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으로 변한 이 세상에서 인간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왜 사는가?’란 질문에 삶의 스승 3인이 내놓는 가장 실존적인 대답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정의, 사랑, 자비 

삶의 스승 3인이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혼란스러운 시기에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던 인류의 스승 3인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오늘날 우리가 처한 정신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는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가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 인물에 대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설명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비화를 재조명하며,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정의, 사랑, 자비 등의 메시지가 현재의 우리 삶에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보여 주는 수작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연구원이자 철학자, 종교사학자, 잡지 편집장, 소설가, 라디오 진행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박학한 지식과 영적 지혜를 한데 아우르며 대중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 추천사


매력적이고 교훈적이다. 

- 《르 피가로》


르누아르의 지속적인 성공의 배경에는 그가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에게 깊이 영향받은 영적인 사람이라는 점이 있다. 그는 철학적이고도 영적인 세 인물에 대해서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이 책에서 설명한다. 그의 목표는, 유명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각 인물의 이야기를 강조하고, 그들이 어떻게 오늘날과 관련되는지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 《사이콜로지(Psychologies)》


우리는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삶, 개성, 생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떤 이유로 그들을 함께 묶을 수 있을까? 어떤 면에서 그들은 여전히 오늘날 우리에게도 관련이 있는가? 이 책에서는 저자는 보편적이고도 핵심적인 세 인물의 초상을 그려 낸다. 

-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Le Nouvel Observateur)》


정말 좋은 읽을거리!

- 《프랑스 앵테르(France Inter)》


성공적이고 풍부한 내용과 의미를 담은 책. 사색을 위한 양식을 제공한다.

- 《르 파리지앵(Le Parisien)》


휴가 기간에 여유 시간을 활용하여 꼭 봐야 할 책. 

- 《펠레헨(Pélerin)》



▶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서평단 모집 상세내용


하나, 해당 페이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를

간단하고 성실하게 댓글로 작성하여 스크랩 링크와 함께 남겨주면 응모가 완료됩니다.


둘, 응모 기간은 2014년 07월 10일(목)~2014년 07월 15일(화) 5일간 입니다.


셋, 총 추첨 인원은 10명입니다.


넷, 당첨자 발표일은 2014년 07월 16일 (수) 오후 입니다.


다섯, 서평기간은 2014.07.23(월)~07.28(월) 6일간입니다. 

        

마지막, 당첨자 분들은 서평을 작성 한 후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서평단 발표 페이지

온라인 서점 블로그와 개인 블로그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서평단 지원자가 모집 인원에 미달할 시,

출판사의 의도에 따라 일부 인원만 선정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해당 기간 안에 작성하지 않을 시에 다음 서평 모집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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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이세욱 옮김 / 비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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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음악학자, 영화감독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작품을 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긴 알고 있는 현대 이탈리아 작가로는 움베르토 에코가 거의 유일하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같은 깜직한 사진 한 장을 공개하고는 은둔생활을 한다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와 같은 인물이 아니기에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해 대강 파악하면 처음 접하는 작가라도 조금은 알아가기 쉽지 않을까 해서 찾아본 것인데, 웬걸 역시 어렵다. 삶에 대한 통찰을 한 권의 책에 집약해서 그런지 쉽지는 않은 이야기이다. (에코를 비롯해서 이탈리아 작가들의 글은 왜이리 어려운지...휴~) 그래도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고, 잘 되라고 하는 소리는 잔소리로 들리기 쉬우니 어렵고 생각거리가 많은 이야기도 분명 삶에 좋은 이야기가 되겠지.

 

「이런 이야기」는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길을 꿈꾸는 울티모의 삶을 어린시절부터 전쟁에 참전했던 시절, 연인인지 아닌지 아직도 아리송한 엘리자베타의 일기 등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과연 거장 알레산드로 바리코는 울티모를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했을까?

 

1. 길에 대한 꿈을 꾸게 되는, <울티모의 어린 시절>

  울티모는 병약한 아이였다. 고비를 맞을 때마다 세례를 받았기에 세 번이나 세례를 받았지만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금빛그늘의 분위기를 지닌 특별한 아이로 자랐다. 그런 울티모에게 아버지 파르리는 본업인 소를 모두 팔고 자동차 정비를 업으로 삼기로 선언한다. 마침 자동차 시대의 태동기였고, 여러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귀족 일부의 취미생활로 여겨지던 때였다.

  파르리는 울티모와 토리노에서 트럭 판매원의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어찌보면 우리가 하는 일이란 그저 남들이 다 끝내지 못하고 남겨둔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거나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신 마무리할 일을 시작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p. 92)”라는 말을 한다. 아들과의 시간을 늘이는 것이 이야기를 하는 방법이기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말이지만, 일을 시작하고는 남겨둔 일을 마무리하는 것 또는 마무리할 일을 시작하는 것이라는 말이 묘하게 여운이 남았다.

