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에는 다산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른 나이에 탁월한 능력을 자랑하던 그였지만, 당파싸움의 피해자로 결국 귀양을 가게 된다. 그들은 다산이 오랜 귀양으로 피폐해지길 기대했겠지만, 다산은 그곳에서 수많은 저서를 완성하며 신독의 시간을 묵묵히 보낸다. 그에게 신독의 시간은 자신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것을 이끌어내는 창조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이라는 물음을 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워킹맘인지라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때론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나마 숨 쉴 틈은 있어야 하기에 시작한 독서시간이 신독의 시간이 되긴 하지만, 가끔은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겪는 걸 보면 제대로 된 신독을 경험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책을 읽는 내내 바로 신독이 아닐까 싶었다. 홀로 있는 시간. 그 시간은 그저 멍 때리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생각하고, 스스로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책 안에서 만난 많은 인물들은 신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삶의 방향이 달라졌다. 바쁜 일상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떼어내기 쉽지 않은가? 의외로 혼자 있는 시간은 매일 반복된다. 막 잠에서 깨어서 세수를 하러 가는 그 시간, 화장실에서 홀로 앉아 있는 시간, 출퇴근길 이동하는 시간, 잠들기 전 시간... 자투리로 버려지는 시간들 속에서 자신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 시간은 나를 채워주고, 다독여주고,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