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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철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심강현 지음 / 궁리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북플 친구분이 추천으로 '철학 여행자'란 책을 집어 들었다.
작년에 철학서적을 뒤적이며 '참 어렵구나'하며 꽤 많은 책을 뒤적였다.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저자분들의 심오한 사상에 감탄해 마지않는다. 제목이 말 그대로 안내서이다. 그러나 단지 철학자들의 사상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철학자 간의 관계'를 매우 쉽게 설명해 놓아 나 같은 초심자도 이해하기가 용이했다. 러셀의 <서양철학사>의 축약판이라 해도 무방할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철학자가 아니고 '의사'이다. 의사이면서 철학에 관심이 많아 3권의 저서가 있다. 저자는 특히 '스피노자'와'니체'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 점은 나와 같다^^; 그래서 스피노자와 니체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대화체로 되어있어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철학의 흐름을 살피고 정리하는데 알맞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스피노자와 니체에 대한 이면을 더욱 쉽게 알 수 있었다.
아래에 주옥같은 문장을 실었다. 다음엔 <스피노자 인문학>을 읽어보려 한다. 가장 멋진 부분은 '표지'이다. 고슴도치가 낙타의 머리를 감싸 안은 모습이다.~~~ 의사로서 바쁜 실 텐데 이렇게 소중한 글들을 읽게 해주신 심광현 님께 감사드린다.
2019.12.14.토
먼저, 여러분의 영혼에 울림을 주는 철학자를 찾아 그의 눈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십시요.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엔,그의 관점으로도 자유롭게 벗어나 자기 자신만의 눈을 찾는 겁니다. 눈은 시선이며, 시각이며, 관점이며, 해석이며, 또 세상과자신을 꿰뚫고 이해하는 자산만의 따뜻한 눈이기도 하니까요. <저자의 말> p.9
우리가 이 세상에서 알게 되는 모든 지식들은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새롭게 알아낸 것들이 아니라, 이전에 우리가 저 영혼의세상에서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떠올려낸 기억의 조각들인 셈이지. 즉 잊혔던 기억을 다시 상기해내는 것이 바로 우리의 지식이란다.(플라톤의 상기설) <플라톤> p.36
우리는 무엇을 이용해 진실을 가린 현상들을 뛰어넘어 저 고귀한 이데아로 다가갈 수 있을까? 그건 바로 이성이겠지. 사람들은 무언가를 인식할 때 처음에는 극히 조잡한 감각만을 사용하고, 그런 일들이 쌓이면 경험을 통해 알게 되고, 경험이 축적되면 이해(오성,지성)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가서야 지고지순한 사유의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이성을 이용한 판단과 추론이 가능해진단다. <플라톤> p.50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사람이란 처음부터 어떠어떠한 존재여야만 한다는 본질이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개인 자신이 실존적으로 현실에 부딪혀 살아가면서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바로 그 사람의 본질이 된다."는 말씀이지. 반대로 플라톤 선생님의 경우에는 먼저 사람에 대한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모습인 본질이 미리 정해져 있으니, 각 개인은 거기에 도달하려고 노력해야 된다는 말씀이셨고, 사르트르 선생은 그게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 그런 개인적인 실존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셨던 거지. <플라톤> p.63
무언가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말 중요한 차이란다. 그중에서도 자기 자신을 관조의 대상으로 삼을 줄 아는 것은 철학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란다. 자신에게서 한발 떨어져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그것을 '자기의식'이라고 한단다.철학자의 필수품이지. <아리스토텔레스> p.90
에피쿠로스 학파가 규정한 악의 근원은 딱 두가지였거든. 종교와 사유재산! 이 두 가지 악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탐욕, 죄악, 전쟁, 비참함의 근원이라 본 것이지. <에피쿠로스, 스토아 학파> p.107
알프스 이남의 르네상스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예술적, 문화적 부흥을 일으켰고, 알프스 이북에서는 종교개혁과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적인 부흥이 불길처럼 번져갔지. 또 자연과학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신학을 중심으로 한 중세적 이념들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지. 바로 근대의 시작이었다. <에파쿠로스, 스토아 학파>p.112
