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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 곽재구 산문집
곽재구 지음 / 톨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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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산티니케탄. 곽재구 시인은 타고르의 고향 이곳 산티니케탄으로 여행을 떠난다. 540일동안 다녀온것이니 여행이라면 여행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그곳에서 사는것. 은희경의 '생각의 일요일들'에서 여행을 이야기할때 '그곳에서 살아보는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여행을 다녀오고 잠언집이나 여행기들을 쓴다. 그리고 나도 몇몇 책을 읽어보았고 가끔 영화속의 인도를 구경하곤 한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곳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데서 오는 행복이 숨겨져있는것 같다. 아니 숨겨있지 않고 그곳에 다녀와봐야만 아는 행복이 그곳에는 있다. 그곳 사람들에게 있어서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같이 급격한 경제의 발전을 하는 나라나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들,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행복찾기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게 행복을 찾으려 하면 찾으러 할수록 삶에서 행복은 멀어저만 가는것 같다.

 

인도도 한번쯤 여행하고 싶은 곳이였다. 아이들은 종이로 만든 배를 시인에게 판다. 그걸 왜 돈주고 사냐 싶지만 시인은 기쁨마음으로 그 종이배를 산다. 비록 그건 그에게 필요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그걸 팔고 행복해한다. 그럼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곳에 살면서 많은 릭샤꾼을 만난다. 이름하나하나를 나열할 수는 없지만 그들도 릭샤를 끌면서 행복해한다. 잎사귀로 피리를 불기도 하고 시인을 만나면 오늘 한사람도 못태웠다고 거짓말을 하기도한다. 만나자마자 자신의 이름을 먼저 이야기해주고 시인이 어디로 갈지 아는 릭샤꾼도 있다. 자신의 집에 놀러가도 되겠냐는 시인의 물음에 기분좋아 평소보다 빠르게 달리는 릭샤꾼까지.. 그곳의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것에서 행복을 찾고 웃음을 찾는다.

 

특히나 그곳의 아이들은 너무 해맑다. 아무렇지 않게 종이배를 팔았던 아이들도 그렇고 그에게 웃음을 보이면 다가오는 아이들도 그렇고 낯설어 하지도 어려워 하지도 않는다. 해가 좋아 농부가 되고 싶다는 아이까지.. 자신이 되고 싶은것에 이유를 분명이 될 수 있는 그 아이가 참 멋지다. 난 어렸을때 꿈을 이야기하면 내가 왜 그게 되고 싶은지 몰랐다. 그냥 그게 좋다고 했으니깐 좋은건줄 알았다. 그런 우리들의 생각과 다르게 자신이 정말 좋아서 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 해가 좋다는 단순한 이유일지라도 그 아이는 잘 자랄거란 생각에 나도 왠지 흐뭇해진다.

 

이곳 산티니케탄은 새의 소리와 예쁜 꽃들이 만발하는 곳이다. 3월에 핀다는 산티니케탄의 보순또 바하가 어떤꽃인지 궁금하다. 노란색의 순결하고 우아한 꽃이라고 하는데 이름도 이쁘고 그 꽃들이 만발한 곳을 생각하니 정말 아름다울것 같다. 그 외에도 많은 새소리도 들을수 있는 산티니케탄. 그곳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그곳과 어울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야기 같았다. 물론 아직도 시골 곳곳에는 이런저런 정이 많은 사람들과 웃음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점점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리는것 같아서 더욱 이 책속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겹게만 느껴졌다.

 

나는 이분처럼 이곳에서 오래여행하기는 힘들것 같지만 그곳에 한번쯤 가보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자연을 만나고 싶었다. 보순또바하꽃이 만발하는 3월이 좋을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인도는 한번쯤 가보면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그곳에서는 여기와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건 직접 경험해봐야 알수 있다고 얘기한다. 왜 책의 제목이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일까 읽으면서도 다 읽고나서도 생각해본다.

 

"산티니케탄에서 나는 내 생애 두 번째, 내 삶이 지닌 1초 1초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40일, 46,656,000초의 시간들. 모든 한 초 한 초들이 꽃다발을 들고 내게 다가와 다정하게 인사하고 다시 손을 흔들고 가는 것입니다.

