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는 돌아눕기 시작했다 - 사랑과 결혼, 그리고 헤어짐에 관한 위험한 인터뷰
데이나 애덤 샤피로 지음, 이영래 옮김 / 중앙M&B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왜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그 사랑 때문에 헤어지는가. 사랑하는 이들, 사랑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읽어볼만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상 받은 책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일본 서점 대상 수상작은 웬만하면 찾아서 읽는 편이다. 일본 서점 대상은 서점 직원들이 1년간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을 꼽아 주는 상으로 비교적 다른 문학상과는 달리 대중적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재미있다는 것이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고백>, <밤의 피크닉> 등 그동안 만났던 서점대상 수상작 대부분이 그래왔고 1위 수상은 못했지만 후보에 올랐던 대부분의 책들이 그랬기에 서점 대상은 신뢰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 책 <64 육사>를 읽은 것도 당연히 그 때문이었다.  

 

2013년 일본 서점 대상 2위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수상. 너무나 화려한 이력에 주제마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추리스릴러였기 600쪽이 넘는 엄청난 분량에도 불구하고 망설임없이 선택했다. 게다가 책을 여는 곳에 있는 손 글씨로 쓰여 있는 저자의 말은 더욱 이 책을 대하는 자세를 경건하게 만들었다. 집필기간만 10년, 이 책에 모든 것을 건듯한 저자의 애정이 마구 느껴졌다. 

 

배경은 D현시의 경찰청. 그곳에서 홍보담당자로 있는 전직 형사 미카미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며칠 전 집을 나가 연락이 두절된 딸 아이와 비슷하다는 연락을 받고 시체보관소에 달려가 시신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카미는 지금 홍보관이지만 예전에는 형사부 소속으로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는 형사였다. 형사들은 경무부인 홍보관을 권력의 끄나풀이라고 무시하고 경멸하지만, 미카미는 언젠가 다시 형사부로 돌아갈 것이라 굳게 믿고 지금을 잘 무사히 버텨내고 있을 뿐이다.  

 

그런 어느날 14년 전 D현을 발칵 뒤집었던 미제사건 64 시찰을 위해 경찰청장이 D현경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64사건은 쇼와 64년에 일어난 일곱 살배기 소녀 유괴 사건으로 미카미 역시 추적반으로 함께 범인을 쫓았지만 몸값만 빼앗기고 결국 싸늘한 주검의 아이를 발견한 최악의 사건이었다. 모두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고 범인 검거를 하지 못해 형사들에게는 죄책감마저 느끼게 하는 이 사건을 다시 재시찰하겠다고 한 것이었다.  

 

이렇게 이야기는 64사건을 중심으로 숨겨졌던 비밀들이 밝혀지며 진행된다. 물론 그 안에 예상치도 못한 반전도 있고, 그 스토리도 굉장히 탄탄하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600쪽의 방대한 이야기는 사건 자체가 아닌 사건을 둘러싼 형사들, 경찰청 내부의 이야기에 대부분을 할애한다. 형사부와 경무부간의 갈등, 홍보담당관과 언론사 사이의 갈등, 일반 형사와 고위직 형사들의 갈등, 형사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 등 경찰소설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경찰 내부를 아주 세밀하게 묘사해내고 있다. 그래서 소설의 중반부까지도 사건은 전혀 진행되지 않은채 홍보담당관과 언론사 사이에 실명 공개 논란을 다룬다. 내가 왜 이들의 알력 싸움을 이토록 자세하게까지 들어야 하는지 모를정도로 말이다. 

  

책이란 것은 독자들이 제목과 표지를 보고 기대했던 바를 내용이 충족시켜줬을 때 만족스러운 독서가 된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어긋나고 게다가 어긋난 것이 지루한 방향이었다면 아무리 좋은 내용의 책이라도 그 독서는 남는게 없는 나쁜 독서가 된다고 믿는다.  이 책은 내게 후자의 책이었다. 뭔가 다른 게 있을거라며 끝까지 읽어내기는 했지만 이 책은 내겐 상당히 버거운 책이었다. 심리묘사나 경찰 내부의 디테일 묘사에서는 탁월한 감이 있으나, 추리스릴러로서 주는 속도감이나 박진감, 이야기의 전개는 많이 부족했다. 잘 쓴 책과 재미있는 책은 역시 다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변화 시대의 경영 피터 드러커 라이브러리 2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시작했다. 회사 안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정규직이 되기 위해 수많은 서러움과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는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그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슈퍼 갑 비정규직 미스김을 등장시켜 사람들이 그토록 되고 싶어하는 정규직을 무참하고도 통쾌하게 짓밟는다. 정직원으로 특채 입사도 노예 따위는 되고 싶지 않다며 거부하고, 회식 참여도 일의 연장선상이라며 당당하게 시간 외 수당을 청구한다. 미스김은 많은 비정규직의 히어로가 된다.

