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상자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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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 앞에 있던 붉은 상자 속 쪽지 한 장이 내 삶을 끌고 간다면 어떨까? 마치 예언처럼 나에게 이루어질 이야기가 쓰여있는 그 쪽지는 내게 화가 될까, 복이 될까?

경찰 시험을 앞두고 있는 최도익은 붉은 상자 하나를 발견한다. 내 앞으로 온 이 상자를 과연 열어보지 않고 지나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마치 판도라 앞에 놓인 상자처럼 아마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 것이다. 도익 역시 그랬다.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는 "검은 양복 입은 남자와 절대로 대화하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시험에 늦은 도익은 길을 서둘렀고, 지나가던 한 남자가 그에게 길을 물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였다. 찝찝했지만 그는 건물을 알려줬다. 그리고 그 시간. 결혼을 며칠 앞둔 성지민은 택시를 타고 있었다. 그녀 역시 붉은 상자를 받았다. 그 안에는 "잠시만 눈을 들어 하늘을 보세요."라는 문구가 담겨있었다. 이 말은 그녀를 얽어매었다. 하루 종일 이 문구만 생각나서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았다. 그런 그녀가 택시를 타고 지나가다 이 문구가 적힌 빌딩을 발견한다. 바로 택시에서 뛰쳐나오는 여자. 그리고 그 순간 빌딩에서 뛰어내린 남자와 부딪쳐 둘 다 사망하게 된다. 도익은 경악했다. 그리고 자책했다. 자신이 남자가 건물을 묻는 말에 답을 해주지 않았다면, 아니 조금만 늦게 대답을 했다면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도익은 또 한 사건에 휘말린다. 피투성이인 채로 차 위에 쓰러져 있는 남자.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그는 얼마 안 돼 사망한다. 그리고 죽은 남자를 찾아 나온 무리에게 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 버려진다. 맡은 미션에 실패한 여자 실미는 그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 남자를 리어카에 실어 한 가게 앞에 버려두고 도망간다. 시간이 지난 후 정신을 차린 도익은 국밥집 주인 장순자의 도움을 받는다.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를 맡기고 집으로 돌아온 도익은 절친 영운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며칠 후 국밥집으로 향하는 도익은 며칠 째 닫혀있는 가게 문 앞에서 마냥 기다리다가 가게 앞에서 자신이 받은 것과 같은 붉은 상자를 발견한다.

이야기를 붉은 상자를 매개로 얽히고설킨다. 해커인 도익의 친구 영운과 전 정보부 과장인 귀우에게 일을 받는 실미. 9년 전 실미를 딸처럼 데리고 살기 시작한 정남과 붉은 상자를 찾아다니는 화상입은 남자 명노. 그리고 귀우는 과거 정보부 부장을 일하다 사망한 도익의 아버지의 부하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을 연결하며 얽힌 실타래를 풀어간다. 그리고 이들과 얽힌(처음부터 등장했던) 남보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 도대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들이 마주한 붉은 상자 속 예언은 어디에 가 닿는 것일까?

사실 책의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장면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훨씬 몰입감 있게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운명론이라고 하기에는, SF 적인 요소가 드문드문 담겨있어서 그런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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