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 - 시선강탈 취향저격 구매유발 글쓰기
김건호 지음 / 끌리는책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수식어가 빠진 간결한 글은 담백한 음식 맛이 난다.​

많은 제목들이 하루 동안 내 눈에 들어온다. 신문, TV, 광고 등 눈길을 사로잡는 글귀를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온다. 한가족이 되어버린 휴대폰으로 많은 문자를 주고받는다. 문자를 읽으면서 상대방의 글솜씨를 평가해보기도 한다. 나 처럼 짧은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를 만났다.

저자는 현직 카피라이터로 20여 년 쌓은 노하우를 모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한 줄의 힘은 셉니다'라는 한 줄이 핵심문장이다. 간결하고 강력한 문체에 관한 저자들의 강연을 들어보면 매끄럽다기 보다는 강의 내용이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온다. 한 작가는 판서나 프리젼테이션을 하지 않고 1시간 동안 논리적으로 강의를 하는 것을 들으며 내심 박수를 보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강의도 맛깔났다.

이 책을 읽고 약간의 용기가 생겼다. 메모를 하면서 독서하는 나로서는 참고서를 마련한 듯 했다. 나와 같이 글을 길어지거나 수식어를 즐겨 사용하는 독자에게 길잡이가 될 듯하다. 실전이 중요하다. 매일 글 다이어트를 하자!


■ 기발한 문구들​

- 인간적으로 옥수동 사는 사람들은 하나씩 먹어봐야 되는 것 아니냐? <살미 옥수수>
- 공원이 만들면 안 봐도 비디오
- 잃어버린 어제를 찾습니다
- 운전을 발로 해서 죄송해요
- 옆집 송영감도 먹더라
- 책 읽는 개만(개 출입 금지)
- 흡연은 비행기 날개 위 스카이라운지를 이용하세요(비행기 금연)
- 저를 깨끗이 사용하시면 오늘 본 것은 평생 비밀로 할게요(화장실 변기)
- 저의 보다 싼 곳이 있으면 신고하세요
- 의자가 인생을 바꾼다
- 철학은 멘탈의 이종격투기다
- 행복한 기억은 늙어서 안락한 쿠션이 된다
- 치킨은 살이 안 쪄요. 내가 쪄요.(다이어트)
- 속옷은 첫 번째 겉옷입니다
- 내면은 바라봐. 외모에 속지 마(삼겹살)
- 넌 커서 뭐가 될래?(교육청)
- 비 오는 날 공친다(고척 스카이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20-04-1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시는 리뷰 항상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읽기의 발견 - 카피라이터 정비아의 세상 읽기
정비아 지음 / 유심(USIM)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독서법과 글쓰기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관련된 책 제목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런 방법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는 쉽지는 않다. 많은 책을 읽어보니 결국 핵심은 대동소이했다. 거의 모든 책은 문자로 된 책 읽기에 관한 연구서였다. 독서법에 관한 책을 읽어오면서 뭔가 하나 빠졌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이 책에서 해답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문자로 되어있는 책을 읽는 방법에 관한 책이 아니다.

저자 정비아는 거의 20여 년째 기업과 브랜드 광고를 기획, 제작하는 카피라이터이다. 더불어 에디터, 작가, 북 칼럼니스트 등으로도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다. 어린 시절 만화책으로부터 시작된 책 읽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카피라이터라는 경력 때문이었다. 특히 카피라이터는 간결한 문구에 내용을 함축시켜야 하는 압축의 달인이 아니던가. 예상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일상생활에서 읽기의 발견‘
이 책의 내용이 이 문구에 다 들어있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읽기 능력 회복
2. 일상 읽기
3. 관계 읽기
4. 사회 읽기
5. 가치 읽기

이 중에서 1. 읽기 능력의 회복 중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시선과 전달하는 태도를 매개로 내 삶을 살피고,
내 존재를 의미 짓고,
나와 관련된 사람들을 이해하고,
마침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읽은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기, 이웃, 사회, 세계로 사유가 확장되는 것이 읽기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고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단지 지식의 습득에 불과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는 ˝ 우리의 삶은 홑겹이 아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 일상적인 것과 비일상적인 것이 중첩되어 있음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모든 고정관념과 편견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삶의 총체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시작점에 설 수 있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런 취지의 글은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지금부터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가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정보와 지식의 넘쳐나는 사회로 발전할수록 감각과 직관, 나아가 통찰로 이어지는 읽기 본능은 더 중요해지는데, 문자를 익히고 책을 읽고 학교교육을 받으면서 오히려 읽기 본능은 의식의 아래로 침전된다. ‘읽기‘를 문자로 쓰인 것에만 국한시키는 학습이나 교육 탓이다. 부모들은 독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국어, 역사, 과학 논술 등의 학원에 보내기 바쁘다. 그러나 그런 학원을 다니면서 오히려 우리가 갖고 있는 읽기 본능을 더 잃어가는 것은 아니가 하는 회의에 빠진다.