 

여기서 미스김이 회사에 얽매이지 않으며 스스로 비정규직임을 자처하며 그토록 당당할 수 있는 건 그녀만의 능력, 그녀만의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대채할 수 없는 전문성, 회사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고 빠르게 가져다 줄 수 있는 능력, 맡기면 실수 없이 완벽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그녀의 능력은 회사가 그를 원하게 만들었고, 회사의 이름이나 직함 없이도 스스로 비정규직의 길을 걸으면서도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했다.

 

이제 기업도,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어차피 회사란 내가 평생 몸 담을 수 없는 곳이다. 또 직함이라는 것이 예전에 지녔던만큼 큰 의미를 지니지도 않게 됐다. 그래서 예전 사람들은 다음 승진을 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를 물었지만, 이제는 다음에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더 갖추어야 하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피터 드러커의 책 <대변화 시대의 경영>은 바로 그러한 지금 이 시대에 경영자들은 어떻게 기업을 이끌어나가고 조직원들의 동기를 부여시켜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조직이 아닌 개인의 능력에 집중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15년 내지 20년 전,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무렵에 이들의 질문은

"다음의 승진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합니까?" 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다음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라고 묻습니다. _ 18쪽 중에서

 

 

피터 드러커는 이제 자기 자신의 역량 뿐 아니라 자기가 일을 맡길 사람들, 그리도 동료와 상사의 장점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저 '우리의 엔지니어'가 아니라 반도체를 다루는 조, 자동차를 만지는 메리 처럼 집단적 노동력이 아닌 개개인을 대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 근로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급 세일즈맨이 승진을 하고 나서는 맥을 못 추는 경우가 있는데 그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그와 전혀 상관 없는 관리직으로 발령을 냈기 때문이다. 

 

이제 그 누구에도 명령할 권한도 없고, 그 누구도 남에게 지배당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경영자는 남을 지배하는 것도 그렇다고 지배하지 않는 것도 아닌 이 상황에서 그들의 능력을 활용하고 인재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그들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경영하는 법을 배워야만한다. 조직원들의 마인드가 바뀌고 있다면 경영자도 이제 그 전의 방법은 버리고 새로운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이 책에서 다양한 기업 사례를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 행복 프로듀서 주철환의 산뜻한 인생 관찰기
주철환 지음 / 중앙M&B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방송에서 버리는 기준은 뭘까?

(중략)

기준은 대략 세 가지이다. 새로운 것, 재미있는 것, 유익한 것.

그러니까 그 반대의 것들을 버리면 된다.

낡은 것, 지루한 것, 해로운 것.

_ 73쪽

 

 

내 인생에도 편집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순간 이 책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를 만났다. 견뎌야 하는 힘든 시간은 잘라내고, 기쁨의 순간과 행복했던 순간들은 길게 늘이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되감아서 갈 수 있게.

 

주철환 PD는 어린 시절 내가 기억하는 굴지의 TV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정의 무대>, <대학가요제> 등등. 30년 째 현장에서 뛰고 있는 주철환 PD, 지금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아직도 더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다는 그의 이야기가 고슨란히 반영된 것이 이 책의 제목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이고 그의 행복 철학이다.

 

국어 선생님이었던 적이 있어 그런지 언어를 가지고 노는 센스도 넘치고, 쇼를 만들던 사람이라 그런지 평범한 세상을 보는 프레임도 재치가 있다. 평범한 출근길에서, 우연히 지나가다 본 연인의 모습에서 세상과 삶을 읽어내고 행복을 찾아낸다. 지긋지긋한 회사도 놀이터로 변하고 힘들기만 한 가사일도 짜릿해진다.

 

나도 인생을 PD의 시각으로 다시 재편집 해보려 한다. 낡은 것, 지루한 것, 해로운 것을 버리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그의 이야기가 참 많은 힘이 되었다. 간만에 좋은 에세이를 만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흥분하지 말고 차근차근 설명을 해 봐."

"어제 오후 조지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 무덤에 갔어. 여섯 번째 냉동고를 열고 가야의 시신을 확인했지. 시신은 그대로였어. 그런데 가야 손에 이상한 글씨가 씌어 있는 거야."

"인과응보......"

벨몽이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가 어떻게 알고 있지?"

"녀석이 사라지기 직전 내게 했던 말이니까."

