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식탁 -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권지현 옮김 / 판미동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의 한 언론인이 쓴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의 부제가 붙은 「죽음의 식탁」은 농약에서부터 식탁위의 플라스틱 용기까지 어떻게 독을 품고 있는 물건들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쓰는 물건이 되었는지 파헤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책이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이기에 또한 그러한 기업들로 인해 생활이 윤택해진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불편한 책임은 틀림없다. 그래도 저자가 세운 목표대로 ‘적어도 탄탄한 논리로 무장해서 능력껏 행동하고 더 나아가 우리 건강을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게 하기’위해서는 꼭 한번 읽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아는 것이 곧 힘이니까.

 

 다큐멘터리 제작자답게 「죽음의 식탁」은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다. (한편이라고 하기엔 분량이 제법 많지만 말이다.^^;) 프랑스 내외의 많은 피해 사례를 중심으로 그들의 힘든 싸움을 먼저 이야기를 하고 산업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끄집어내고 있다. 농약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다이옥신, 아스파르탐, 비스페놀A 등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물질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파헤쳐 간다. 특히나 새로운 화학물질을 만든 기업이나 그 기업이 후원하는 연구소, 그것을 규제해야하는 공권력의 기관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 소비자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글만 읽어 보아도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최근 농약이 선거 후보들의 토론에서 언급이 되어서 그런지 농약에 대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2006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예방 매뉴얼의 내용인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신경계는 근본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곤충의 신경계를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살충제는 인간의 신경계에도 급성 혹은 장기적으로 독성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음이 분명하다. (p. 147)”라는 부분은 농약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살충제는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았다. 또한 우리가 건강에 아무런 문제없이 평생 동안 매일 섭취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양이라고 정의된 일일섭취허용량이 왜 만들어 졌는지에 대한 연구 자료가 비밀 속에 숨어야 하는지도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저자가 인용한 <뉴욕타임즈>의 유연휘발유에 대한 기사이다.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이 특정 불가한 상황이므로 화학자들은 제품 생산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것은 이 사안을 감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는 완전히 다른 과학자의 시각이며, 과학자의 판단이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는 있어도 합리적인 판단이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저자는 과학자들이 독립적이고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규명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다면,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므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사람들인 과학자들을 믿고 안심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것이 이 두꺼운 책을 만든 이유가 될 것 같았다.

 

 분명 많은 제품들이 우리의 삶을 좀 더 편하게 해 주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최소한 어떤 독성이 있고 어떻게 사용 혹은 사용 중단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는 이윤이 아닌 건강과 목숨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