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을 위한 딱 7일 수능 한국사
박순화 지음 / 푸른들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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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참 좋아해서, 대학 전공까지 심각하게 고민했었던 내가 유일하게 자신 없고 두려워하는 시대는 단연 근현대사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인지, 근현대사는 마음먹고 공부하고자 해도 쉽지 않다. 핑계라면 중학교 3학년 때는 진도 때문에, 고등학교 때는 수능을 코앞에 둔 탓에 정말 대충 훑고 지나간 여파가 성인이 된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학교를 다니던 20여 년 전만 해도 현대사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시대였던 터라, 광주민주화 운동을 광주 쿠데타로 배웠기에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울분과 죄책감(?) 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를 남편과 하기도 했다.

각설하고, 이 책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을 위한 책이다. 그 방대한 한국사를, 반만년의 역사를 단 7일 안에 정리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우선 가능하다. 왜냐하면, "수능"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직 역사교사로, 수능에 나오는 한국사의 출제경향을 먼저 설명한다. 2020년부터 작년 수능에 이르기까지 한국사는 근현대사에서 3/4 가량 출제가 되었다. 이는, 고등학교 한국사의 단원을 살펴봐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고대사~조선 후기 까지가 1단원, 개화기가 2단원, 일제강점기가 3단원, 현대사가 4단원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과서는 역사란 무엇인가? 혹은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해서 시대순으로 나열된다. 당연히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공부하지만, 점점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되다 결국 조선 후기에서부터 손을 놓는다. 결국 출제 빈도의 3/4을 놓치는 결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거꾸로 책을 엮었다. 현대사부터 시작해서 일제강점기, 개화기를 거쳐 조선사, 고려사, 고대사로 마무리를 짓는다. 분량도 현대사~개화기까지의 430쪽 중 277쪽을 차지한다.

우선 책을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굵직한 단어들을 연결하고 스토리텔링으로 역사의 키워드를 잡았기에, 실제 문항에서 당황하지 않고 답만 쏙쏙 고를 수 있었다. 각 내용에 중요한 키워드는 색으로 표시했고, 소 단원의 말미에는 원 포인트 레슨이라는 부분을 통해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꼭 공부해야 할 부분을 꼬집어 준다. 물론 각 단원의 마지막에는 실제 기출문제를 통해 방금 읽고 공부한 내용이 어떤 식으로 출제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늘 헷갈렸던 현대사의 각종 개헌들과 날짜들, 무엇이 먼저인지 헷갈렸던 통일 관련 내용을 한 번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고, 일제 강점기 시대의 다양한 투쟁들과 식민통치방식 등 또한 정리할 수 있었다. 개화기에 등장하는 각종 사건들 또한 시대와 키워드 단어로 정리하니 한결 편하게 연결할 수 있었다. 조선사와 고려사, 고대사에서는 꼭 알아야 할 부분을 중심으로 짧고 굵게 설명하는데, 덕분에 확실히 공부의 분량을 줄일 수 있다.

400쪽이 넘는 분량임에도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을 깔끔한 정리와 함께 군더더기 없으면서 흥미롭게 역사를 훑을 수 있도록 설명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지극히 수능생을 위한 한국사 책이다 보니, 한국사를 꼼꼼하게 배우려는 의도로는 아쉬움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본 목적에는 정말 확실하게 제 역할을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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