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산책 - 이탈리아 문학가와 함께 걷는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가와시마 히데아키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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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있나요? 저는 이탈리아랑 스페인입니다. 저는 서유럽도 몇몇 나라 가봤고 동유럽도 몇몇 나라를 가봤는데 유럽은 다 거기서 거기 같으면서도 또 가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퇴직하고 아이들이 다 크고 나면 가보려고 아껴두는 두 나라가 이탈리아랑 스페인입니다. 천천히 여유를 두고 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가기 전에 그 나라에 대하여 더 알아보고 싶어지잖아요. 이 책 역시 이탈리아를 방문하기 전에 읽으면 너무 좋겠다 싶어서 읽게 되었답니다.

요즘 여행서는 차고 넘치는 것 같습니다. 다들 여행을 많이 하니 자기가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서 책으로 많이 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하죠. 그런 책은 너무너무 많은데 이 책은 차고 넘치고 발에 밟히는 그냥저냥 한 보통의 여행서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뭔가 모르게 격조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우아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시면 제가 하는 말이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것 같습니다.

한평생을 이탈리아 문학을 연구해 온 저자가 사랑하는 로마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이 책에 다 있습니다. 자기가 유학생이었을 때 살았던 곳의 이야기라든지 친구들과 만나던 장소라든지 그런 개인적인 경험과 로마의 문화유적지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다 버무려져 있습니다. 저자가 1933년생이시니 유학 생활이라고 해도 1960년대이니 얼마나 오래된 이야기인지 아시겠죠. 근데 그때의 경험이 정말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노 교수님하고 같이 로마를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이 듭니다. 요즘 유행하는 동영상이나 하다못해 칼라 사진 하나 없어도 단지 지도와 흑백 사진으로 만으로도 로마가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로마의 어느 골목길에 서 있는 착각이 듭니다. 어떻게 화려한 시각적인 자극이 없어도 생생하게 로마를 그려낼 수가 있었는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영원의 도시 로마에 대한 이 책으로 저자는 영원히 사는 것 같습니다.

차고 넘치는 여행서에 식상하시다면, 곧 로마로 떠나실 분이라면, 아님 어디라도 가고 싶은데 장소를 못 정하셨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당신을 로마로 데리고 갈 것 같습니다. 멋진 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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