나 또한 그들을 향해 오래 손을 흔들고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봅니다. 대저 시가 무엇인지요?

그 또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아니겠는지요.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생의 1초들을 사랑하는 일 아니겠는지요.

-책머리부분중-


너무나도 소중한 1초 1초를 사랑하라고 말하는 이야기인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시간일지 모르지만 1초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시간.

그 많은 1초들이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되는것이니깐. 매 순간을 소중히 사랑하라고 말해주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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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지음 / 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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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의 책을 읽어본적이 없다. 그런데 은희경이 쓴 첫번째 산문집을 그녀의 첫 작품으로 읽게 되었다. 소설을 즐겨하진 않아서 잘 읽진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녀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나는 소설보다 이런 산문집, 에세이를 더 좋아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보는게 좋다. 개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짜릿함이라고나 할까? 물론 개인적인것을 보는걸 즐겨한다기보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라는 위로를 받는게 좋다. 작가라고 특별한 생각을 하는건 아니구나 .. 평소 사람들이 하는 생각은 다들 비슷하구나.
 
때로는 같은 걸 바라보고 있어도 다른 생각을 하는것에 신기해 하기도 하는것처럼 또 나와 다른 생각을 하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 그런걸 느끼는게 좋다.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의 일상. 마치 모두가 특별한 인생을 살 것 같아 보였다. 거리를 지날때 진한 화장과 예쁜 옷들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라던가 쇼핑할때 이것저것 많은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때 그들은 모두 특별해 보이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걸 느끼는 기분이랄까?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걸 느끼는게 그냥 좋다.
 
무튼 그런 은희경의 첫 산문집. 이 책에는 그녀의 일상이 담겨있다. 일일연재를 하면서 시작한 산문집. 이 산문집을 준비하면서 진행하고 있었던 <소년을 위로해줘>라는 일일연재 소설. 그 책을 잠시나마 엿보는 기회였다. 물론 이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아.. '그때 이런 감정이었구나 '뭐 이런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후에 읽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난 새로운 책을 접하기 전 그녀의 생각들을 먼저 접하는 느낌.
 
워낙 유명한 작가인데 아직 한권의 책도 읽어보지 못했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성격도 조금이나마 알게되는 시간들. 킬힐 신는것도 좋아하고 (아주 가끔이지만) 술도 좋아하시는분. 작가들이 은근 술을 좋아하시는 분이 많구나 라는걸 느꼈다. 고상하실것만 같지만 또 도도하기만 하고 까탈스러울것도 같지만 인간적인면이 참 많구나.. 또 술을 마시면 새로운 사람이 되는것 같다 ㅎㅎ. 글을 쓰면서 겪는 고통의 시간들도 있고 기분이 안좋은날 책 속의 주인공은 즐거운 날이라 자신의 감정을 배제해가면서 써야하는 글들. 연희동에서 시작되어 작업실, 원주, 시애틀, 다시 작업실에서 쓰는 그녀의 일상. 
 
지난 책 <김탁환의 쉐이크>에서 글쓰는 과정에 대해 읽은적이 있었다. 그의 말처럼 작가에게는 글을 쓰는 작업실이 매우 중요했다. 꼭 작업실에서 쓸 필요는 없더라도 글이 잘 써지지 않을때는 환경을 조금 바꿔보는게 도움이 된다지만 그래도 개인 작업실이 필요한것 같다. 그리고 작가에게 필요한 노트. 그녀는 세권의 노트와 수첩2개정도를 준비하면서 글을 쓴다.  그 노트와 수첩에는 소설의 전체테마, 인물, 플롯, 분위기, 장소등을 적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해결할 문제를 적고, 매회 무슨 내용을 썼으며 앞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전체 흐름과 매수를 조절해야하는 노트도 필요하고 자료를 조사해 옮겨놓은 노트도 필요하다. 역시 글쓰는 작업은 정교해야하구나.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작가가 될 수는 없네.. 라는 생각도 잠시해본다.
 
