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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의 철학
마시모 도나 지음, 김희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술은 신화이고 기술이자 과학이다.
그리고 항해자 오디세우스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용한 메티스의 지혜와도 같다.
또 한편으로는 오로지 난파당하기 위한 배 한 척만을 원했던 철학자 니체에게 불가피한 구원의 손길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술은 우리에게 세상의 이치를 가르치면서 존재와 실재 간의 차이를 끊임없이 구성하고 환기시키는 대상이다.

_ 프롤로그, 13쪽 

 술을 잘 마시는 편도 아니고, 술 맛을 즐기는 것도 아니지만 술 자리에 가는 건 좋아하는 편이다. 취기가 돌면 사람들은 잔뜩 곤두세우고 있었던 이성의 끈을 느슨하게 하고, 상대를 향해 날카롭게 세우고 있던 방어벽도 그 높이를 낮춘다. 술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웃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향기를 뿜어대며 사람들을 즐거움이라는 마약에 도취하게 만든다. 그래서 술자리를 함께 하고 나면 알게 모르게 둘 사이에는 끈끈함이 생겨난다.

철학자이자 술을 지독히도 사랑했던 이로 알려진 디오니소스의 이름을 빌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디오니소스의 철학>은 '술'이라는 주제를 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재해석하고 있는 책이다. 철학과 술에 대한 일화뿐만 아니라 술과 이념 사이의 관련성을 보여줌으로써 일상과 사상, 악습과 미덕, 이성과 감정, 절제와 방종을 오가는 심도 깊은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

인류가 술을 사용한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기원전 3000년부터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에서는 포도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포도주를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다. 이 책은 철학 이전의 시기부터 시작해 술의 단상을 찾아 고대 철학, 중세 그리스도교와 현대 철학을 지나, 방랑하는 음주가들인 20세기의 철학자들까지 다루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성서 속 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부분이었다. "제자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는 빵을 들어 "이는 내 몸이다"하시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잔을 받아 마셔라. 이것은 나의 피다" "라고 언급한 마태오 복음서와 같이 포주주는 예수의 피와 동일시 되며 성스러운 음료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이사야서에서는 "그들 역시 술에 취해 비틀거린다. 독주에 취해 이리저리 헤매고 다닌다"며 주정꾼을 단호하게 꾸짖고 있다. 포도주의 양의성(적당한 양이었을 때는 그 효과에 대해 찬양받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비난받는)을 지적한 것일 것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이 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술'이라는 친근한 소재로 독자들에게 말을 걸지만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그 안에 담은 철학적인 단상들도 지나치게 형이상학 적이다. 나 같이 철학에 철도 제대로 모르는 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책이었다. 철학자의 이름과 흐름 정도를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일독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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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0-04-3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런데 한가지 주제넘은 짓을 하자면요 디오니소스는 철학자가 아니라 술의 신입니다. 로마신으로는 바쿠스 혹은 박카스(아시죠. 그 마시기만 해도 취한다는 드링크제^^)라고도 합니다. 서평단이라는 책임감으로 책을 읽기는 했지만 솔직하게 책의 흐름이 잡히진 않더군요. 님은 어떠셨는지요?

리듬 2010-05-02 20:06   좋아요 0 | URL
님도 서평단이셨군요.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서평에도 썼듯이 저는 이해하지 못한 책입니다. 제 독해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몰라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서평단으로 이런 책을 받을 땐 정말 난감하지요. 그냥.. 이해한만큼만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