읽기 능력 향상은 감각을 깨우는 데서 시작한다. 문자가 아닌 삶 속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의미를 도출하는 읽기가 가능할 때 우리 안에서 읽기는 온전히 작동한다. 무의식은 직관적으로 삶의 모든 곳에서 읽기를 시도한다. 의식은 문자로 쓰인 것들만 읽기로 인식하지만 무의식은 그렇지 않다. (p.43)

이제 결론에 왔다. 나는 ‘읽기‘라는 단어를 책에 있는 문자로만 의식해 왔다. 칸트나 베토벤처럼 산책하면서 사유하는 것은 ‘읽기‘와는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개념이 바뀌었다. ‘읽기‘란 단지 문자를 읽은 것이 아니고 길옆에 핀 작은 풀을 바라보는 것, 버스 정거장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해를 바라보는 것,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듣는 것, 이 모두가 ‘읽기‘라는 범주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늘은 강가를 거닐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18개의 단편소설집으로 나를 나무로 만들기도 하고, 투명 인간으로, 실명하는 사람으로 수많은 변신을 시킨다. 처음에는 아찔하면서도 스릴감이 넘친다.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법한 세계를 거닐게 함으로써 사유의 폭을 넓혀준다. 18개의 질문으로 하여금 작가는 현대사회의 문제점과 인간 본연의 문제에 대한 성찰의 문으로 들어가게 한다. 어떤 때는 황당무계 보이기도 하고 끔찍한 장면도 있지만 그 길을 지나고 보면 나의 키가 커져있음을 발견한다.

지구의 소중하게 여기고 자연을 사랑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겸손의 미덕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이 책을 통해서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 속에서 잠시 나와 나 자신과 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공존하는 법을 숙고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상상력의 팝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정사용설명서 (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양장)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만 가지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어떤 감정은 오래 지속되기도 하고 또 다른 감정은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그럼 이 감정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 책은 독일의 심리상담가인 롤프 메르클레와 도리스 볼프 부부가 함께 쓴 책이다. 2006년 출간된 이 책은 150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였다. 그만큼 현대인의 심리적으로 지쳐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감정이 어디에서 생겨나는가?'에서 부터 부정적인 감정들, 예를 들면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 우울증, 자신감 없음, 분노 등등에 대한 개념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긍정적인 감정들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쉽게 풀이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게 했다.

결국 감정이란 나 자신이 스스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그 감정의 원인을 사실의 잣대를 가지고 정확하게 판단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이 세상에는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면서 '차이'를 '다름'을 깨닫고 그것들이 부정적인 감정의 출발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라는 글귀도 반갑다.

누군가 물었다. "행복은 어디 있나요?"라는 질문에 "불행한 생각이 들지 않으면 그것이 행복이다"라고 답했다. 그렇다. 굳이 행복의 파랑새를 찾을 것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막별 여행자
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 / 문학의숲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알라디너 이웃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우선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지요. <사막별 여행자>라는 제목에 낙타를 타고 사막을 여행하는 일종의 여행기인 줄 알았습니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푸른색 베일을 쓰고 사하라 사막에서 대대로 살아온 투아레그족의 신비로운 장면들이 제 앞에서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무사 앗사리드는 아프리카 말리 북부의 통북투와 가오 사이에 있는 투아레그족 유목민 야영지에서 태어났습니다. 우연스레 랠리를 취재하러 온 여기자의 가방에서 떨어진 책을 집어 주려다가 그 기자가 선물로 주었던 책이 바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였습니다. 작가는 그 책을 읽고 사막에서도 어린 왕자의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그를 만나러 파리로 떠나게 됩니다. 생애 처음 문명세계인 파리에서 그는 많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되지요. 수도, 자동문, 음식, 등등. 그는 이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지금까지 할아버지, 부모님에게서 배운 지혜의 보따리를 풀어 놓습니다.

책을 읽으며 내내 어린 왕자가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이 책은 논픽션이지만 마치 멋진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지요. 저자는 "자기 안에 평화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 또한 우리가 배워야 할 사항이다. 타인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평화로워져야 한다"라며 '공존과 배려'를 조용하면서도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두르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관조할 시간도 없이 소멸을 향해 내달리기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배워야 할 것과 각자 완수해야 할 사명이 있다. 삶은 그러한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주어진 기회다. 그 임무를 완수하고 나면 우리는 우리 본래의 집인 신의 곁으로 간다" 와 같은 글들은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지요. 사막 한가운데서 매일 생존과 마주하며 얻은 지혜들을 책 속에서 생생하게 맞이하는 만족감을 여러분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