  파르리는 그의 파트너가 되는 담브로시오 백작을 만나고 그와 함께 자동차 경주를 보러 간다. 그곳에서 아이는 자동차의 소음과 냄새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다.

  아이가 보이게는 길이 자동차들을 길들이는 것이지 자동차들이 길을 길들이는 게 아니었다. 그런 이치를 터득한 아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하나의 인생이 새겨져 있는 것이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인간은 어떤 사람이 되기 전에 이미 그 사람일 수도 있는 것이다. (p. 73)

어떤 사람이 되기 전의 그 사람이 된 어린시절의 울티모였다.

 

2. 자신의 길이 생기는, <카포레토 회상록>

  제1차 세계대전은 참호전이었다. 참호안에서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만 했던 그런 곳에 울티모가 있었다. 탈영으로 총살된 아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려는 한 수학자의 회상록 속에서 울티모는 죽음을 목격하고 전쟁에서 이기기를 바랐지만 전쟁을 직시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울티모는 마지막에 자신의 계획을 밝힌다. 아무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 자신만의 도로를 건설하는 것을 말이다. 자신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굽이 한 굽이 차례대로 담을 경주로를 만들기 위해 살고 있다고 한다.

  울티모의 꿈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는 대목이긴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참호속에서 막내의 죽음을 목격하는 부분이었다. 아군이 고통스러워 하는 막내의 마지막 숨을 끊는 모습을 본 울티모는 “한 사람이 죽으면 얼마나 많은 것이 함께 사라지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p. 148)”고 한다. 울티모의 말마따나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애석한 일이다.

 

3. 생각지도 못한 반전, <엘리자베타>

  내가 보기엔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 같아도 사실은 안 그래.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는 시간은 그 긴 세월의 작은 부분일 뿐이야. 다시 말해서 자기가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를 알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시가에만 진정으로 살았다 할 수 있어. 그런 시기에 사람들은 행복해. 나머지 세월은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시간이야.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때에는 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아. 슬퍼 보이기는 하지. 하지만 그건 그저 기다리고 있거나 추억하고 있기 때문이야. 기다리는 사람은 슬프지 않아. 추억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그냥 멀리 있는 것뿐이야. (p. 264)

  엘리자베타의 일기로 이루어진 장이다. 잠시 엘리자베타와 울티모는 같은 일을 하게 되는데, 그 가운데 울티모가 엘리자베타에게 한 말이 「이런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다. 훗날 울티모를 찾아간 엘리자베타는 파르리에게도 같은 내용의 말을 듣는데, 아무래도 복습효과를 노린 작가의 의도인 것 같았다.

  엘리자베타의 일기로 이루어져 있기에 그녀의 일방적인 말밖에 들을 수 없지만, 나중에 울티모를 통해서 밝혀지는 나름의 반전이 쏠쏠했다.

 

4. 울티모의 꿈을 실현하는 엘리자베타, <에필로그>

  울티모는 노수학자에게 자신만의 경주로를 만들고 두 팔의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쉬지 않고 돌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거라고 자신의 계획을 말했었다. 그 꿈을 이루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서킷을 여기에 만들거라고 그의 동생의 통해 알 수 있었다. 울티모가 그녀에게 남긴 서킷그림과 같은 서킷을 오랫동안 찾아다닌 엘리자베타는 늪지대에 만들어진 그의 서킷을 복구하고는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친다. 각각의 굽이가 하나의 몸짓으로 녹아들고 있음을 느끼고는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찾았음을 알고는 서킷을 부숴버림으로써 「이런 이야기」의 이야기가 막을 내린다.

  

  무엇보다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옆집 할아버지께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러 갔다가 어려운 숙제를 하나 받은 느낌이랄까? 자신의 길을 꿈꾸던 울티모의 삶도 모두가 아니라고 해도 자신감과 의리로 헤쳐 나가던 파르리의 직업관도 자신만의 목적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엘리자베타의 삶도 흥미로웠지만 울티모의 말을 듣고 쓴 엘리자베타의 일기속의 의문, ‘나는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났을까? 나는 언제쯤 진정으로 살아 있는 존재가 될까? 아니, 이미 진정으로 살아 있었던 적이 있을까? 그렇다면 그게 언제였을까? (p. 265)’이 두고두고 곱씹게되는 「이런 이야기」였다.

