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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멈추다 - 초록빛 힐링의 섬
이현구 지음 / 모요사 / 2019년 12월
평점 :
2년 전에 여름휴가를 런던으로 갔었습니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신사의 나라라서 크게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아일랜드가 영국과 같은 나라인 줄 알았습니다. 잉글랜드와 아일랜드는 엄연히 다른 나라이군요. 800년 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하여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을 텐데 영국과 아일랜드가 같은 나라라고 생각한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이 책은 아이리시 남편과 결혼하여 아일랜드에 사는 새댁의 일상이 담겨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아일랜드라는 대자연 속에 일어나는 이야기이고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우리나라 국민의 이야기이고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의 이야기이니 특별한 것 같습니다. 요리도 하고 기타도 치는 아일랜드인 남편인데 남편의 어린 시절은 보통 사람들하고 다르게 보내서 읽다 보니 맘이 짠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외롭게 컸으나 이제는 좋은 아내를 만나서 가정을 꾸려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외국인 사위를 대하는 장모님의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저도 딸아이만 두 명 키우고 있는데 두 딸들 중에 누구 하나가 외국인과 결혼을 한다고 하면 선뜻 그래라는 말이 나올 것 같지가 않습니다. 외국인과 결혼뿐만 아니라 결혼해서 외국에서 나가 산다고 한다면 더더군다나 찬성하는 게 쉬울 것 같지가 않네요.
이 책은 아일랜드의 사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아일랜드에 대한 좋은 여행서가 될 것 같아요. 천편일률적이고 식상한 여행서랑 차원이 다르죠. 다분히 개인적이지만 맛집도 소개해주고 가봐야 할 곳도 소개해줘서 정말 좋았습니다. 저 같아도 제가 사는 곳이 너무 좋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을 것 같습니다. 여기도 가보고 여기도 가보라고 얘기도 해주고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을 것 같네요.
아직 올해 여름에 휴가지를 못 정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바로 이곳이다 싶네요. 위쪽에 있으니 여름에 당연 시원할 것이고 제가 좋아하는 푸르름이 가득한 곳이고 거기다 무조건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네요. 그건 바로 맥주 때문입니다. 아일랜드에 가면 골목마다 있는 조그마한 펍에 사랑하는 친구들과 대낮부터 들러서 흥겹게 취해서 비틀비틀하면서 다른 펍으로 이동하는 게 제 꿈입니다. 생각만 해도 멋지네요.
아일랜드에 대하여 알고 싶으시거나 여행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세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일랜드에 사는 사람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거기서 팁까지 얻을 수 있는 멋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