그녀가 책을 쓰면서 생각한 일상과 요즘들어 빠져있은 트위터의 생각까지. 더욱 그녀를 알게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여행이라는 이야기를 할때 재밌는 부분이 있다. 나도 여행을 하면 그곳의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는데 사실 사진찍는것보다 눈으로 보는게 좋기는 한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그 곳의 맛있는 음식 먹어보는것. 나도 그게 더 좋긴하지만 결국은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다. 그녀는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서 오래 살아보는것. 이라는 말을 한다. 그곳에서 일상을 살아보는것 그게 여행이 아닐까? 라는 이야기. 꼭 이곳저곳 돌아다닐 필요없이 일어나서 카페에서 책을 읽고 밥을 먹는 그런 일상. 일상의 주말이랄까? 그리고 그곳에서 똥누기 ㅎㅎ 이 표현이 꽤 재밌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똥누기 ㅎㅎ 그런게 여행이라고 .. 눈으로 귀로 담아오는게 여행이라고 말한다.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곳은 그럴수 있어도 외국은 쉽게 다시 갈 수 없는 곳이기에 유명한 관광지를 다니며 사진찍느라 그곳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는것 같다.
 
그녀의 생각을 읽으면서 그녀의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을 읽게된다면 '그때 그랬었군..'이라는 생각에 공감하게 되고 그때 작가의 느낌이 이랬군 이라고 느낄 수 있을것 같다. 그렇게 나의 일요일도 그녀의 <생각의 일요일들>을 읽으면서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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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24가지 이유 -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시즌 2
정찬용 지음, 김학수 그림 / 씽크스마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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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영어를 잘하고 싶을것이다. 나는 중학교때부터 영어를 배웠고 중,고등학교, 대학교때도 교양과목으로 배웠었다. 하지만 그렇게 배우고도 여전히 영어에는 자신이 없다. 학창시절에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잘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이렇게 공부하는게 과연 제대로 된 공부방법인지도 잘 몰랐다. 그냥 하라는데로 했을뿐이었다.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면 계속 영어를 공부했겠지만 아쉽게도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기때문에 영어에 손 놓은지도 꽤 되었다. 그런데 만약 영어를 잘 했더라면 나와 관련없는일이어도 영어를 꾸준히 해왔다면 좀더 나은 직장을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내가 하는 일 분야에서도 영어까지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연봉으로 일을 할 수 있었을것이다.

 

언제나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하지 못하는 영어공부. 우리나라의 영어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이야기해준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것이 당연한것이 아니였다. 물론 모두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모두 틀렸다고도 말할수 없었다. 영어를 공부하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다. 학원에서건 학습지건, 인터넷강의건 자신이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못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열심히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꾸준히 하면서도 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잘못되었기때문에 우리나라는 영어 공부를 시작한지 오래되었어도 여전히 영어를 잘 하는 사람보다 못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여기저기 학원에서는 10년 이상의 노하우라던가 원어민 강사라던가 이런식으로 홍보를 하고 3살부터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 지금부터 시작하기에도 늦었지만 더 늦기전에 지금이라도 시작해야한다, 자녀를 둔 부모는 학원에 가면 늦었다고 말하는 원장들, 또한 여기저기서 일찍이 영어를 가르치는 주위의 반응때문에 부모입장에서도 우리아이는 너무 늦은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고민들에 빠지게 되는게 어쩔수 없는 교육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이나 서점에 가면 여러 교재들이 많다. 한권이면 끝내는 영어라든가 이런저런 교재들로 학부모와 직장인들을 유혹하곤 한다.  그 책 한권만 있으면 마치 영어가 술술 잘도 풀릴것도 같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게 잘못된 것이다.

 