 

  끝으로 번역된 책에서 잘 찾아보기 힘든 '비거스렁이(p. 52)', '갈마드는(p. 165)', '기연가미연가(p. 173)', '생급스러워서(p. 223)' 등의 조금은 생소한 재미난 말 등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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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식탁 -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권지현 옮김 / 판미동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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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언론인이 쓴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의 부제가 붙은 「죽음의 식탁」은 농약에서부터 식탁위의 플라스틱 용기까지 어떻게 독을 품고 있는 물건들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쓰는 물건이 되었는지 파헤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책이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이기에 또한 그러한 기업들로 인해 생활이 윤택해진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불편한 책임은 틀림없다. 그래도 저자가 세운 목표대로 ‘적어도 탄탄한 논리로 무장해서 능력껏 행동하고 더 나아가 우리 건강을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게 하기’위해서는 꼭 한번 읽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아는 것이 곧 힘이니까.

 

 다큐멘터리 제작자답게 「죽음의 식탁」은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다. (한편이라고 하기엔 분량이 제법 많지만 말이다.^^;) 프랑스 내외의 많은 피해 사례를 중심으로 그들의 힘든 싸움을 먼저 이야기를 하고 산업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끄집어내고 있다. 농약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다이옥신, 아스파르탐, 비스페놀A 등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물질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파헤쳐 간다. 특히나 새로운 화학물질을 만든 기업이나 그 기업이 후원하는 연구소, 그것을 규제해야하는 공권력의 기관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 소비자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글만 읽어 보아도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최근 농약이 선거 후보들의 토론에서 언급이 되어서 그런지 농약에 대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2006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예방 매뉴얼의 내용인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신경계는 근본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곤충의 신경계를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살충제는 인간의 신경계에도 급성 혹은 장기적으로 독성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음이 분명하다. (p. 147)”라는 부분은 농약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살충제는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았다. 또한 우리가 건강에 아무런 문제없이 평생 동안 매일 섭취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양이라고 정의된 일일섭취허용량이 왜 만들어 졌는지에 대한 연구 자료가 비밀 속에 숨어야 하는지도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저자가 인용한 <뉴욕타임즈>의 유연휘발유에 대한 기사이다.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이 특정 불가한 상황이므로 화학자들은 제품 생산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것은 이 사안을 감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는 완전히 다른 과학자의 시각이며, 과학자의 판단이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는 있어도 합리적인 판단이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저자는 과학자들이 독립적이고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규명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다면,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므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사람들인 과학자들을 믿고 안심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것이 이 두꺼운 책을 만든 이유가 될 것 같았다.

 

 분명 많은 제품들이 우리의 삶을 좀 더 편하게 해 주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최소한 어떤 독성이 있고 어떻게 사용 혹은 사용 중단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이윤이 아닌 건강과 목숨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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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 사회를 넘어서 - 계획적 진부화라는 광기에 관한 보고서
세르주 라투슈 지음, 정기헌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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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함부로 사용하고 멀쩡한 물건도 유행이 지났다는 다소 진부한 핑계로 새로운 물건을 찾는 것을 보는 어르신들의 한마디는 늘 ‘요즘 젊은 것들은 배를 곯지 않아서 그렇다’이다. 그렇게 아껴 쓰고 절약하는 것이 무조건으로 옳은 일이고 미덕으로 배웠지만 언젠가 본 절약으로 내수경제가 어려워진다는 기사한토막이 그런 확고한 신념에 찬물을 끼얹을 때 세르주 라투슈의 「낭비사회를 넘어서」를 보게 되었다.

 

