 현재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조시는 같은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피터를 짝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피터는 동거하고 있는 여친 미셸이 있다. 그런 어느 날, 피터가 조시에게 연락을 한다. 미셸과 계속 싸우고 있고, 조만간 헤어지려고 한다는 말에 마음이 설레지만 환승 연애나 양다리 남친은 사절이라며 자신의 마음을 꿋꿋하게 전하는 조시에게, 조시의 생일에 함께 저녁을 먹자고 약속을 한다. 약속 시간에 맞춰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선 조시는 건널목에서 사고를 당한다. 몇 년 전에도 같은 자리에서 사고가 났었는데...라는 생각을 하고 필름이 끊긴다. 정신을 차린 조시는 병원에 있다. 근데, 뭔가 낯설다. 친구 수지가 한쪽 손을 잡고 있는데, 반대쪽 손을 잡고 있는 남자는 누구일까? 낯설 디 낯선 이 남자가 조시의 남편 롭(로버트)이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둘은 결혼한 지 2년이 넘었다니 더 당황스럽다. 사고로 머리를 다쳐 기억을 잃은 게 아닐까 싶지만, 롭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기억에 있으니 놀랄 노릇이다. 연락을 받고 온 엄마와 동생 로라는 보이지만, 왜 데이비드는 안 보이는 걸까?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면 전화라도 올 텐데 말이다. 다행히 외상이 심하지 않아서 퇴원을 하고 집으로 향하는데, 고급 펜트하우스 18층이 자신의 집이란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집도, 남편이라는 롭도 낯설기만 하다. 그 와중에 롭은 돈도 많고, 외모도 상당히 준수하고, 조시를 너무 사랑하는 남자다. 이렇게 완벽한 남자가 남편이라니...! 근데 데이비드 소식을 듣고 조시는 패닉 상태에 빠진다. 2년 전 하와이에서 열린 조시의 결혼식에 참여했던 데이비드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단다. 사랑하는 오빠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은 조시에게 큰 충격이었다.
한편, 같은 곳에서 사고를 당하고 깨어난 조시는 오래전 가지고 있던 가방과 구형 핸드폰을 보고 당황한다. 남편 롭과 약속이 있었는데, 자신의 소식을 모르는 롭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핸드폰에서 롭의 번호를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은 분명 할스타인 앤드 파우스트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맨해튼에 있는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었는데, 지금의 조시는 이름만 같을 뿐 직업도 다르고 결혼도 하지 않았단다. 그리고 남편인 롭은 다른 재벌 상속녀와 연애를 하고 있다니...! 다행이라면 2년 전 사망했던 오빠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에게 문자를 보내자 답이 바로 왔다. 문자를 보고 조시는 가슴이 뛴다. 사랑하는 오빠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롭이 너무 그립다. 낯선 지금의 상황이 이해 가지 않을 뿐이다.
두 차원의 조시가 번갈아가면서 등장하는데, 서로의 존재를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브로클린의 조시는 맨해튼의 조시의 것을 자신이 빼앗은 것 같아 죄책감을 가지고 산다. 사랑하는 오빠 데이비드의 죽음에 죄책감도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하와이에서 결혼하지 않았다면 오빠가 하와이에 오지 않았을 것이고 죽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한편, 맨해튼의 조시는 낯선 피터와의 만남에 다가가는 것이 힘들다. 사랑하는 남편 롭은 다른 여성과 연애 중인 것도 그녀에게는 고통이다. 다행이라면 둘 다 자신의 원래 자리를 그리워한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 둘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모든 게 뒤죽박죽된 것 같지만, 생각지 못한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같은 사람이 다른 평행 우주 속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 자체가 신선했다. 나라면 어떨까? 너무 완벽한 삶에 매료되어서 그저 그 자리를 지키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브로클린의 조시는 너무 순진하고 착한 것 같아서 괜히 좀 아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