이책은 모든것을 부정한다. 지금 있는 학원들도 교재들도 원어민강사도 모든것을 부정하면서 시작한다.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모든게 잘못되었다고 말해준다. 영어학습지가 국민 필수 사교육이 된것도, 영어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영어도 원어민선생이 가르쳐주는 영어도 파닉스는 미국에서도 필수라고 주장하는 말들도,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문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치는것도, 아는만큼 들린다는 말도, 회화를 잘 하려면 회화책을 버리라고 말하고, 만시간만 공부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말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도, 점수를 올려준다는 이상한 책들도, 토익시험이 영어실력테스트라고 생각하는 생각도, 영단어라는 이름의 사업아이템도.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렇다고 영어에 왕도가 없는것은 아니다. 어떤사람들은 영어에는 왕도가 없다 꾸준히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저자는 영어에는 왕도가 있다고 말한다. 영어학습교재는 버리라고 말한다. 그들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진짜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식으로 해석이 달려있고 한국발음까지 표기되어있는 책이라면 그건 정말 버려야 하는 책인것이다. 이런책으로 공부한다면 몇십년을 공부해도 영어를 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번역없이 자막없이 그들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야 하는것이다. 아이들은 원어민 아이들용으로 나온책, 영화, 참고서를 어른들은 원어민 어른들 용으로 나온 소설, 영화, 에세이를 영어 습득의 교재로 쓰고 그걸 소화하는 순간 자기 나이에 어울리는 영어를 쓸수 있게 되는것이다.

 

영어뿐만이 아니라 모든언어에서도 꼭 필요한 공부법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보는것. 날것 그대로의 영어를 대하는것이 영어 왕도의 시작이라고 한다. 나도 다시 영어를 공부해보려 한다. 지금당장은 일본어부터 공부해볼까 한다. 모든걸 처음부터 날것 그대로 많이 듣고 많이 읽고 많이 본다면 되지 않을까?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말도 안되는 교재로 씨름하지말고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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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쉐이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김탁환의 쉐이크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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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잘 쓰고 싶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글을 잘 쓰고 싶다. 전문적인 작가가 되고 싶은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을 읽고 사람들에게 정보도 전달해주고 싶고 재밌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었다. 말로 하기에 힘든것도 글로 표현해서 전달하고 싶고 감동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글쓰기와 관련된 책도 가끔 읽곤 한다. 이번에 작가 김탁환이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그런 책을 쓰셨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영혼을 흔드는 글을 쓰게 도와주는 <김탁환의 쉐이크> 글쓰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책.

 

작가라고 하는직업은 참 대단하다. 사실만을 전달하는 기자들과는 달리 상상력도 풍부해야하고 또 많은 정보도 알고 있어야 한다. 주인공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주인공의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기록하면서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해야한다. 그런 과정들이 쉽지 않다는걸 알았다. 주인공이 '나'라면 그나마 쉽겠지만 '나' 자신도 '나'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다면 '나'라는 사람에 대한 기록이 필요하다.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습관과 버릇들도 있다.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주인공을 완성해가야 하는것이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먼저나왔는데 이 책은 글쓰는 하나의 과정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비유하고 있다. 봄은 봄꽃동산 코스로 글을 쓰기에 앞서 여러 생각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여름에 본격적인 코스로 접어든다. 사막코스로 글을 쓰기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기간이다. 글을 쓸때는 준비기간, 초고, 퇴고의 비율을 1:1:1로 두고 있다. 글을 쓰는 기간만큼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그 글을 다시 다듬는 기간도 글 쓰는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것이다. 예를 들어 6개월동안 글을 쓴다면 준비하는기간도 6개월 퇴고 하는 기간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어떤사람은 무슨 책 한권을 쓰는데 준비하는 시간이 그렇게 필요하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탁환은 말한다. 글을 쓰는데 있어서 막힘이 없으려면 그 만큼의 시간을 들여 충분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여름의 사막코스가 바로 그 부분을 준비하는 기간인것이다.

 

힘든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여름 사막코스는 우선 배경이되는 곳이 정해졌으면 그 곳을 사전답사해야한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대충 준비하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말 글을 쓰고 싶다면 자신이 직접보고 만지고 들어봐야 하는 것이다. 외국이 배경이라면 미리 사전조사를 해서 충분히 준비해야하고 무작정 찾아가는것이 아니라 박물관에 간다면 어떻게 갈 수 있는지도 미리 알아보고 사전 조사해야 드는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한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100권의 책이 필요하고 10권의 노트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정한 주제에 관련된 책들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읽어야  하는 것이다. 관련 책을 사서 읽고 필요한 부분은 노트에 기록도 해가면서 준비하는것이다. 생각보다 준비하는 과정도 만만찮은 작업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글을 쓰는데 막힘이 없이 해나갈수 있다. 앞서말한 주인공의 성격이나 습관들도 이 과정에 기록해야 하는 사항중 하나이다. 주인공의 성격이 갑자기 변하거나 작가가 남자인데 여자를 주인공으로 쓴다면 그만큼 더 섬세하게 준비해서 노트에 적어가면서 준비하는것이다. 무엇하나 쉽지 않다는걸 느꼈다. 특히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 관한 이야기나 미래를 배경으로 쓴다면 자료는 충분치 않기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구나 느껴본다.