 같은 주제의 먼저 나온 책 번역본에 머리말이나 해제를 덧붙일 요량으로 노트를 정리하면서 쓰게 되었다는 이 소책자는 작고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철학자가 쓴 글이어서 그런지 프랑스인이 쓴 글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프랑스 철학자가 쓴 글이어서 그런지 무거운 주제에다 쉽지 않은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저자는 분명한 필요를 위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기 위해 성장하는, 성장이 모든 가치를 흡수해버리는 성장 사회의 종착점인 소비 사회를 경고한다. 따라서 이러한 대량소비를 필요로 한 대량생산을 경고하면서 생산성 향상이 소비 증대를 강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강력하게 고용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고 진단한다. (18쪽) 그리고 「버리기 위해 만들기」의 저자 자일스 슬레이드의 ‘인위적으로 공산품의 수명을 단축시켜 새로운 소비를 자극하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종류의 기술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개념’인 계획적 진부화를 소개하면서 산업화를 주도해온 기업들이 계획적 진부화를 통해 우리의 소비를 조장하면서 낭비 사회를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계획적 진부화란 용어가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수많은 공산품들의 수명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결코 길지 않으며,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고 나서 몇 달이 지나면 신제품이 나오는 것을 경험한 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 계획적 진부화를 겪고 있다고 한다. 그것의 근거로 전구 제조 회사 카르텔과 ‘1000시간 위원회’나 유럽과 미국의 사라진 경전철 등은 우리 삶에 깊게 뿌리내린 계획적 진부화의 현주소를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게다가 일회용제품이 갈수록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상품은 쓰레기로 버려지고, 인간은 소외되거나 사용 후 해고되는 등 상품을 넘어 인간까지 포함하는 일반화된 쇠퇴는 지금도 조금씩 보이고 있는 성장위주의 부작용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이에 저자는 탈성장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버리고 계획적 진부화를 제품의 지속 가능성, 수리 가능성으로 대체함으로써 자연 자원 채취량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며 성장 없는 번영과 검조한 풍요의 사회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며 필요에 의한 성장을 강조한다. 하지만 삶의 많은 부분을 기업에서 나오는 생산물에 의존하고 있는 고도 산업사회인 요즘에는 말처럼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 이면에 숨겨진 ‘계획적 진부화’에 대해서 고민해보아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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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애니멀 - 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빠져드는가
조너선 갓셜 지음, 노승영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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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웅이 세상을 다스를 때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자 하여 환웅은 쑥과 마늘만으로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니 쑥과 마늘을 견디지 못한 호랑이는 동굴을 뛰쳐 나가고 참을성 많은 곰만이 삼칠일을 견뎌내 사람이 되었고 환웅과 혼인하여 단군을 나았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인 단군신화이다. 학교에 처음 들어가 우리나라에 대해 배울 즈음에 처음 접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그 후 곰이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무렵 곰을 토템으로 삼는 부족이 호랑이를 토템으로 삼은 부족을 물리치고 세력을 잡으면서 그들의 정당성을 위해 단군신화가 생겨났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접하면서 그럴수도 있겠다며 그동안 배웠던 단군신화를 비롯하여 알에서 태어났다던 박혁거세나 주몽 등의 이야기는 왜 불가사의한 일을 그릴까란 생각을 짧게나마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이에 “인간은 이야기에 탐닉하도록 진화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조너선 갓셜의 「스토리텔링 애니멸」은 이런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었다. 또한 갓셜은 이야기, 픽션은 현실로부터 도피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쾌락을 제공하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며 삶의 예행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즉, “이야기는 사회의 윤활유이자 접착제이다. 올바른 행동을 장려함으로써 사회적 마찰을 줄이고 공통의 가지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묶는다. 이야기는 우리를 균질화한다. 즉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 마셜 맥루언의 ‘지구촌’ 개념에는 이런 뜻이 담겨있다. 기술은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같은 매체를 접하게 함으로써 전 세계를 아우르는 마을의 주민이 되게 한다. (p. 170)”고 이야기를 설명한다. 게다가 이야기는 구술에서 점토판으로, 육필 원고로, 인쇄 서적으로, 영화로, 텔레비전 등으로 점차 다양하고 디지털적으로 진화했지만 이야기의 근본은 변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야기기 세상을 더 잘 살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이야기가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었다는 말에 눈길이 갔다. 언젠가 서양의 문화는 ‘I’로 표현되는 개인중심이고, 동양의 문화는 ‘We’로 표현할 수 있는 공동체중심이라는 글을 보면서 ‘우리’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주 쓰던 우리라는 말이었지만 공동체라는 개념과 연관시킬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그림은 울타리였다. 울타리 안에 있는 이들은 ‘우리’ 안이지만 울타리 밖의 이들은 ‘너희’로 배타적이고 심지어는 적대적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는 갓셜의 이야기의 역할을 보고는 단군신화를 비롯해서 건국 설화 등의 탄생이 어느 정도 설명이 되었다.

 

 이야기에 대해 신경과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심지어는 종교적으로 다양한 접근을 하면서 인간이 이야기에 빠져드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은 마지막 장이었다. 이야기에 탐닉하는 것과 음식에 탐닉하는 것을 비교하면서 ‘유행성 정신 당뇨병’ 같은 현상을 우려한 부분이었는데, 한시도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심지어는 로그아웃으로 1년을 살아 예전과 같은 삶을 회복했다는 이야기가 책으로도 나오는 요즘에 몰입적인 쌍방향 이야기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어 이야기가 미래에 인간의 삶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완전히 집어삼키는 경고는 공감이 되었다.

 

 이야기에 대한 책답게 이야기는 왜 말썽에 집착을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다음 장에 이야기 친화적인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책에 대한 몰입도는 여타 소설책 못지않게 뛰어났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책’ 이라면 너무 간단할 것 같지만 이만한 말도 없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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