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건디 여행 사전 - 여행의 기억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
임요희 지음 / 파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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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보니 이 책 [버건디 여행 사전]이라는 제목이 정말 절묘하게 잘 지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제목만 언뜻 봐서 여행서인 줄 알았습니다. 책표지도 버건디스러워서 여행을 가서 버건디와 관련된 풍경을 보면 찍은 사진과 그에 대한 감상을 적은 책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전혀 다르네요. 이 책은 버건디라는 색을 찾는 버건디와 관련된 작가의 추억과 풍경과 사람들과 느낌에 관련된 책입니다. 그래서 버건디 여행이라고 지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단지 버건디와 관련된 감상에 그쳤다만 사전이라는 말을 적지는 않았겠죠. 사전이라고 붙여서 사전처럼 ㄱ~ㅎ순으로 소제목이 있습니다. 버건디 고무대야에서 시작해서 버건디 흔적으로 끝납니다. 처음에는 조그마한 네모 상자에 들어있는 'ㅂㄱㅂㄹ, ㅂㅁㅂㅅ,ㅂㅇㅂㅊ..' 이 무슨 의미인지 도대체 모르겠더라고요.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요즘 애들이 자주 쓰는 줄임말인가 싶어서 혼자 계속 이말 저말 더 넣어봐도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다 읽고 보니 아하 싶더라고요. 이 책의 제목에 모든 게 다 나와있습니다. 가로로 읽는 게 아니고 세로로 읽어야 되는 거더라고요. 'ㅂㅂㄱㄹ, ㅂㅂㅁㅅ,ㅂㅂㅇㅊ..'이런 식으로 사전처럼 버건디 관련 단어를 배열해 봤더라고요. 근데 솔직히 아직도 ㅂㅂ은 뭔지 확실하게 잘 모르겠네요. 첫ㅂ은 버건디의 ㅂ은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작가의 말을 다시 읽어봐도 모르겠네요. 버건디가 프랑스어 '부르고뉴'의 어원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ㅂㅂ이 '버건디 부르고뉴'인지.. 궁금해 미치겠습니다. 여하튼 이제껏 수많은 책을 읽어봤으니 이렇게 책 제목에 모든 걸 다 나타내고 말해주는 제목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색깔 하나로 책을 쓸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어릴 때는 버건디라는 색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는 버건디라는 색이 우아하게 보이고 좋습니다. 심지어 그런 색깔의 옷이나 스카프도 제법 있습니다. 저는 작가의 개인적인 감성과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 사전이라고 제목 지을 만큼 여러 가지 제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에 대해 알려주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여행지라든지 에펠탑 이야기라든지.. 모르는 것 투성이인 저에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남산에 대하여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다음에 서울에 가면 꼭 남산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도 있고 도움도 되고 멋진 책이네요. 작가님이 다음에는 또 어떤 여행을 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그 여행이 어디가 됐던 저도 동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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