 

그리고 이제 가을 바다코스로 넘어간다. 이 기간은 초고를 쓰기 시작한다. 내가 준비한 자료들을 가지고 글을 써내려가는것이다. 첫번째로 중요한건 작업실. 내가 글을 잘 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짧은 글이야 카페에서도 쓰는 작가들도 많다지만 장편소설을 쓰고있다면 작가 스스로가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영화속에서도 작가들이 글을 쓰기 위해 일부러 지방의 한적한 곳으로 내려가서 글을 쓰는 모습을 본것 같다. 스스로 글을 잘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것도 작가가 해야할 일중 하나인것 같다. 글을 쓰기 시작할때는 자신이 미리 처음과 끝을 어느정도 생각해두고 글을 써야하는것도 중요한 부분중 하나이다. 아무 생각없이 글을 쓰다보면 내가 생각했던것과는 다른 결말이 나올 수 있고 어느 한부분에 치중하다보면 생각보다 양이 늘어나기도 하고 때론 줄어들기도 한다.  그것 또한 작가가 조절하면서 써야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알았다.

 

마지막으로 겨울 설산코스. 이 과정은 퇴고의 과정이다. 준비한 시간과 초고를 쓴 시간만큼이 필요한 퇴고 과정. 어떤 사람들은 이 과정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고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중요한 과정이다.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냐고도 하지만 정말 그만큼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만큼 중요한과정이다. 자신이 쓴 글을 다시 하나씩 뜯어보면서 새로 수정하고 필요없는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기도 하고 필요한 부분을 덧붙여가면서 다른사람의 도움도 받아가며 새로운 작업을 하듯 해나가야 하는 과정인것이다.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내가 당신을 아낀다는 뜻이죠.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내가 당신의 목소리로 빚는 세상을 바라본다는 뜻이죠.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내가 당신에게 아직 띄울 편지가 남았다는 뜻이죠.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나를 위해 당신이 준비한 시간으로 기꺼이 돌아간다는 뜻이죠.

저는 그 이야기 나라의 행복을 믿습니다.  p244

 

한권의 책이 만들어지까지 김탁환은 자신이 글을 쓰면서 했던 방식들을 알려준다. 자신이 쓴 소설을 예로 들어가면서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코스마다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서 글을 쓰는 과정도 있는데 나는 이 부분은 생략했지만 정말 글쓰는 사람들이라면 이 과정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언젠가 나도 소설을 쓰게 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것 같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나이가 들어서 한 권정도의 책을 써볼까 하는 작은꿈을 갖고 있다.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을 위해 도움 받고 싶다면 그의 글쓰는 방식을 참고해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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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녀석
한차현 지음 / 열림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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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많이들 추억을 회상하곤 한다 그때 그시절 그랬는데.. 어른들은 가끔 이런 얘길 하시곤 한다. 우리때는 전화한번 하려고 하면 이랬네 저랬네 하면서.. 지금은 어린이들도 휴대폰을 가지고 다닐정도로 누군가와 연락하기 아주 쉽다. 그때 그시절만큼의 간절함도 없거니와 누군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설레임도 그때보다 줄어들었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 나타날까.. 언제 올까.. 초조하게 기다리지 않고 문자로 "어디야?" 또는 전화를 해서 어디쯤인지 확인한다. 갈곳도 많다. 극장도 많아졌고 커피숍, 술집 등 그시절과 특별히 다를건 없겠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1세기니깐..

