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 1~2 세트 - 전2권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첫 페이지부터 강렬했다. 아니 이해가 힘들었다는 말이 더 맞겠다.

도표로 이보의 우주론이 그려져 있지만, 초반에는 낯선 단어들이 가득해서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나면, 뭔지 모를 매력과 중독성을 느끼게 된다고 할까?

주된 이야기는 사랑으로 인한 배신과 상처 등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이보족의 우주관이 등장하면서 뭔가 묘하고 신기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이 책은 치논소 솔로몬 올리사라는 사람의 수호령인 치가 신인 추쿠앞에 자신의 주인인 치논소의 죄에 대한 변호의 내용으로 그려져 있다. 수호령인 치는 몸의 주인인 치논소에게 생각을 불어넣어 줄 수는 있지만, 그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그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생각을 넣어주지만, 선택은 몸의 주인이 하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된다.

강 위에서 자살하려는 여인 은달리를 발견한 치논소는 그녀를 구한다. 대신, 그는 자신의 수탉을 잃게 된다.

치논소 덕분에 목숨을 구한 은달리는 결국 치논소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여러 가지 벽이 있었다. 학력도 낮고 농부 출신인 치논소에 비해 은달리는 유력한 가문에 대학을 졸업한 인재였던 것이다. 은달리를 사랑하는 치논소는 자신의 소유를 다 팔아서 키프로스의 대학에 입학을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일을 친구인 자마케에게 맡기지만, 자마케에 의해 사기를 당한다.

이런저런 어려움들이 치논소 앞에 펼쳐지지만, 은달리만을 사랑하는 치논소는 오직 그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가지만 그런 치논소앞에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는데...

참 우직하고 순박하기만 했던 치논소가 이런저런 사건을 겪고 처절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치 만큼이나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그런 치논소의 모습을 알기에 치는 구구절절하게 변호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실 누구도 사정없는 사람은 없다. 처음부터 악하게만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가 속한 환경과, 상황과, 그를 이용하여 악하게 만드는 주변 사람들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물론 그 모든 선택은 당사자의 몫이기에 그에게도 물론 책임이 있지만 말이다.

그의 일생을 지켜봤던지라 나 역시 어떤 판단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안타깝고, 애처롭고, 그러면서 답답하기만 할 뿐...

나 역시 치논소의 입장이었다면, 치논소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문화는 다르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 상황이 다르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뻔한 사랑 이야기에 아프리카 이보족의 우주관이 더해지니 새롭고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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