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안 수업 - 어떻게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가
윤광준 지음 / 지와인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모임 지정도서로 처음으로 윤광준 님의 글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철학'서적이 아닌가? 했다. 다행히^^; 철학서적은 아니었다. 다양한 분야를 밀도 있고 쉽게 쓰여있어 읽는 느낌은 좋았다.

​사진 전공자로서 사진뿐 아니라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까지 내공이 느껴진다. 다만 하나 아쉬운 점은 3가지 정도의 주제를가지고 좀 더 자세하게 쓰였으면 했다. 중간에 사진 학자로서 치명적일 수 있는 눈에 문제가 생겼는데 결국 완치가 되어 다행스럽기 한이 없다.

​이 책을 통하여 음악만을 좋아했던 일인으로서 앞으로는 그림에 좀 더 관심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또한 '심미안이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고 경험하고 훈련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남겨 주신 윤광준 님께 감사드린다.
219.12.11.수

'심미안'이라는 단어는 지금은 고풍스럽지만, 과거 우리 세대에서는 매우 익숙한 말이었다. 인간이 가진 어떤 능력보다 우월한 능력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는 단어였다. '아름다움을 살피는 눈'을 갖는다는 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나는 심미안을 갖게 되는 건 결국 '마음의 눈'을 뜨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p.13)

심미안을 기르려면 자신이 잘 모르는 낯선 대상과 마주했을 때의 첫 느낌이 중요하다. 그 느낌을 내 마음에 자리매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명작은 위대하다. 익숙한 명작을 안내인 삼아 새로운 세계로 들러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내자의 역할이 끝나면 스스로 미술을 여행하는 자발적인 탐험가가 되어야 한다. 너무 당연하게도 세기의 명작도 처음에는 다 낯선 그림이었다. (P.57)

자신이 화가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그렸는지를 생각하면서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재료를 어디서 구했을지, 어떻게스케치했을지, 그 화가의 입장이 되어 그림을 보면 세세하게 이해가 된다. (P.79)

좋아하는 음악이 생기면, 그 옆의 것으로 옮겨 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보일 것이다.처음에는 안갯속에 있는 듯하다가, 작은 영토 정도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전체 지도가 눈에 들어오고, 자신이 그지도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가 느껴질 때가 온다. 그때 재미가 확 늘어난다. (P.135)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민감해진다는 것은, 자신이 놓여 있는 조건과 맥락에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신이 놓여 있는 조건과 맥락에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일이 바로 건축이다. (P.197-198)

나는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것을 잡아내려고 애쓴 사진, 세상의 허무함과 삶의 쓸쓸함을 드러내려는 사진을 보면,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게 사진의 본연적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P.209)

아름다움을 파악하고 경험하게 되면, 스스로의 인식과 판단의 범위가 다음 단계로 올라서게 된다. 무용한 것이 유용한 가치로 바뀌는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순환의 시간들을 갖게 되면, 삶이 지루할 틈도 괴로울 틈도 없다.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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