 

주인공 차현은 90학번이다. 첫사랑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같은학교 선배를 좋아한다. 그리고 둘은 만나면 영화를 보러 다닌다. 종로의 극장이란 극장들은 다 돌아다니면서 영화를 봤다. 하지만 이게 사귀는건지 아닌건지는 잘 모른다. 그냥 만나면 좋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지만.. 그냥 마냥 좋았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선배. 선배는 이별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같은동아리 친구 은원에게서 위로를 받는 차현. 그러면서 차츰 은원을 좋아하게된다. 둘은 남몰래 데이트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차현은 그시절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스무살의 순수한 나이. 많은 호기심이 있다. 전화가 없어 집으로 전화하면 은원을 바꿔달라고 할때까지의 초조함, 본인이 직접 전화를 받으면 반가움. 어디서 몇시에 보자고 하고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은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설레임, 둘은 쿵짝이 맞아 만나면 술을 마시러 다니고 가끔 영화도 보고, 커피숍도 가고 분식집에가서 쫄면도 먹고.. 여러 궁으로 나들이도 간다. 스무살 그 시절은 사랑하는 사람과 무얼하든 아무 걱정없이 그냥 그렇게 신났다. 둘이서 학교 수업 땡땡이 치고 놀러간 춘천, 가끔은 대범하게 1박 2일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그리고 둘만있는 여관에서의 초조함, 설레임 등..

 

군대를 가게 된 차현, 그때는 30개월동안 군대를 다녀온다. 기다리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한채 아무준비 없이 떠난 군대. 힘든 군시절 처음 찾아와준 여자친구.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그렇게 길게만 느껴졌던 군대를 제대하고 다시 학교 복학, 여자친구는 이제 졸업을 하고 사회인이 된다. 처음 사귀었을때는 설레임과 초조함과 두근거림이 있었다면 이제 3년이라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편안함으로 바뀐다. 그리고 복학생과 사회인이된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오는 거리감. 여전히 사랑하지만 스무살 그시절과는 다르다. 만나면 매일같이 짜증내는 여자친구, 자신을 점점 한심하게 보는것 같은 느낌. 학교에 가면 새파랗게 어리고 애교많은 여자후배들..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하기 시작하는 나이.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꿈을 위해 유학길에 오르는 은원. 차현은 헤어질 수 없을 것만같았다. 자신이 군대 있을때는 휴가도 나오고 면회도 오고 편지도 자주했지만 외국으로 가버리면 볼 수 없기에 연락할 수 없기에 세상이 끝날것 같이 슬펐다. 처음 삼개월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하지만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게 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90년대의 스무살은 그랬다. 물론 스무살이라는 나이는 시대가 어떤지를 떠나 늘 많은 상상과 설레임이 가득하다. 그시절은 순수하고 맑았다. 그렇게 일년 이년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변해간다. 사회생활을 하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 빠르게 변해간다. 그리고 그들이 맞이한 21세기가 온다. 영화관은 멀티플렉스로 바뀌고 모두들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도 통화하는 시대. 시대는 점점 변해가지만 사랑이라는 녀석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처음만나는 설레임, 처음 같이 하는 모든 것들이 즐겁고 아름답고 추억이다. 헤어짐에 나 혼자 아파하는것 같고 세상이 끝나는것 같지만 그러다가도 그 시절은 지나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리고 사람들은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한다.

 

이 소설은 사랑이라는 그녀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시절의 사랑,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는 그 사랑이란 녀석..그리고 그 사랑을 회상한다.

세상 여기저기 숱하게 뿌려놓은 기억 기억들. 인사동에, 을지로, 종로, 광화문 통에, 신촌에, 명동에, 응암동에,수색에, 연신내에, 강남역에, 혜화동 대학로에, 덕수궁에, 창경궁에, 어린이공원에, 남산 식물원에, 정독도서관에, 서울대공원에, 한강공원에, 인천 월미도에, 백마 카페촌에, 대천 바닷가에, 그리고 대전에, 은원과 내가 지뢰처럼 매설해놓은 기억들,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는 위협적인 존재들. p324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추억을 회상한다. 그리고 거리마다 장소마다 생각보다 많이 쌓인추억에 아파하고 즐거워하고 추억한다. 모두들 그렇게 사랑하며 살아간다. 내 나이가 어떻든간에. 사랑이란 그렇다. 왠지모르게 추억을 끄집어내어 생각해보게 하는 그 시절 사랑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련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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