_ 242쪽 중에서

 

 

사건은 이렇게 시작한다. FBI 요원 사이먼에게 이미 십 년 전에 소인이 찍힌 우편물이 하나 도착한다. 신가야라는 이름의 한국인에게서 온 편지였다. 편지에 의하면 이 편지가 배달된 날부터 5일 동안 한 명씩 사람이 죽어나가게 된다고 했다. 그들은 마땅히 죽어야 하는 인물이며 인류 평화를 위해 마땅히 죽어야 하는 인물이지만, 만약 살인을 막고 싶다면 엘리스라는 여자를 찾으라고 했다. 그녀의 기억 속에 모든 단서가 들어있다고 말이다. 장난이라 여기기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사이먼은 엘리스를 찾아가지만 그녀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신가야는 10년 전 죽은 자신의 딸 미셸의 아버지이니깐 말이다.

 

하루하루 죽어나가는 세계 산업을 지배하는 다섯 명의 거물들, 그리고 10년 전 이 살인을 구체적인 방법까지 정확하게 예고한 의문의 한국인 신가야. 알 수 없는 이들의 관계와 정체를 밝혀나가는 것이 이 책의 큰 줄거리이다. 신가야라는 한국인은 그저 가난한 좀도둑 한국인에 불과했지만 어느날 누군가에 의해 미국으로 들어온 뒤 영주권까지 주면서 거대 세력의 비호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엘리스라는 여자를 만나 5일 간의 사랑을 나누고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0년 후 벌어질 살인에 대한 예고와 함께 말이다.

 

 

"미래를 본다는 말은 들어 봤어도 기억한다는 말은 처음이오."

"왜냐하면 말 그대로 기억하기 때문이오. 그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기억을 갖고 태어나오. 인생 전체를 뇌 속에 저장한 채 세상에 나오는 거지."

_ 304쪽

 

 

 

이 책의 주인공 신가야의 정체이자 소설의 제목인 '궁극의 아이'는 기원전 26세기 고대 이집트 왕 쿠푸의 무덤에서 발견된 또 다른 비밀의 방에서 시작된다. 이 방에서 발견된 건 열일곱 살의 소년 석관이었다. 석판에는 '아누비스의 사자'라는 말과 함께 아이의 놀라운 능력이 적혀 있었는데 바로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쿠푸는 이 아이의 능력을 활용해 영토를 확장해 국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왕이었는데 그가 죽으면서 이집트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훗날 이 석상을 도굴한 미국의 고고학자는 이 석상을 발견하고 돌아가던 중 똑같이 생긴 아이를 발견하는데, 그 아이에게도 똑같은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한다. 궁극의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전 세대가 죽으면 얼마후 똑같은 모습을 하고 태어나는 아이. 모든 인종, 모든 국가를 초월해 무작위로 태어나지만 이들은 똑같은 얼굴은 물론 지문, 심지어 치열까지 똑같다. 미래를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 자신이 살아있는 기간 동안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확히 기억한다. 문제는 이 기억을 활용해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들이었다. 국가를 초월해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주무르는 이들은 궁극의 아이의 기억을 활용해 전쟁을 일으키고 피가 뭍은 돈을 벌어들여 절대적인 권력가로 전세계를 지배한다. 그 사이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과 무기력하게 조종당하는 사람들. 이들의 악행을 멈추기 위해 궁극의 아이는 복수를 시작한다. 그 아이가 바로 신가야였다.

 

제목에 끌려 집게 된 이 책 <궁극의 아이>는 놀랍도록 잘 쓰여진 소설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난 스릴러일거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사건의 스케일이 점점 커지며 그 안에 추악한 인간의 탐욕과 돈에 대한 성찰까지 담아내고자했다. 실제 역사적인 사건들에서 상상의 날개를 덧붙여 팩션의 느낌을 자아냈고, 궁극의 아이 신가야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과정은 그 어느 추리소설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하게 그렸다. 사건을 쫓는 사이먼의 개인사가 사건과 결합되며 한 인간으로서의 겪는 고뇌도 잘 표현되어 있고, 돈이 권력이 되어버린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도 담겨 있다. SF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그 덕분에 인간사회의 비극성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정말 재미있다. 10년 전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며 사건의 조각들이 맞춰지고 역사적 사건과 함께 정체가 밝혀질 때면 쾌감마저 느껴진다. 500쪽이 넘는 책이지만 한번 잡은 순간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배경이 미국이어서 그런지 국내작가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잘 쓴 외국 작가의 번역서를 읽는 것 같았고, 감히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에 견줄만큼 국내작가이지만 내로라 하는 해외 소설가들에도 버금가는 작품이었다. 놀라운 작가였고, 놀라운 소설이었다. 강력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