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관심 사전 - 고정욱 선생님의 생각을 키우는 인문학 수업
고정욱 지음, 오영은 그림 / 북라이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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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든 아싸든 누구나 에너지는 있다는 거야.

그 에너지를 언제 어디에서 잘 쓰느냐가 다를 뿐이야.

그러니 당연히 어느 게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

P.118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의 관심사, 공감대 등에 조금씩 관심이 생긴다. 마냥 아기 같았던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책보다 전자기기가 편한 세대인지라, 한편으로는 문해력이 떨어지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 되기도 하다. 그래서 시중에는 문해력과 관련된 책들을 자주 보인다. 기왕이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마음의 성장까지 다잡을 수 있는 책이 필요했는데, 이 책에는 34가지의 요즘 초등학생들이 자주 노출되고 관심이 있는 단어들을 풀어내고 있다. 초등 관심 사전이라는 제목처럼 아이의 입장에서 쓴 책이지만,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와 대화를 나눠도 좋을 듯하다.

사전처럼 ㄱ부터 ㅎ까지 단어의 순서대로 등장하는 이 책 안에는 게임부터 내돈내산, 디엠, 반려동물, 숏폼, 아이돌, 연봉, 인싸아싸, 탕후루, MBTI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이 쉽게 노출되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우선 단어의 뜻과 관련된 이야기를 두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그중 한 페이지는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설명된 내용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페이지를 넘기면 단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조언들이 등장한다. 무조건 나쁘거나 안된다는 내용이 아니라, 적절한 필요성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딱딱하지 않게 조언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생각 키우기라는 부분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실 초등학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지 20년이 넘었다. 20년 전부터, 소위 아이들이 친구를 사귈 때 제일 먼저 묻는 게 "너 어디 살아?(어떤 아파트)", "너희 아빠(엄마) 차 뭐야?", "너희 아빠(엄마) 회사에서 직급이 뭐야?"라고 질문했다는 소리에 너무 놀랐다. 근데, 이 책에 첫 장에 좀 더 구체적으로 "연봉"까지 묻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저자의 반응에 대해 담겨있었는데,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아이들의 이런 질문에 대해 저자는 대답을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혀를 차기보다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다는 말로 생각의 전환을 준다. 시작부터 그래서일까? 책 속에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깨달을 만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인싸와 아싸에 대한 부분뿐 아니라, 아파트 평수에 대한 부분도 담겨있었는데, 저자의 조언은 이렇다.

작은 집에 산다고 마음이 작은 것도,

큰 집에 산다고 마음이 큰 것도 아니랍니다.

살다 보면 집 크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친구의 마음은 언제나 변하지 않지요.

P. 93

무조건 이런 생각은 나쁘다가 아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깊이 있게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조언한다. 아이들에게 이런 가치관을 심어준 어른들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옳고 나쁜 것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아직 미비하다. 그저 어른들의 이야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아이들이 한곳에 치우치지 않도록 각 단어마다 조언을 해주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느 부모든, 아이가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옳은 가치관과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길 원한다. 하지만, 때론 내가 만든 프레임에 갇혀 아이를 내 생각대로 끌고 다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자라는 방향은 참 중요하다. 그러기에 양질의 도서와 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내용에 많이 노출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작은 집에 산다고 마음이 작은 것도,

큰 집에 산다고 마음이 큰 것도 아니랍니다.

살다 보면 집 크기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좋은 친구의 마음은 언제나 변하지 않지요. - P93

인싸든 아싸든 누구나 에너지는 있다는 거야.

그 에너지를 언제 어디에서 잘 쓰느냐가 다를 뿐이야.

그러니 당연히 어느 게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필요가 없어.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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