흔히 근대철학의 핵심 키워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이성'과 '주체'라고 말할 수 있지. '생각한다'라는 '이성'의 표현과 '나'라는 '주체'가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잖니? 그런데 '자아'와 '주체'는 다른 가요? 그럼, 내 속이 주인공이 '자아'이고내가 세계와 부딪혀 행동할 때의 주인공이 '주체'가 되겠네요. <데카르트> p.120
예를 들어 우리가 보고, 듣고, 느껴서 경험으로 알게 된 관념은 밖에서 들어온 '외래관념'이라 할 수 있겠지. (중략) '본유관념'은 외부로부터 아무런 도움 없이, 오로지 우리의 정신 속에서만 생겨난 관념이란다. (중략) '본유관념'은 곧 이성의 빛이란다. <데카르트> p.124-125
우리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남들의 시선이나 기준에 무비판적으로 끌려다니는 습성이 아니라,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성찰이겠지. 그것이야말로 자신에 대한 배려이며, 그 속에서만 우리는 가장 솔직한 자기 자신, 즉 자기보존의 욕구를 만나게 된단다. <스피노자> p.155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본성의 완성이란 "이성에 의한 자가보존 욕구의 실현"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스피노자> p.166
합리론은 '본유관념'을 옹호하고, 경험론은 '본유관념'이란 없다고 이야기했겠군요. <합리론과 경험론> p.172
'정언명령'이란 '아무런 조건 없이' 선하게 행동하라고 우리에게 내려진 도덕법칙의 명령이란다. <칸트> p.211
정신적 측면에서 정신과 물질을 통합시킨 분이 헤겔 선생님이셨다면, 반대로 물질적 측면에서 통합을 노렸던 철학자는 칼 마르크스 선생님이셨지. <헤겔> p.225
내 철학에서는 늘 전체가 부분에 우선한단다. 또 개별 자보다는 보편성을 추구한단다. (중략) 혼자서는 보잘것없는 개별자는 보편성의 울타리 속에만 자신의 최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단다. <헤겔> p.233
세계는 의지라는 본질과 표상이라는 현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단다. (중략) 우리가 의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다마다. 개인적인 의지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은, 개인이 가진 개별성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드넓은 보편성을 추구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단다. (중략) 그럼 개별성을 버리고 보편성으로 나아갈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단다. 하나는 예술이며, 다른 하나는 동정심이지. <쇼펜하우어> p.250-254
플라톤 선생님과 니체 선생님 사상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존재'와 '생성'의 대결이라 볼 수 있겠지. (중략) 플라톤 선생님이 주창한 이데아 세상은 중세 시대엔 천국으로, 데카르트 선생님에겐 정신적 실체로, 칸트 선생님에겐 예지계로, 헤겔 선생님에겐 절대정신으로 바뀌면선 지속적으로 이어졌지. <니체> p.264-265
너는 아마 '자아'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자아는 인간의 근원적 중심에 정신적 가치를 두는 개념이란다. 자아는 곧 이성이겠지. (중략) 이와 반대로 나는 '자기'라는 말을 자주 쓴단다. '자기'란 이성과 육체와 거기에 의지까지 함께 결합시킨 하나를 의미한단다. 우리는 아폴론의 '이성'과 디오니소스의 '육체' 그리고 그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델피 신전의 '의지'가 모두하나로 결합된 '가기' 자신이란다. <니체> p.27-272
우리에게 진짜 얼굴은 없단다. 단지 자신이 가진 많은 가면 중 하나를 쓰고 있을 뿐, 우리가 쓰고 있다면 그 가면은 바로 우리자신이란다. 단지 자신이 가진 많은 가면 중 하나를 쓰고 있을 뿐... 어찌 보면 우리는 무수한 영혼의 다발이란다. (중략) 어떤 때는 니체로, 어떨 땐 차라투스트라로, 어떨 땐 이오니소스로...나는 변화하는 내 속의 모든 나를 긍정하니까. 이런 무한한 긍정 속에서 나는 간절히 염원하고 있단다. 그 숱한 가면 속에 감춰진 가장 나다운 내 가면을 쓰게 될 찬란한 미래의 날을 말이다. <니체> p.324-325
네가 품고자 하는 이 세상을 찬찬히 바라보아라. 세상을 사랑의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너의 눈! 그런 눈을 가지고 싶다면 너의 눈마저 새로이 창조하라. 그것은 너만의 시선이 될 것이며, 그 시선은 너만의 가치 평가의 척도가 될 것이며, 그 가치는 너만의 해석이 될 것이다. 그런 눈을 가진다면 너는 잃어버린 세계를 되찾는 것이다. 잃어버린 가치의 척도를 되찾은 것이다.
<니체> p.338
매 순간 행동하기에 앞서 우리는 스트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아야 한단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려는 행동이, 만약 영원히 반복된다면 어떨까? 지금 이 행동이 영원히 반복되길 바랄 만큼 최선의 행동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렇게 행동하여라. 반대로 "지금 이 순간만 어떻게든 잘 넘기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행동하려 한다면 그런 행동은 즉히 멈추어라. 다시 말해 언제나 너의 모든 행동이 영원히 회귀해도 좋을 만큼, 가치 있는 행동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하여라. 이런 생각이 행동이 준칙이 될 때, 언젠가 너만의 가장 소중한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니체> p.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