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통틀어 통독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꼽자면 구약의 레위기, 민수기와 신약의 로마서가 아닐까 싶다. 매년 성경 1독을 목표로 꾸준히 성경을 읽고 있는데, 각종 법령과 규례들이 등장하는 레위기와 민수기는 정말 글자만 읽는 기분으로 읽을 때가 많다. 로마서는 처음에는 이해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는데, 읽을수록 돌고 도는 느낌에 어려운 어휘 때문에 결국 올해는 쉬운 성경으로 번갈아가면서 읽었다. 그래서 로마서 365라는 묵상집을 만났을 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로마서의 맛을 볼 수 있겠다 싶어서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로마서의 짧은 한두 구절 속에 이렇게 깊은 은혜의 말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하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을 새롭게 접하게 되기도 했다.
묵상집이라는 이름처럼 로마서의 말씀 구절을 기본으로 말씀에 대한 풀이가 담겨있는데, 강해식으로 말씀에 대한 풀이만 담겨있는 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일화나 신앙인들의 간증 등의 풍성한 나눔이 곁들여지기에 성경 구절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다. 물론 분량 자체도 두 페이지 정도기에, 여러 번 읽어볼 수도 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말씀을 접할 수 있기에 바쁜 일상을 살더라도 꾸준히 묵상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로마서를 구원으로 가는 숲길로 표현한다. (나는 저자의 이 표현이 참 좋고 적절한 것 같다.) 우리가 걷는 숲길도 모두가 같지 않다. 때론 잔잔한 평지가 나오기도 하지만, 돌부리가 많은 험한 길도 있고, 내리막과 오르막도 있다. 지난 1권을 통해 이신칭의로 인한 구원에 대해 접한 우리는 6장부터 11장까지 로마서의 숲길을 걷는다. 특히 7,8장은 험한 등산로가 이어진다고 미리 이야기한다. 하지만 8장을 읽고 나면 또 다른 감동을 마주할 수 있다. 또 숲길로 표현한 이유 중 하나는 혼자 걷는 길이 아닌 같이 걷는 길의 유익을 말하기 위해서다. 혼자 읽기에는 로마서는 참 난해하다. 그렇기에 말씀을 풀어낸 묵상집을 통해 좀 더 깊은 은혜로의 걸음을 할 수 있다. 이번에도 꾸준히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장점에 대해 저자는 강조한다. 물론 말씀을 일곡 덮는 게 아니라, 저자가 매일의 과제와 다짐, 기도 등을 통해 제시한 길을 함께 따라 걷는다면 더 풍성한 말씀묵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로마서 365에는 4개월 분량의 매일의 묵상이 담겨있다. 매일 말씀을 통해 도전받고, 한층 더 성장하고 싶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각 말씀의 말미에는 짧은 하루의 다짐 혹은 실천과제가 담겨있기에 함께 읽으며 하루를 좀 더 적극적인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